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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한의약 육성관련 조례·첩약 급여화…의·한의계 첨예 대립서울시의사회 “한약제 안전성 검증 등 총체적 점검 선행돼야” 성명서 발표도
하경대 기자 | 승인 2018.03.13 19:17

최근 ‘서울시 한의약 육성을 위한 조례 통과’, ‘한방 치료용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등 연이은 한의계 정책 이슈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 의료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논란은 지난 7일 박양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 한의약 육성을 위한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점화됐다.

통과된 조례안은 전통의약인 한의약을 육성하기 위해 서울시장으로 하여금 기술의 과학화, 정보화, 육성계획을 수립하게 하는 등 산업적 육성의 내용과 시민의 건강증진사업 관련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조례 통과는 ‘한의약 육성법’을 토대로 구체적인 지자체의 실천 방안이 규정된 것으로 서울시 내에서의 한의약 사업을 지원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조례에 대해 박양숙 의원은 "서울시가 한의약 자원이 풍족함에도 불구하고 한의약 육성에 미온적이었던 것은 의아한 일"이라며 "이번 조례를 통해 서울시민들이 안정적으로 한의약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한의사회(회장·홍주의)는 바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의약이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치료의학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

홍주의 서울시한의사회 회장은 “지자체 사업 수행에 있어 근거 조례가 없다는 이유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앞으로 조례를 근거로 서울시에서 한의약을 통해 건강증진 및 치료사업으로 공공보건의료의 당당한 한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의료계는 조례안 통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한의약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이번 조례안 제정의 근거가 된 한의약 육성법에 대한 철저한 검토 및 재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회장‧김숙희)는 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의사들의 진료에 있어 의학적 치매 진단 기준을 한의사들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의과 행위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며 “고도의 전문적 식견을 요구하는 의학 분야에 한의사 참여가 확대되는 것이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한의약 육성 관련 사업이 충분히 안정성, 효과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동 조례안의 근거가 된 한의약육성법에 대한 철저한 검토 및 재개정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료계와 한의계의 정책 논란은 지난 11일 보건복지부(장관‧박능후)가 의견수렴을 거쳐 치료용 첩약의 보험 급여화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더욱 가속화됐다.

복지부는 이날 “한의계와 협의 등을 통해 치료용 첩약의 보험급여화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만 첩약의 안전성, 효과성 등에 대한 검증과 더불어 관련법령과 의약품 허가사항 등 법적, 제도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안이 많아 보험적용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 이미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로 추진된 바 있다. 복지부에서 연 2000억을 투자, 2013년 10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한약사와 한약조제약사의 사업 참여 여부를 두고 한의계 내부갈등을 겪으며 무산됐다.

이후 첩약의 건보적용 추진은 지난해 12월 양승조 의원이 65세 이상 노인에 한약 보험급여를 실시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다시 물위로 떠올랐다.

양승조 의원은 발의 취지에 대해 “65세 이상 노인에게 첩약 보험급여를 실시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보장성 확대로 인한 질병치료 효과를 늘려 의료비 절감 및 노인 삶의 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노인의 건강증진과 보건복지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한의계는 곧바로 첩약 치료의 우수성은 국내외 다수의 논문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비싼 진료비 때문에 국민의 한방 진료 선택권이 제한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의료계는 건보 재정문제를 지적하며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약에 대한 건보 적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곤고히 했다.

지난 10년간 ‘한의약육성발전계획’ 등 한방지원 사업에 1조 원 이상의 재정이 투입됐음에도 불구, 첩약에 대한 표준화나 과학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것.

성급한 첩약 급여화 검토보다는 한약제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 등 총체적인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입장이다.

서울시의사회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첩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는데 국민의 혈세인 건강보험을 사용함에 따라 향후 발생할 국민 건강 위해‧건강보험 재정 및 국민혈세낭비 문제는 고스란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원산지와 함유량 표기 등이 불분명해 성분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한약제의 투여가 자칫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해를 끼치지 않을지 여전히 의문스럽다”며 “성급한 첩약 급여화 검토보다는 한약제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 등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추무진)도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원칙은 안전성, 유효성이 입증된 행위나 약제들 중에서 비용효과성과 사회적 요구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시행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대다수 한약이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안전성, 유효성이 자료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급여화를 전제한 것처럼 발표한 것은 건강보험 등재의 원칙을 무시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철저한 연구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검증 결과가 나와야 이후 방향성에 대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언지했다.

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첩약의 건보적용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대상 및 시기와 여부는 검토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며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첩약에 대한 연구 검증 일정에 대해서는 “첩약의 효과성, 유효성 등에 대한 검증이 곧 계획돼 있다”며 “연구용역에 대한 구체적 날짜는 4월에서 5월 초 쯤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추진 무산과 관련해서는 “과거 2012년 건보 추진사업이 있었지만 내부적 갈등으로 무산된 적이 있지만 현재 새 집행부로 들어오면서 이 같은 내부갈등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첩약 건보 적용 추진에 있어 당시 같은 문제 사항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하경대 기자  hablack91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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