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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들, 이대 신생아 사망…왜곡된 의료체계 깊은 분노
젊은 의사들, 이대 신생아 사망…왜곡된 의료체계 깊은 분노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8.01.1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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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과실로 모든 책임 전가하는 꼬리자르기를 즉각 중단 촉구"

젊은 의사들이 지난 12월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하는 일을 두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정부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안치현, 이하 대전협) 1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는 의료진 과실로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꼬리자르기를 즉각 중단하고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협은 “의료인으로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슬픔을 겪은 유가족들에게 거듭 위로를 전하며, 언제든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의 왜곡된 의료체계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생명을 다루는 필수과들은 정부의 외면 속에 몰락하고 있고, 그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에게 돌아갔다”며 “하지만 정부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자 안전문제를 외면해 왔으며 이번 사건처럼 근본 원인은 덮어둔 채, 모든 책임을 일선의 의료진에게 전가하기만을 반복해왔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전공의와 교수, 간호사는 현재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묵묵히 환자 곁을 지켜왔다”고 토로했다. 

대전협은 “하지만 우리가 환자 안전을 위해 불합리한 의료제도의 개선을 외칠 때 마다 정부는 선심성 의료정책과 무차별적인 삭감으로 대응하며, 환자들의 생명을 외면해왔다”고 하소연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건 역시, 수사당국은 관련 의료진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함으로써, 이들이 환자들에게 행해왔던 노력과 헌신을 처참하게 짓밟아 버렸다”며 정부를 비난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국 신생아중환자실에 대한 정부지원은 2011년 이후 6년간 동결됐다. 그 결과 대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은 연간 20억 원의 적자를 감수하며 운영되고 있으며, 미숙아는 늘어나는데 신생아중환자실은 턱없이 부족해 모든 신생아중환자실이 과부하에 걸려있다. 

이는 비단 신생아중환자실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닌 전국의 수많은 의료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대전협은 “이번 사고는 의료 인력의 부족, 그리고 정부의 안일한 감염관리방식 등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이다. 정부가 사건의 원인을 직시하고 의료진이 스스로의 일을 충실히 다 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제공할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의료진에 대한 처벌로 사고를 무마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어떤 이들이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곳에서 일하려고 할지 걱정이 앞선다”는 입장을 표명해다. 

대전협은 “감염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근본적인 예방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제2의 이대목동병원 사태를 절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사건 조사의 방향이 개인에게만 전가되는 악순환의 반복을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왜곡된 의료 환경까지 면밀하게 조사해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함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는 맡은바 임무를 성실히 해 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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