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제7번 Bb장조, Op.97 '대공'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제7번 Bb장조, Op.97 '대공'
  • 의사신문
  • 승인 2010.04.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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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함과 우아함이 조화된 실내악의 백미

1811년 실내악 사상 가장 뛰어난 삼중주곡이자 베토벤의 마지막 삼중주곡인 `대공'이 탄생하게 된다. 기존 7개의 삼중주 중 어떤 삼중주보다 큰 규모에다 베토벤 특유의 고귀한 품위와 기품이 넘치는 당당하고 세련된 작품으로 우아함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교향적 삼중주곡'이라 부를 수 있는 이 작품은 이러한 색채와 웅장한 악상 등을 배경으로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와 더불어 베토벤 실내악의 백미로 불리고 있다.

이 곡은 그의 가장 열렬한 후원자이며 제자였던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어 `대공'이라는 별칭이 붙게 되었다. 대공과 베토벤과의 관계는 각별하였다. 1809년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전쟁에서 루돌프 대공이 빈을 떠나 시골영지로 피난을 갈 때 베토벤은 대공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소나타 `고별'을 작곡하였고, 이외에도 피아노 소나타 `함머클라비어', 피아노협주곡 제4번, 제5번, `피델리오', 장엄미사, 바이올린 소나타 제10번 등을 그에게 헌정하였다.

삼중주 `대공'을 작곡한 중기 후반은 교향곡 제6번을 완성하였고,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위시한 많은 걸작들이 완성된 시기로 이미 베토벤의 작품세계가 완숙의 단계에 이르렀다. 따라서 비록 실내악이지만 트리오 `대공'은 웅대한 규모를 지니며, 세 대의 특징적인 악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융합함으로써 협주적 색채를 화려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전곡을 통해 치밀하게 진행되는 피아노 연주를 중심으로 한 찬란한 실내악의 진수가 응어리져 매우 풍부한 선율과 화성의 아름다움, 고귀한 품위가 극치를 이루고 있고 작품의 저변에는 그의 후기 작품의 특색인 부드럽고 섬세한 정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어 그 우아한 매력을 한껏 받쳐주고 있다.

이 작품은 다른 피아노 3중주곡에 비해 피아노의 화려한 연주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아마 베토벤의 수제자이기도 한 대공의 피아노 실력이 상당한 수준임을 알고 있는 베토벤의 배려가 깔려있는 것이 아닌가싶다. 피아노는 바이올린과 첼로와의 균형을 배려하는 가운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절제와 조화로 이루어진 곡의 흐름이 아름다운 화성과 풍부한 음의 울림, 화려한 협주적 색채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베토벤은 이 곡에 대해 상당한 애착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1814년 이 작품의 연주회에서 베토벤 자신이 피아노를 담당하였는데 이무렵 베토벤은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 연주회에서의 피아노 연주는 공개석상에서 한 그의 마지막 연주가 되었던 것이다. 또한 베토벤이 임종하기 며칠 전 제자 쉰들러에게 괴테, 유리피데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과 결부하여 이 곡을 설명하였는데 이 역시 그가 얼마나 이 곡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지를 입증하고 있다.

제1악장: Allegro moderato 소나타형식의 웅장한 악장으로 여유로움과 기품 있는 피아노가 밝은 울림으로 주제를 노래하며 첼로가 아름다운 화음으로 화답을 하게 되면서 화려하고 우아한 모습을 장식하고 있다. 제2악장: Scherzo Allegro 남성적 아름다움과 추친력이 넘쳐흐르는 가운데 섬세하고 여성적인 분위기가 가미되면서 조화를 이룬다. 제3악장: Andante cantabile ma pero con moto 피아노가 서정적인 선율을 제시하면서 바이올린과 첼로에 의해 네 개의 변주에 이끌리며 점점 우아하고 깊고 짙은 서정적인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제4악장: Allegro moderato 3악장에서 끊임이 없이 바로 이어서 두 주제가 빠른 론도 형식으로 화려하고 풍성한 악상을 아낌없이 뿌리면서 끝맺음을 향해 달려간다.

■들을만한 음반 : 오이스트라흐 트리오(EMI, 1958); 빌헬름 캠프(피아노), 헨릭 쉐링(바이올린), 피에르 푸르니에(첼로)(DG, 1970); 알프레도 코르토(피아노), 자크 티보(바이올린), 파블로 카잘스(첼로)(EMI, 1928);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피아노), 이차크 펄만(바이올린), 린 하렐(첼로)(EMI, 1982); 아르투르 루빈스타인(피아노), 야샤 하이페츠(바이올린), 엠마누엘 포이어만(첼로)(RCA, 1941); 수크 트리오(Supraphone, 1975); 보자르 트리오(Philips, 1980)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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