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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검사' 통해 세계 최초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파킨슨병 진행 여부' 예측
'MRI 검사' 통해 세계 최초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파킨슨병 진행 여부' 예측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8.01.2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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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팀_"수면중 몸부림치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파킨슨병 발전가능 경각심을"
정상 렘수면행동장애환자<사진 좌측>과 파킨슨병이 예견되는 렘수면행동장애환자<사진 우측>의 뇌 MRI 이미지 비교.
김종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좌측>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MRI 검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파킨슨병’ 진행 여부가 예측 가능하게 됐다. 특히 수면 중에 몸부림치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들은 파킨슨병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아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히 알려진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몸이 굳어가고 손발이 떨리며 잘 걷지 못하는 증상과 함께 우울, 불안감이 함께 동반되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이 병은 발견된지 200여 년이 넘었음에도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수면 중에 잠꼬대, 몸부림을 치는 등 꿈 속 행동을 실제로 옮기는 질환)의 50% 이상이 몇 년 내에 파킨슨병을 앓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이 질환이 향후 파킨슨병을 예고하는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사실에 근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 교수와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연구팀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중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파킨슨병으로 진행할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예측하는 연구를 시작,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특히 김종민-배윤정 교수팀이 보고한, MRI 검사를 통해 렘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으로 발전할지 여부를 예측한 연구결과 보고는 세계 최초로 이 논문은 영상의학 분야에서 인용도 1위인 영상학(Radiology) 저널에 실려 세계적으로도 큰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배윤정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그저 잠버릇이 사나운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간단하고 부작용없는 MRI 검사를 통해 파킨슨병 진행 여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된 만큼, 수면 중 이상행동을 보이는 환자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배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3월 부터 2015년 4월 사이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18명을 비롯 파킨슨병 환자 18명, 비질환자 18명에게 동일기간에 각각 MRI 검사를 실시하고 향후 약 2년간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가 파킨슨병으로 진행하는지 여부를 추적했다.

연구를 시작하는 시점에 촬영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뇌 MRI 사진을 분석해 본 결과, 2년 후에 파킨슨병으로 발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는 큰 차이가 발견됐다.

먼저 파킨슨병으로 진행하지 않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7명의 경우, 아무 질환도 없는 건강한 사람(비질환자)과 동일하게 뇌 MRI 사진에서 하얗고 동그스름한 부분(흑질의 구조물인 nigrosome)이 발견됐다. 그런데 1 ~ 2년 후 파킨슨병으로 발전하게 된 환자 11명은 파킨슨병 환자 18명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부분이 나타나지 않는 특별한 소견을 보였다.

2년 동안 추적 결과, 처음에 이러한 특별 소견을 보인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파킨슨병을 앓게 될 확률이 7.13배 높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무려 60%에서(18명 중 11명) 특별소견이 나타났다는 사실 자체도 경각심을 주었다.

김종민 교수는 연구를 주도한 학자로서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를 미리 예측,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어 의미가 깊다”며 “향후 MRI 검사 기술이 보다 발전해 렘수면 행동장애에서 파킨슨병으로 발병, 진행되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면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 근본적인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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