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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협 패싱’에 대처하는 최대집 회장의 자세
[기자수첩] ‘의협 패싱’에 대처하는 최대집 회장의 자세
  • 하경대 기자
  • 승인 2018.05.0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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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케어 시행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지난 29일 ‘문 케어 바로잡기 전국의사 대표자 대토론회’가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의협이 개원의들을 비롯한 병원계를 아우르고 각 직역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간 복지부가 의협과 별개로 병협, 의학회 등과 개별 논의를 진행하는 등 사실상 의료계를 각개격파하는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의병정 협의체 합의가 중단된 현재 ‘의협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의협이 문 케어 협상의 단일 창구가 되기 위해서는 직역과 지역을 아우르고 각 이해관계를 먼저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때문에 최대집 의협 회장도 지금껏 줄곧 의협을 제외하고 개별 학회와 논의하는 ‘의협 패싱’에 대해서 성립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병협을 비롯한 각 단체에 복지부와의 개별적 접촉을 자제하라는 요청을 보내온 것. 또한 회장 당선 이후부터 직접 각 학회 및 의사회 회장들을 만나 조언을 얻고 의견을 수렴해 왔다.

이번 전국의사 대표자 대토론회는 공식적으로 이 같은 논란을 타개할 최대집 회장의 첫걸음으로 평가되며 이 같은 전략은 토론회 현장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오는 등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2분과토의의 좌장을 맡은 정영기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은 투쟁 동력 확보를 위해 회원 대동단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번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같은 토론회의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회의 결과를 전한 것.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다수 대표자들도 토론회 취지에 공감하며 개원가 및 병원계 측 입장을 적극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 대정부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최대집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 충분한 대목.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한 최대집 회장의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국민 홍보에 대한 구체적 제언도 쏟아졌다. 소셜미디어, 만화‧드라마제작 등 국민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어프로치(approach)적 제언과 홍보를 받아드리는 국민의 연령과 니즈를 파악해 접근해야한다는 STP(시장세분화)에 기반한 해결책 등 30개가 넘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대국민 홍보보다 우선돼야 하는 점은 대회원 홍보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대표자들의 의견은 수렴했지만 전국 각지에 직역별로 흩어져 있는 일반 회원들의 관심과 내부결속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대회원 홍보가 필수적. 때문에 대국민 홍보 방안이 30개 이상 논의된 것에 비해 대회원 홍보 방안이 3가지 논의에 그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투쟁을 강조한 최대집 집행부가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회원을 비롯해 국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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