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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 환자 울리는 '유사 전문병원' 범람에 눈물전문병원협의회, "복지부 아닌 포털 지정 전문병원에 '전문병원들' 허망함 느껴"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12.06 11:18

전문병원들이 ‘유사 전문병원’의 범람으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인해 제3기 전문병원 신청병원수도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사 전문병원’의 근절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여건상 쉽지 않고 특히 유명 포탈의 광고전략에 의해 일면 조장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한전문병원협의회는 지난 5일 오후 역삼동에서 정규형 회장(한길안과병원 이사장)과 도은식 홍보위원장(더조은병원 대표원장), 김진호 기획위원장(예손병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환자 울리는 ‘가짜 전문병원’의 근절 시급과 함께 △‘문재인 케어’로 인해 전문병원을 비롯한 중소병원들이 설자리를 잃는 지경에 처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규형 회장

정규형 회장은 “제3기 전문병원 지정신청 의료기관 수는 127곳(제2기 133곳)으로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 1400여개의 10%에 못 미친다.”며 “이에 반해 제2기 전문병원 중 제3기 신청을 포기한 의료기관은 10곳이며, 신규로 신청한 의료기관은 26곳으로 저조하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신청이 저조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네이버 등 포털의 ‘가짜 전문병원’ 양산 △의료인증 준비 등 대규모 시설투입비용 대비 저 수익구조를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전문병원제도 인센티브를 상쇄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상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우선 “’보건복지부 아닌 포털 지정 전문병원‘이 횡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즉, ‘전문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환자 구성 비율 △필수 의료인력 및 진료과목 △병상 수 △임상의 질 △의료 서비스 수준 등 엄격하고 다양한 항목을 충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하 ‘인증원’)에서 실시하는 ‘의료기관인증’은 전문병원 지정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힘든 과정을 거쳐 전문병원을 준비하고 통과한 병원들은 포털에 난무하는 ‘유사 전문병원’으로 인해 허망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복지부는 ‘국민건강권 확보와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를 위해 제정한 전문병원제도의 목적달성을 위해, 비지정 병원이 ‘전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침(가이드라인)을 내렸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일부 포털에서는 온갖 ‘유사 전문병원’을 여과없이 노출시키고 있고 심지어 국내 최대 포털에서는 일반 병원에게도 ‘전문’이라는 용어를 허용해달라며 복지부에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검색어 자동완성기능’을 통해 지정분야도 없는 전문병원을 지어내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정 회장은 “이 기능은 포털이 특정 기관으로부터 광고수익을 받지 않으므로 ‘광고’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받지 않는 점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포털이 유사 전문병원을 생산하는 행태를 방관한다면, 전문병원 고유성 저해는 불 보듯 뻔 하다. 아울러 복지부 정책방향에도 반하고, 나아가 전문병원제도를 와해시킬 수 있다. 또한 용어사용 규제가 풀려 포털에는 수천 억 원에 달하는 광고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의료법 제56조 제2항 7호는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근거가 없는 내용을 포함하는 광고’를 명백하게 금지하고 있다.”며 “과장 또는 허위광고로부터 국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제정한 법인 만큼 포털은 공익과 직결되는 의료분야보다 다른 분야의 광고매출을 올리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정 회장은 ‘가짜 전문병원’ 이외에 전문병원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바로 전문병원 지정의 필수조건인 ‘의료기관인증’이라고 지목했다.

정 회장은 “1기에서 2기 전문병원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증원에서 실시하는 인증이 필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증 기준이 까다로워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에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JCI 인증’보다 어렵다는 하소연이 많다. 예를 들어 수술없는 재활전문병원에서도 급성기 기준의 의료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단지 인증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전문병원이 되기 위해 병원은 복지부와 심평원의 까다로운 심사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복지부와 심평원은 전문병원의 각 지정분야 및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여 ‘완화규정’과 ‘전문병원 심의위원회’를 통한 논의과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에 반해 인증원의 평가지표는 종별에 따른 구분만 두고 있으며 일정 점수를 넘지 못하면 탈락시키는 시스템이다. 재인증을 신청할 수 있으나 인증원의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재평가가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병원은 전문병원 지정 일까지 인증을 받지 못하면 고스란히 3년 후에 있을 차기 전문병원 신청을 기다려야 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정 회장은 “인증을 준비하는 비용 또한 적지 않다.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일률적인 인증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병원은 시설, 인력, 컨설팅 등에 10억 원 안팎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그에 비하면 전문병원 관리료 등 재정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 회장은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의료인증을 받은 곳은 128곳으로 이중 전문병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덕분인지 전문병원의 의료분쟁 건수는 상급종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 수준을 제고함으로써 국민 건강의 유지⋅증진에 기여하겠다는 인증원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더욱 많은 병원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인증 획득 병원에 대한 각종 정부사업의 참여 자격 및 수가 보전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관련, 정 회장은 “전문병원은 의료전달체계의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국내 유명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줄 서있는 환자들은 의료전달체계 왜곡의 현실을 보여준다. 환자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태어난 전문병원은 2008년 시범사업과 1~2기 정식지정 등 짧은 기간 숫한 시련과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저간의 사정을 전했다.

정 회장은 “이러한 힘든 과정에도 불구, 많은 병원이 인증을 통과하고 전문병원을 준비하는 이유는 ‘자부심’ 때문이다. 국내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에 일조한다는 자부심, 지정 분야에서는 상위 1%라는 자부심으로 전국의 전문병원 및 전문병원을 준비하는 병원의 임직원은 지금도 땀 흘리고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라는 사명을 띤 전문병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배석한 도은식 홍보위원장과 김진호 기획위원장은 ‘문재인 케어’와 관련, “취지는 좋으나 방법 상 문제점이 많다”며 “이는 제도 시행에 앞서 기반 조성이 우선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제도만 일방적으로 시행, 전문병원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비급여의 전면급여화를 추진한다면 ‘전면 급여화’와 동시에 ‘수가 정상화’가 필연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데 전면급여화만 집중하고 정작 ‘수가 정상화’는 뒷전이라는 것이다. 이는 그나만 비급여 등으로 간신히 버텨왔던 전문병원들의 경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도 홍보위원장과 김 기획위원장은 “저수가 체계아래서 의료전달체계를 그나마 유지하게 했던 것들은 바로 △비급여와 △선택진료비 △1인실 병실료 등이다. 그런데 이를 모두 없애버리고 저수가는 그대로 방치한다면 병원들은 망할 수 밖에 없다”고 볼멘 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이들은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의료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5-10년간 현재와 같이 암담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 의료시스템 자체가 망가져 어떠한 처방을 하더라도 효과가 없는, 현재의 ‘군의료체계’와 같이 될 수도 있다”고 극도의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기원 기자  kiki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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