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2년째를 맞은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친선 바둑대회에서 서울시의사회가 완승을 거둬 지난해 참패를 설욕했다.

대한민국 최고 의료 전문가인 의사와 치과의사들이 반상 위에서 두뇌 싸움을 펼치며 의료계 최고 국수가 누구인지를 가렸다. ‘제32회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김숙희)·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회장·이상복) 친선 바둑대회’가 지난 21일(일) 오후 2시 치과의사회관 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치과의사회 양준집 총무이사의 진행으로 시작돼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과 이상복 서울시치과의사회장의 인사말과 김찬우 지도사범(프로 6단)의 경기 설명에 이어 본격적인 대국이 시작됐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은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는 지난 32년간 바둑을 통해 우호를 다져왔는데 지난해에는 서울시의사회가 참패했다. 너무 승부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져도 좋으니 설레는 마음으로 꿈꾸고 최선을 다해서 기량을 뽐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바둑이라고 하면 인공지능이 떠오르고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하는 두뇌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데 여기 계신 분들은 바둑을 하는 의사와 치과의사들인 만큼 특히 머리 좋은 분들로 생각된다”면서 “인공지능이든 4차 산업혁명이든 의료의 기본은 ‘돌봄’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미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며 의료현안에도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복 서울시치과의사회장도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친선 바둑대회가 올해로 32년째를 맞았는데 제가 치과의사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역사를 이어온 것”이라면서 “이렇게 뜻 깊은 행사를 함께 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게 생각하며 대단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대국 시작에 앞서 김찬우 지도사범은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한두 명 빼고 거의 다 만난 적이 있을 정도로 바둑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분들”이라면서 “마음을 비우고 차분히 즐긴다는 생각으로 바둑에 임하면 승부에 관계 없이 좋은 하루가 될 것이다. 꼭 이기라는 게 아니라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에서 서울시의사회가 12승 4패(1국 : 6승 2패, 2국 : 6승 2패)로 서울시치과의사회에 승리를 거둬 지난해 8승 10패의 패배를 설욕했다. 이로써 역대 종합전적은 16승 3무 13패로 서울시의사회가 근소한 우위를 이어나가게 됐다.

대국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 임원진이 간담회를 갖고 보건의료계 현안과 양 단체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경기가 끝나고 김숙희 회장은 “지난해 서울시의사회관에서 개최된 대회에서는 치과의사회가 우승하고, 올해 치과의사회관에서 개최된 대회에서는 의사회가 우승했는데 친선 대회인 만큼 이렇게 양측이 번갈아가며 우승컵을 나누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상복 회장은 “승자에게는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패자에게는 격려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양 단체가 상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찬우 사범은 관전평을 통해 “휴일임에도 끝까지 열심히 두느라 수고하셨다. 편안하게 즐기시라 했는데 치과의사회가 은근히 부담을 가져 오히려 오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내년 대회에는 좀 더 마음 비우고 편안히 즐기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상복 회장은 오는 3월로 임기를 마치는 김숙희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소정의 선물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서울시의사회에서 김숙희 회장을 비롯해 박명하 부회장, 정인호 총무이사, 최승일 섭외이사 등의 임원진이 참석했고 출전선수로는 나현(전 서울시의사회장), 고광만, 조현호, 박길홍, 성석주, 김희중, 이광열, 강원룡 회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