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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의, 신생아 유족에 위로…의료인 파렴치범 취급 '참담'
구로구의, 신생아 유족에 위로…의료인 파렴치범 취급 '참담'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4.0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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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수사 촉구 및 정부 의료시스템 지원과 개선없이는 '재발'될 것,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과 관련해 구로구의사회가 유가족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전했다. 그러면서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의료인을 파렴치범 취급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는 뜻도 내비쳤다.

구로구의사회는 서울시의사회 소속 25개 구 의사회중 처음으로 ‘구로구민에게 알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의사회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소중한 어린 생명을 잃고 고통 속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유가족 분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철두철미하게 관리되어야 할 중환자실 감염 관리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국민의 분노와 실망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추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당기관을 포함한 모든 의료인들에게 자성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의사회는 이번 신생아 사망사건은 중환자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이해가 부족했던 데에서 생긴 따른 결과로, 의료진들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명확한 진상규명, 시스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외국이 부러워할 싸고 질 높은 수준이라 자부하지만, 많은 의료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신생아 중환자실을 포함한 핵심의료는 개선될 점이 있고 아직 지원이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미숙하고 열악한 처우의 신참 간호사들과 살인적인 격무에 전공의 5명이 집단 사표를 내고 4명은 전공의 시험으로 자리를 비워 15명 정원의 업무를 6명의 전공의가 맡은 상태에서 병가 중이던 조수진 교수가 부족한 일손을 거들러 출근했다가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구속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의사회는 “약을 덜어 쓰는 일은 약사의 업무인데 의사와 간호사가 구속됐다”며 “현재 사건 발생 후 4개월이 경과했고, 압수 등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증거인멸의 가능성만으로 구속한데 대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재현장에서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고 소방관을 구속할 수 없듯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의료인은 파렴치범으로 취급당하며 구속당할 수도 있다는 현실에 같은 의료인으로 우려와 침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후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의사들이 처한 의료환경은 열악하며 기본적인 진료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의사들은 대다수 국민들이 누리는 주5일 근무도 못하고 다른 나라보다 3.5배의 격무에 시달리며 지쳐 있다”고 호소했다.

열악한 핵심 의료시스템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개선 없이는 1000명의 의료진을 구속해도 유사한 일이 재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앙적인 의료사고로 더 많은 국민들이 희생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의사회는 “메르스 사태 때에도 의료계는 보호장구 지원도 없이 국민생명을 지키기 위해 단 한 명도 진료현장 이탈 없이 진료실을 지켰지만 당시 정부는 무력했고 국민을 지켜주지 못했다. 의료계에서는 보건부 독립 등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으나 이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구로구의사회는 “의료사고가 나면 의료인이 구속 당하는 이런 풍토에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배려하지 못한다면 최선의 진료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조수진 교수를 포함한 의료진의 부당한 구속을 철회하고 즉시 석방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의사회는 구속된 의료진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명확한 진상규명, 시스템 개선 촉구와 이를 개선해 보려는 의료계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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