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대향 엔진 이야기
수평대향 엔진 이야기
  • 의사신문
  • 승인 2010.04.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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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엔진 높이로 무게중심 확보에 이점

지난번에 필자는 박스터의 엔진을 이야기했다. 박스터의 장점은 응답이 빠른 엔진말고도 낮은 무게 중심과 앞뒤 타이어의 무게 배분이 이상적인 점을 꼽는다.

물론 디자인도 아름답다. 요즘이야 포르세가 잘 나가는 회사가 되었지만 박스터가 나오려던 무렵에는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다. 박스터가 아주 잘 팔리는 차가 되면서 회사는 잘 돌아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그전까지 이만한 로드스터가 없었다는 사실이 더 이상한 일이다. 포르세의 미국 상륙은 356부터로 356은 대중적인 스포츠카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모든 포르세의 조상인 356의 특징은 가볍고 균형이 잘 잡힌 차로 엔진의 출력은 당시의 미국의 대배기량 차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356은 아주 빨랐다. 일단 가볍고 경쾌했고 무게 중심이 낮았다. 안심하고 빠르게 가감속과 코너링을 할 수 있었다. 엔진도 가벼웠다. 당시로서는 정말이지 충격적인 디자인의 차라고 할 수 있었다. 초기의 356이 1100cc에 40마력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요즘 차의 출력은 경이적인 수준이다. 나중에야 2000cc 110마력 정도가 나왔다.

알파로메오나 다른 유럽의 스포츠성을 중시하는 모델들은 이런 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70년대에 유럽의 차들이 미국 시장을 노크하면서 사람들에게 던진 화두는 이런 점이라고 볼 수 있었다. BMW 조차 미국 시장의 진입 초기에는 가볍고 빠른 차가 컨셉이었다. 미국에서 가볍고 빠른 엔진의 장점을 빨리 알아차린 회사는 포드였다. 포드 머스탱은 처음에는 작고 가벼운 엔진으로 태어났다.(얼마 후 머슬카로 바뀌고 만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차들은 출력이라는 스펙으로 재무장하면서 점차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너무 불편하면 안 되니 출력을 높이고 편의 장비를 붙이기 시작하면 초기의 스파르탄한 느낌은 점차 없어지기 시작한다. 중간어디엔가 절충점이 있는데 균형은 마케팅에 치중하다보면 어느새 다이어트를 필요로 하는 상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서두가 길어지고 말았는데 경량화에 성공한 차들도 피할 수 없는 장벽이 있다. 엔진의 무게 중심이다. 요즘은 DSG 같이 무거운 변속기도 있으니 엔진과 변속기의 무게 중심이 차에서는 가장 큰 질량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무게를 약 200Kg를 가뿐하게 넘는다고 생각하면 1300Kg에서 1400Kg대에 이르는 전체 무게의 상당한 부분이 특정한 지점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무게의 중심점이 차량 바닥근처에 있는 경우와 높은 위치에 있는 경우는 큰 차이가 있다. 10cm만 낮아져도 큰 차이가 나고 만다. 고성능 차량의 경우 엔진을 낮추지 못하더라도 스프링과 서스펜션으로 5cm 정도만 낮추어도(lowering 이라고 한다) 선회시의 안전성은 대폭 증가한다.

높이뿐만 아니라 엔진배치의 레이아웃 자체가 중요하다. 지난번에 말한 박스터의 경우는 미드십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차체의 가운데 부분에 놓여있다. 뒷좌석은 없지만 대략 그 정도위치에 엔진과 변속기가 붙어있으며 무게 중심은 잘 흔들리지 않는다.(대신 엔진 정비는 본네트를 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BMW의 3시리즈는 앞뒤 타이어의 위치를 거의 끝에 위치시키는 것으로 안정성을 얻는다.

그러니 엔진이 크고 무거우면 출력은 좋아지더라도 차는 무거운 것을 높게 들고 있는 것처럼 불안해진다. 감속시에도 쏠리고 선회시에는 양측 타이어에 심한 부담을 주고 만다. 엔진들의 출력은 300마력도 흔해졌지만 이 엔진의 힘을 받쳐 주려면 강성이 강한 차체와 복잡한 서스펜션 그리고 이들을 제어할 전자장치들이 증가해서 결국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은 물건너 가고 만다. 차는 역기 선수처럼 힘이 세지만 체조선수처럼 유연하지는 못하다.

결론은 가벼운 엔진을 낮게 위치시키는 방법이다. 메이커들은 엔진을 알루미늄으로 만들기도 하고 기울이기도 한다. 필자의 차의 엔진은 45도 정도로 기울여 놓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아예 낮은 엔진들이 있다. 수평대향 엔진이다.

필자가 포르세나 스바루에 호기심을 느끼는 점은 수평대향 엔진의 높이가 낮다보니 아예 낮게 위치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엔진의 무게는 실망스럽게도 예상보다 가볍지는 않았다. 물론 200Kg에 육박하는 주철 블록보다는 훨씬 가볍다. 그리고 작다. 중요한 점은 엔진의 무게 중심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그림은 엔진의 중심점이 낮아졌을 때의 관성력의 영향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아웃백이라는 SUV 비슷한 차의 그림인데 다른 차종들도 비슷한 그림이다. 아웃백은 얼마전 최고의 SUV 로 선정된 차종이다. 레이서들에 의하면 너무 안정해서 드리프트를 일으키는 쏠림을 만들어내기가 조금 불편할 정도라고 한다. 쏠리지 않는 레이아웃이 빠르고 편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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