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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전문직업성 바로 세워야 혼란·분열 극복의료 개혁은 동료 의사들과 국민들의 신뢰 바탕돼야 가능
의사신문 | 승인 2018.04.16 13:16
이명진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의사평론가

제40대 대한의사협회 수장이 선출되었다. 문재인 케어의 강행을 앞두고 11만 의사들은 젊고 패기 있는 지도자를 선택했다. 의사회원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강성 지도자를 선택했다. 아마도 최 당선자를 상대해야 하는 파트너 그룹에게는 가장 대하기 까다롭고 힘든 상대가 될지도 모른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 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유와 분석들이 있지만, 선거를 통해 선출된 새 지도자인 최대집 당선자 중심으로 힘을 결집해야 할 시점이다.

새 지도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어쩌면 너무나 복잡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 너무나 명확한 과제일 수도 있다. 총론을 바로 세우면 각론이 씨줄과 날줄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최대집 당선자의 말대로 본질적인 것을 파악하면 해법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느 집단이든지 권위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첫 번째는 내부적인 합의의 문제이며, 두 번째는 대외적인 정당성의 문제이다. 공동의 관심사를 통해 내부 결속과 합의가 이루어지면 집단적 노력이 가능해지며, 외부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할 때 존경과 인정을 받게 되고 선명한 힘을 얻게 된다. 당선자는 당선 인터뷰에서 내부 단합이 최우선이라고 선언했다. 강력한 대외 투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부 결속이 선행해야 한다는 `싸움의 정석'을 아는 것 같다.

내부적 합의와 외부적 정당성 확보를 통해 전문가적 권위를 만들어 간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19세기 미국사회에서 의사들이 집단적 권위를 내세우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바로 의사사회 내부에 있었다. 개원의들의 상호 적대감과 과다경쟁, 경제적 이해관계의 차이, 협회 회비 미납 등에 의해 사분오열 되어 있었다. 미국의사협회는 와해 직전이었다. 여론의 지지도 받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통일된 집단행동을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미국 의사들은 극심한 혼란과 분열을 극복하고 전문가로서 지위와 권위를 강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어떻게 미국 의사들은 내부적 합의와 대외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고 전문가로서의 권위와 존경을 쟁취 할 수 있었을까? 미국 의사들은 의학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을 바로 세우는 의료개혁 활동들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키워갔다. 국민적인 신뢰를 획득한 미국 의사들은 전문가의 권위와 존경을 얻게 되었다.

최대집 당선자의 행동을 보면 범상치 않은 싸움의 기술을 체득하고 있다.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어 기를 죽이기도 하고, 감정에 호소하는 연설로 대중을 사로잡기도 한다. 이러한 싸움의 재능이 방향을 잘 잡으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 된다. 이제 방향이 문제다.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의학 전문직업성을 기초로 한 의료개혁을 주문한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료계 수장으로서 이제는 의학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을 뼈 속까지 새기고 바로 세워가야 할 책임이 지워진 것이다. 의학 전문직업성과 사회계약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숙지하고, 전문직 윤리를 바탕으로 한 의학 전문직업성을 잘 세워 갈 때 의료계 내부의 결속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재야에서 활동하던 자유분방한 모습에서 한결 세련되고 무게감 있는 행보를 기대한다.

둘째, 사람을 잘 세웠으면 한다.
선거에 공로가 있는 인물들은 뒤로 물러나 최 당선자의 숨은 씽크 탱크의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 자칫 측근들의 전진 배치는 의료계 내부 결속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외로운 섬에 갇혀 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앞선 의사협회장들 중에서 많은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불행한 뒷모습을 보인 경우를 교훈삼아 보았으면 한다. 외부에서 볼 때는 작게 보이지만 막상 내부로 들어오면 의료계의 규모가 생각한 것 보다 크고, 할 일도 많다. 또한 새 회장을 도와 줄 인재도 많다. 함께 경쟁했던 5분의 의견을 구하길 바란다. 보석 같은 인재가 각 그룹 속에 포진해 있다. 사람을 잘 찾아서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신중하게 말하고, 말을 번복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아왔겠지만 잘못 판단하고 있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귀를 열고 쓴 소리를 겸손히 듣고 잘 정리하는 지도자가 되어 주길 바란다. 특별히 올바른 주장을 할 때에 매너나 에티켓의 문제로 시비가 걸리지 않도록 이제는 말 한 마디도 신중하게 하고, 말을 번복하지 말아야한다. 혼자 결정하지 말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회무를 수행하고, 11만 동료의사들의 신뢰와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의료개혁의 길을 열어가 주길 기대한다.

넷째, 다른 단체와의 연대를 잘 이루어 가길 바란다.
그 어느 집행부보다 연대할 그룹을 많이 가진 회장인 것 같다. 연대라는 것은 고통을 함께 나눌 때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진다. 의료계 일 뿐 아니라 국민을 위해 거시적인 안목으로 사안에 따라 연대하는 행보를 기대한다. 단단한 연대와 신뢰 구축은 대국민 홍보작업이나 정부와의 줄다리기를 할 때 든든한 지원 세력이 되어 줄 것이다. 혼자 달려가지 말고 함께 가기를 주문한다.

11만 동료들의 지지와 최대집 당선자의 강점을 살려 대한민국의 의료개혁을 이루는 큰 인물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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