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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감염 분자생물학적 진단, 편리성 Vs 정확성 '글쎄'…"따져보자"
호흡 감염 분자생물학적 진단, 편리성 Vs 정확성 '글쎄'…"따져보자"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5.14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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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감염학회 학술대회 개최, 선천성 면역결핍 환자 등록 프로그램 설립 소개

최근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 유행기가 겹치면서 한 번의 검사로 20개의 질환을 검사할 수 있는 호흡기계 감염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진단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진단은 한꺼번에 많은 질환을 진단할 수 있어 편리한 반면 검사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대한소아감염학회는 지난 13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8년 춘계학술대회에서 ‘호흡기계 감염 분자생물학적 진단’에 대한 찬반 논의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고신대 오지은 교수와 충남의대 조은영 교수는 ‘Multiplex Respiratory Panels in infectious Disease Diagnostics:Pros and Cons’에 대해 발표했다. 

학회에 따르면,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들에게는 일반적으로 고열과 기침이 동반되는데, 지금은 우선 인플루엔자 검사를 진행한 뒤 해당 질환이 아닐 경우 노로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등 여러 질환에 대한 검사를 여러 번 시행하는 실정이다. 이는 결국 높은 진료비 지출과 함께 '빠른 진단을 통한 환자 격리 및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지은 교수는 "호흡기계 감염 분자생물학적 진단은 한 번에 20가지의 검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단 결과도 매우 빠르고 효과적"이라며 편리하고 빠르게 올바른 진단을 낼 수 있어 유용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최근 많은 의료진들이 이 검사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반면, 조은영 교수는 "편리하지만 ‘고가의 검사비’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검사 방법은 같지만 이를 해석하는 의사에 따라 진단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임상을 보고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의사의 능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조 교수의 주장이다. 아울러 조 교수는 "검사 방법이 편리하단 이유로 마구잡이로 사용하다 보면 환자들의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이 늘 수 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성균관 의대 김예진 교수가 'Primary Immunodeficiency Disease Registry in Korea'라는 주제로 발표한 선천성 면역결핍 질환의 국내 현황과 환자 등록 프로그램 설립 강의도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선천적인 면역결핍증은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유전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로 대체로 유아시절이나 청소년기에 발견되며, 100종류 이상이 알려져 있는 반면 환자는 매우 드문 상황이다.

특히 선천적인 면역결핍증 환자는 평생 관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유전 요소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별다른 환자 관리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2005년까지 선천적인 면역결핍의 역학 조사를 수행하고 23개 주요 병원에서 152명의 환자를 확인한 바 있지만, 공식적인 등록 프로그램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아시아 국가들로 대상을 넓히더라도 등록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나라는 드물다. 2015년 기준으로 홍콩 등 몇몇 아시아 나라들이 등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AFNIC(Asia Pacific Society for Immunodeficiency) 회원들 사이에서도 등록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다.

면역결핍증 환자 등록 프로그램이 잘 돼 있는 미국, 유럽 등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해 면역결핍증 환자를 사회가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해외 기준을 토대로 국내 면역결핍증 환자 등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2017년 인터넷을 기반으로 면역결핍 등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8년 5월 한국 환자를 위한 등록 사업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그는 “한국의 면역결핍증 환자에게 미래의 맞춤형 건강 관리 정책을 위한 역학 데이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선천적 면역결핍증 환자를 관리하는 의료기관들이 이 프로그램에 많이 가입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학술대회에서는 'Lessons from Experts in Pediatric Infectious Diseases' 세션을 통해 정년을 앞둔 두 교수의 기념 강의가 열렸다. 이환종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의 진단학적 검사’, 김동수 교수는 ‘가와사끼병의 면역’에 대해 강의했고, 간략한 정년 퇴임 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또한, 대한소아감염학회와 일본소아감염학회 간 교류의 일환으로 일본 Kyusyu University의 Shouichi Ohga 교수의 'Epstein-barr virus associated immunodeficiency diseases' 특강과 함께, 미국 Harvard University의 Kenneth McIntosh 교수의 'influenza vaccine' 강의도 있었다. 

한편 학회 김윤경 홍보이사(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는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 회원 간의 친목을 다지는 한편 유익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학회는 김종현 회장을 중심으로 2020년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소아감염학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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