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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 `팬스 룰' 해결책은?
`미투 운동' - `팬스 룰' 해결책은?
  • 의사신문
  • 승인 2018.04.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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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모든 것 - 의료인을 위한 금융을 말하다 〈27〉
박 낙 원 온에셋 대표이사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일 잘하는 고참 부장이 있었다. 인성도 좋고, 일도 잘해서 임원 물망에 오르던 그는 사원들과 회식을 하고 2차로 노래방을 갔다. 모두 즐겁게 놀던 중 블루스 음악이 나오자 여사원이 블루스를 추자고 했다.

몇일 후 그 부장은 인사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여사원으로부터 투서가 들어왔는데 여사원과 노래방에서 블루스를 춘 사실이 있다면 블루스를 추면서 가슴을 밀착시키지 않았고 특정부위를 만지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 자리에는 남사원을 포함하여 15명이 있었고, 다른 사원들은 그럴리가 없다고 부장의 입장을 대변했으나 결국 그 부장은 블루스를 추면서 가슴을 밀착시키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출할 수 없어서 사표를 내고 25년간 일하던 직장을 그만 두었다.

다른 한 분은 회식 자리에서 옆자리 여사원 무릎을 손으로 툭치면서 말했는데, 여사원은 만졌다는 이유로 투서가 들어와서 회사를 그만 둔 간부도 있었다. 직장 회식자리에서 사원들이 앉기 싫어하는 자리는 임원 앞자리이고, 임원들이 가장 위험한 자리는 여사원 옆자리라고 한다.

최근 사회 전반으로 `미투(Metoo)'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펜스 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투'운동은 지난해 10월 뉴욕 타임스가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6)의 性추문을 최초 보도한 뒤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서검사가 법무부 간부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후 인사 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발표하면서 확산되었고, 최근에는 연예계, 문학계, 정치권 등 각계에서 폭로가 터져 나왔다. 정치권에서 잘나가던 대권주자도 미투 한방에 치명상 입는 것을 보며 가슴이 서늘해 하는 남자들이 늘어났다.

몇일 전 식당에서 “나는 돈도 없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아서 걱정없어”라는 말을 들었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법적 책임 외에 높은 도덕적 책임을 요구 받는다.

의사라는 직업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많이 배우고, 똑똑하고 가진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망되는 직업이다. `미투'가 나오고 나서 주목받는 것이 `팬스 룰'이다.

남녀관계에서 오해사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뜻으로 처음 제안한 사람은 미국 고 빌리 그레이엄목사이다. 1948년 미국 캘리포니아 집회에서 성적인 문제와 관련한 일체의 의혹을 피하기 위해 아내가 아닌 여성과 단둘이 만나거나 식사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2002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는 단 둘이 식사하지 않겠다고 인터뷰한 것이 알려지면서 `펜스 룰'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미투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펜스 룰'을 따르려는 남성들이 국내외에서 늘어났다. 까딱하면 미투를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미투 운동에 대한 반작용으로 남성들 사이에서 펜스 룰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펜스 룰은 어쩔 수 없는 남자들의 방어책이며 이런 현상으로 비서직, 안내 직 등이 남성으로 교체 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있다.
현대 정몽구 회장님은 2009년 부인이 돌아가시자 회사내 보좌관뿐 아니라 집안 청소, 빨래를 하는 가사 도우미까지 모두 남자로 교체했다고 한다. 평상시 정몽구 회장은 철저한 자기관리를 잘하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팬스 룰'보다 `정몽구 룰'을 지켜야 할 것 같다.

미투 운동은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힘없는 자를 상대로 육체적 성폭력을 행사한 행위'를 문제로 삼아 단죄(斷罪)하려는 일종의 사회정화운동이다. 그러나 미투 운동이 법적인 한계를 뛰어 넘어 일상의 남녀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툼까지도 왜곡하는 또 다른 사회적 부작용은 경계해야 한다.

어떤 분은 `미투 보험'을 만들어 달라는 분도 있다. 자동차 사고 시 당사자간 합의가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모든 처리를 해주듯이 만약에 미투가 발생하면 보험회사에서 법적, 물질적인 합의를 해주는 보험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물론 미투 보험을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미투 문제는 금전적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정성 들여 쌓아온 명예가 한 순간에 엉망이 되고 회복불능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유명운동선수는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자동차 사고처리는 보험회사에서 하지만 언론을 통하여 명예에 치명상을 입고, 선수생명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에게 미투가 발생하면 평생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게 되므로 결혼한 사람은 부인 이외 여자는 항상 경계하고, 너무 멀지도 않고 가깝지 않은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한 지혜가 필요하다.

여자를 만나지 않고 사회 생활을 할 수 없으므로 투명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만나야 하고, 언제나 CC TV에 녹화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과 행동을 해야 30년후에도 편안하게 살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본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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