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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심하게 다친 환자도 끝까지 포기 안해”
“아무리 심하게 다친 환자도 끝까지 포기 안해”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4.30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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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인터뷰 -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 조항주 센터장

24시간 병원에 대기하며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환자를 기다리는 그는 오늘로 5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연구실 내 침대로 사용하는 작은 소파에 185cm가 넘는 키를 접어 겨우 몇 시간 잠을 청했다. 하루에 많아야 3∼4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피곤에 젖어 있다. 하루를 온통 일반·응급수술과 진료에 매진하다보니 식사를 거르는 것도 다반사다. 몇 년 간 이런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하기 까지 하다.

이런 그가 잠깐 짬을 내 힘든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건 바로 `가족사진'이다. 집에 자주 들어가지 못하다 보니 “아빠, 우리집에 또 놀러와”라고 말하는 딸들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하지만 이런 여유도 잠시, `응급환자 이송 호출'이 또 그를 부른다.

그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권역외상센터 응급실로 향한다. 그렇게 그의 하루는 또 시작이 된다. 그러나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 숨 쉴 틈도 없이 매일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그의 일상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빛나고 값진 시간으로 기록된다.

그는 경기북부 외상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 조항주 센터장이다. 5월 11일 의정부성모병원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 개소에 앞서 조 센터장을 만나 센터 개소 준비 과정과 운영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의정부성모병원은 2014년 보건복지부로부터 2010년부터 외상환자를 전문성 있게 진료한 실적을 인정받아 `골든타임' 이송 최적 병원으로 선정돼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됐다. 병원은 정부로부터 80억원, 도비 50억원, 자비(병원) 142억원 등 총 272억원을 투자해 시설, 인력, 병상 등을 늘리는 한편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권역외상센터〈사진 아래〉는 지상 6층 규모에 4,230㎡으로 건립되며, 외상병동 공사면적까지 포함하면 5385㎡ 규모를 자랑한다.

센터 층별 구조를 살펴보면, 1층은 외상진료구역(소생실, 처치실, 영상검사실), 2층은 의국, 회의실, 교수연구실, 외상사무실, 3층은 외상중환자실, 외상혈관촬영실, 외상수술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본관 4층에 40병상, 6층에 13병상과 함께 환경친화적인 옥상정원이 배치되어 있어 외상환자들을 위한 안정적인 휴식공간을 제공했다.

본관 13층에는 헬기장이 있으며 생존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소생실까지 수직 동선을 확보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조항주 센터장은 “중증외상환자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선 빠른 판단과 긴급 수술이 필수적인만큼, 외상센터는 소생실과 CT, X-ray실 거리를 최소화 했다”며 “충분한 처치 공간 확보 및 동선 최소화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신중을 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생실은 환자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곳으로, 긴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이송 됐을 때 수술실까지 이동할 수 없는 경우 소생실에서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감안해 수술 진행에 필요한 초음파 및 필요시설과 장비를 갖춰 놨다”고 덧붙였다.

조 센터장은 “과거 시스템으로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한참을 돌고 나서야 수술실에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며 “수술실까지의 접근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바로 수술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의료진의 진료구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층 소생실과 3층 수술실, 중환자실 사이인 2층에 교수 연구실과 일선에서 환자를 보는 의료진이 대기하는 의국을 한 층에 갖췄다. 그리고 24시간 병원 생활을 하는 외상 의료진들을 배려해 샤워실도 만들었다.

또한, 권역외상센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 미국식 간호 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즉 병실 내 간호사 인포메이션을 둬 모든 환자를 24시간 관리, 감독 및 처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 센터장은 “외상병동은 4인실로 구성했으며,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병실 외벽을 투명유리로 제작해 간호사가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보고, 응급처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권역외상센터는 중환자실 규모도 타 병원보다 2배 넓은 시설을 갖췄다. 중환자실 중앙 통로시설도 넓혀 이동의 불편함을 없앴고, 환자 베드의 간격도 2배 이상 넓혔다. 특히, `감염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1인실 중환자실은 이중문을 갖춰 보호자 및 환자가 감염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 했다.

뿐만 아니라 권역외상센터는 대형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헬리패드'도 만들었다. 조 센터장은 “현행 항공법에 적합한 27.2m×27.2m 규격의 헬기장도 마련했다”며 “우리나라 대학병원 중 가장 큰 규모로 수리온과 같은 군 헬기도 착륙이 가능한 크기”라고 했다.

규모확장과 함께 의료진들도 대폭 늘렸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외상외과 5명, 정형외과 2명, 신경외과 1명, 흉부외과 1명으로 총 9명의 의료진이 함께하고 있으며 간호사도 100여명으로 증가시켰다.

조 센터장은 “권역외상센터는 `외상 환자만 생각하는 전문의'들로 구성된 탄탄한 의료진들로 구성돼 있다고 자부한다”며 “외상외과에는 김마루, 이대상, 조대현, 전해명 교수가 포진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형외과에는 상지외상, 수부, 미세수술, 소아정형 전문의 박호연 교수, 그리고 비구, 골반 골절 및 다발성 중증외상 전문의 김영우 교수가 포진해 있고, 두부외상 환자에게 3D 프린터를 동원해 세심한 진료를 하는 신경외과 양세연 교수, 외상환자 심장대혈관 손상환자 수술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 내는 흉부외과 한정욱 교수가 우리 센터를 더욱 빛내주고 있다”고 했다.

조 센터장은 “의료진은 지속적으로 계속 충원해 나갈 예정”이라며 “의료진의 경우 외상외과 9명, 정형외과 3명, 신경외과 4명, 흉부외과 3명, 응급의학과 4명 등 총 23명을 2021년까지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문간호인력도 대폭 강화해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외상전담간호사 4명, 외상응급실 10명, 외상코디 2명, 외상중환자실 33명, 수술실 10명, 외상병동 21명, 혈관조영실 3명 등 총 83명을 더 충원할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심하게 다친 환자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명감으로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조 센터장은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연간 500여명 진료, 생존율 90%이상 센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중증외상 교육과 연구 및 진료를 선도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외상교육체계를 구축해 외상전문의 20명 이상 양성 및 배출 하는 병원으로 키워, 개원 10년 후 흑자 전환 구조의 센터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모든 의료진과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고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직원들의 교육 기회도 늘리고 해외 연수도 1년에 3∼4명은 갈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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