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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환자쏠림 장벽 없어져 의료비 폭증 우려
대형병원 환자쏠림 장벽 없어져 의료비 폭증 우려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12.18 09: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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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醫, 의료전달체계 개선…개원의 대부분 전문의인 현실 고려해야

서울시의사회가 현재 논의 중인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시 대형병원 쏠림현상 심화로 인한 의료비 폭증으로 국민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및 임원진(사진)은 ‘2017 서울시의사회 연수교육’이 열린 지난 17일(일) 정오 서울성모병원 성의회관 1층에 마련된 VIP석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 의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최근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에서 논의 중인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과 관련해 김 회장은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고 비급여가 전면 급여화 될 시 가장 시급한 사안이 의료전달체계 개선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형병원으로 환자쏠림을 막을 장벽이 사라져 의료비가 폭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종별 의료기관 기능에 따라 효율화 시키는 방향은 맞지만 개원의의 약 90%가 전문의인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서 개원의에게 만성질환관리 위주 외래진료만 하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의원급, 종합병원급, 상급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같은 수술을 받았고 효과도 똑같을 때 가장 저렴한 의원급에서 수술 받은 환자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통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현재 정부는 질환에 따라 1차, 2차, 3차 의료기관을 나눠 인센티브나 디스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하려면 전문의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개원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의학 발전을 가로막기 보다는 전문의 수급상황 등 우리나라 의료현실을 고려해 적절한 보상을 통해 올바른 교육수련환경을 만드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주승행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도 “외과 개원의의 경우 수술하지 말라는 게 현재 논의 방향인데 그렇게 하려면 선진국처럼 어탠딩 시스템(attending system : 개방병원제도)이 확립돼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처럼 개원가에 전문의가 많아 국민의 의료 접근성이 높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홍순원 학술이사, 박상호 부회장, 김종웅 부회장, 주승행 의장, 김숙희 회장, 임인석 학술부회장, 송정수 학술이사

12·10 궐기대회…추운 날씨 비까지 오는데 전국에서 올라온 회원들에게 감사
김숙희 회장은 지난 12월 10일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전국 각지에서 3만여 의사회원들이 참여한 것에 대해 “춥고 비도 오는데 전국에서 올라온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처음엔 보장성 강화 문제가 궐기대회를 통해 해결 가능할지 회의도 제기됐지만 결국 회원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있는지를 정부와 언론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들여다볼수록 문제점이 너무나 많고 부당한 정책으로 의사들은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릴 의무가 있다”면서 “나름 성공적인 궐기대회라고 판단하며 질서유지 등 여러 면에서 예전 궐기대회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도 생각한다. 궐기대회 이후 의정협의체가 구성된 상황인데 회원들의 절실함과 열의 등에 대해 보답할 수 있는 결론이 협의체에서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호 부회장도 “의사들이 진료권 사수 등을 외치면 무조건 ‘밥그릇 챙기기’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데 세상의 어느 직종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협당하면서도 투쟁조차 하지 않겠는가”라면서 “더군다나 의료는 공공재가 아니라 사용재다. 물론 공공재적 성격이 있기는 하지만 의사가 되기 위한 비용은 모두 의사 개개인이 각자 부담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의사에게 봉사와 희생만 강요하는 것에서 탈피해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의협 집행부-비대위 갈등 시작부터 예상된 일…어려울수록 힘 합쳐야
김숙희 회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와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간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갈등이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합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의협 회장 불신임안과 비대위 구성건이 함께 임시총회에서 상정·의결됐던 비대위 탄생과정을 돌이켜보면, 불협화음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집행부 입장에서도(아무리 비대위에 전권을 위임했더라도) 월급만 받고 가만히만 있는 것도 불합리하고, 전권 위임의 의미도 다소 모호하며, 비대위가 여러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실제로 홍보효과가 매우 높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 입장에서는 예산집행 절차상 문제로 바로 활동자금조달이 되지 않아 불만이었을 것이고, 집행부도 비대위에 공문발송 등 절차상 필요한 조언을 조금만 줬어도 좀 더 일이 빨리 진행됐을 것”이라면서 “서로 입장차가 있는 상태에서 진행돼 불협화음처럼 비춰져 유감이지만 그래도 비대위가 나름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수교육이 진행되는 강당을 가득메운 서울시의사회원들

연수교육 참석인원 최다 수준…지역의사회 최초 학술대회 ‘우수’ 인증 저력 입증
이날 서울시의사회 연수교육에는 오전에만 70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뤄 지역의사회로서는 최초로 의협으로부터 학술대회 ‘우수’ 인증을 받은 서울시의사회의 저력을 입증했다.

최신 메디칼 업데이트 프로그램에서는 ‘개원가에서의 항생제 사용 전략’, ‘폐질환 치료의 최신 경향’, ‘고혈압과 협심증의 최신 치료경향’을, 중요한 약물의 효과적 사용프로그램에서는 ‘수면제와 항불안제’와 ‘골다공증 치료제’를, ‘임상의사의 기초다지기 프로그램’에서는 ‘완전혈구계산의 이상소견과 올바른 판정’과 ‘소변검사의 이상소견과 올바른 판정’을, 증상부터 진단까지의 프로그램에서는 ‘손가락이 아파요’와 ‘어지러워요’, 그리고 ‘의사의 화병 다스리기’와 ‘만화로 쉽게 이해하는 병의원 설명의무’, ‘KMA POLICY,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에 관한 특별강연이 준비돼 큰 호응을 얻었다.

임인석 학술부회장은 “항생제, 고혈압, 폐질환 등 개원가에서 꼭 필요한 최신지견을 다루다 보니 회원들이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석한 것 같다”면서 “저수가 체제에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 KMA 폴리시의 역할 등 특강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홍정용 대한병원협회장도 오늘 서울시의사회 연수교육을 들으러 와서 교육의 질이 매우 우수하다고 말했다”면서 “강의 콘텐츠에 대한 회원들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매우 좋다”고 전했다.

송정수 학술이사는 “지난 8월에 이미 학술대회 일정 및 프로그램 확정, 강사섭외 등을 완료했고 10월말부터 사전등록을 시작했는데, 사전등록 인원도 거의 다 참석했고 현장등록인원도 많아 참석인원이 최다 수준”이라면서 “아무래도 의료계 상황이 너무나 어렵다 보니 단합이 필요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회원들의 절실함이 작용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철저한 강의평가시스템을 2년 전부터 도입·시행하는 등 연수교육·학술대회 질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런 덕분인지 의협으로부터 학회나 기관 등이 아닌 지역의사회로서는 최초로 학술대회 ‘우수’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숙희 회장은 “우리는 항상 회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한다. 개원가에서 가장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주제를 프로그램에서 다루려고 고민했다”고 밝혔고, 주승행 의장은 “지난주 궐기대회와 마찬가지로 영하 12도의 날씨에 새로운 지식 습득을 위해 연수교육에 참석한 회원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숙희 회장은 이 같은 선상에서 현행 의사연수평점제도에 대해 “평점을 못 받으면 면허신고가 안되기 때문에 면허에 대한 규제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의사들이 최신 의학 지식을 공부해 환자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것을 규제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보다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해 보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국민 건강을 위해 더 이로울 것이고 사회 정의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회 집행부와 대의원회는 결국 함께 가야
이날 서울시의사회 기자간담회에는 의사회 집행부뿐만 아니라 주승행 대의원회 의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숙희 회장은 “서울시의사회는 어느 단체보다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협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대립관계 보다 서로 협조하고 격려해야 결국 회원들에게도 더 큰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승행 의장도 “이익단체 집행부와 대의원회의 관계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는)국가의 행정부와 입법부의 관계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면서 “회원 권익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위해 양측이 힘을 모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7일 연수교육을 마치고 기념촬영 중인 서울시의사회 집행부 및 대의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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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TAX 병의원(의사) 전문 세 2017-12-23 1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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