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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보장성 강화대책 문제점과 의협의 역할【특집】 위기의 `문재인 케어', 원점에서 재논의 하자
의사신문 | 승인 2017.12.05 11:09

국민·의사 모두 위한 `의료정책 자문가 역할' 거듭

의협, “정부 정책 근시적 측면 함몰 장기 정책 마련 미흡”
국민과 의사의 이익 접점 모색·대안 제시로 정부 설득해야

 

김형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건국대 예방의학교실

대통령 탄핵과 탄핵결정으로 예정보다 9개월 앞서 시작한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3개월이 지나서야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정책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하였다. 보장성 강화대책은 첫째,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와 비급여의 발생 차단, 둘째, 취약계층 대상별(노인, 아동, 여성, 장애인 등) 의료비 부담 완화를 포함한 개인 의료비 부담 상한액 적정관리, 셋째, 재난적 의료비 지원 확대를 통한 의료안정망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정책의 3대 구성요소는 목표, 대상, 수단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은 60% 초반에 정체되어 있는 건강보험 보장율(2015년 63.4%)을 2022년까지 70.0%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정책목표), 보험가입자(이용자)를 수혜집단(정책 대상)으로 하는 정책수단이다. 정책수단이 대상에게 집행된 후 그 결과를 평가하여 목표달성 여부에 따라 정책의 성공여부가 판단된다.

필자는 정책수단의 결정과 집행의 관점에서 보장성 강화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해보고자 한다.

집행될 정책수단이 정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정책대안을 탐색해야 하며, 결과예측을 통해 대안의 비교, 평가를 한 후,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대안을 결정하면 그것이 정책수단이 된다. 그럼 발표된 보장성 강화대책이 정책목표(건강보험 보장율 70% 달성)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대안이었을까? 그렇다면, 함께 비교한 대안은 무엇이었는지? 여러 대안의 예상되는 결과(건강보험 보장률 향상 정도)는 무엇인지? 등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중간과정 없는 결과(결정된 정책수단)는 소모적인 제자백가식의 논란(예를 들어,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진찰료 본인 부담금을 낮추면 보장률이 올라갈텐데, 굳이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급여를 건드릴까! 등)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 성공적인 정책집행을 위해서는 원활성, 정책수단의 집행과정에서 논란이 적어야 한다. 정책집행에 대한 논쟁(비용이 많이 들어가네, 비용 조달방안이 분명치 않다 등…)이 많으면 당연히 정책 집행이 더뎌지고, 결국 정책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장성 강화대책의 두 번째 문제점은 정책집행에 소요되는 재정 규모의 불확실성과 재정 마련의 불안정성에 대한 논란이다. 보장성 강화대책에 소요되는 예산을 임기기간인 2022년까지 약 30조 6천억원으로 추계하였으나,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같은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하여 34조 6천억원+α로 추계하였다. 재정 마련 기전도 임기까지는 현재의 보험재정 흑자(10조), 국고지원과 보험재정절감 및 최소한의 보험료인상이지만, 임기이후의 보험재정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재정부분은 공급자가 고민할 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보험자와 가입자(이용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보장성 확대에 따라 소요되는 재정이 늘어나게 되면,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보험자(국민건강보험공단)는 필요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건강보험료를 늘리거나 국고지원을 더 받아야 할 것이며, 이 두 가지는 결국 가입자(이용자)의 건강보험료의 증가와 세금의 증가(물론 꼭 세금이 늘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 국가 예산중에서 늘어난 건강보험 국고보조금 만큼을 다른 예산을 줄이면 되기에)가 동반되며, 이러한 보험료나 세금의 증가는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에 오히려 가입자 단체나 기업에서 건강보험 재정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다음으로 성공적인 정책집행은 정책 대상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특히 건강보험 강화대책의 경우와 같이 대상자가 사업을 통해 수혜가 발생하는 집단(이용자)과 피해가 발생하는 집단(공급자)이 공존하고 또한 정책수단이 두 집단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현될 때, 피해집단에 대한 반발 최소화 및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유인전략이 미리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까지 정부가 피해집단(공급자)에게 제시한 유인전략은 너무 원론적인 선언에 머물고, 이에 후속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이 세 번째 문제이다. 수혜집단(이용자)에 대해서는 수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여 제시하였지만(`누구 소득 하위 50%, 노인, 중증치매, 아동 등)에게 얼마만큼(본인부담률을 20%에서 5% 등), 언제 등(시행시기 및 소요되는 재정 등)', 피해집단(공급자)을 위한 배려, 유인전략은 대통령의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에서 언급한 “의료계의 걱정도 잘 알고 있다. 비보험 진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적정한 보험수가를 보장하겠다. 의료계와 환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의료제도를 만들겠다”가 전부이다.

이제까지 없었던 대통령의 적정수가에 대한 보장의 언급만으로도 진일보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급작스레 시작된 새 정부로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제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보장성 강화대책 이후 어떠한 형태로든 정부와 공급자간의 논의를 예상하였으나, 발표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난 적정수가 보장을 위한 논의는 없어보인다. 유인전략의 부재는 피해집단의 참여가 아닌 불응의 형태로 저항을 유발하여 정책집행의 원활성을 상실하면서 정책목표 달성이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정책수단 결정과 집행에서의 문제점을 가진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하여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고, 할 수 있을까?

의협의 존재이유를 정관에서 제시한 설립목적에서 찾으면, `국민건강증진과 보건향상 및 사회복지에 기여하기 위하여 의도의 앙양, 의학·의술의 발전 보급, 의권 및 회원 권익옹호와 회원 상호간의 친목'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의협은 회원과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하는데, 국민과 회원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에서 가입자(이용자)와 공급자가 된다. 때때로 가입자와 공급자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충돌한다. 따라서 의협의 역할은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의사와 국민이외에도 다른 이해집단(정당, 의사이외 공급자 단체, 시민단체 등)과 정책결정권자에게, 그 문제와 관련한 현재의 상황,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여 의사(공급자)와 국민(이용자)의 이익이 서로에게 최대가 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이용자)의 이익인 건강보험의 보장율을 높이는 것과 의사(공급자)의 이익(?)에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정부가 발표하기 이전에 의현은 어떠한 준비를 하였고 실제 정부의 발표이전까지의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였는가 묻고 싶다.

물론 정책결정은 정책 결정권자가 한다. 비록 의협이 우리나라 최고의 의료전문가 단체임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에 관한 정책결정과정에서 의협의 정책대안이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전문가단체로서 국민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국민(이용자)을 위해, 의사회원(공급자)를 위해 그간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 국민과 의사회원이외 이해관계자, 정책결정권자가 지켜보고 있음을 의협은 알아야 한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문제는 이번 정권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의협은 이전보다는 좀 더 이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즉 건강보험 보장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제시를 위해 건강보험 보장율 산출에 필요한 모든 (또는 일부) 의료기관(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등)의 급여(공단부담금, 본인부담금), 비급여 자료를 갖고 있어야 하고, 이용자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다양한 방안을 적용하였을 때 보장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예측해보고, 또 각각의 방안에 소요되는 보험재정을 추계하여, 이를 국민과 의사회원을 포함,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알림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과 의사회원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현재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은 이전 정부들이 그랬듯 건강보험제도에만 매몰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 국민건강 증진, 보건의료의 향상을 위해서는 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협은 내부적으로는 산하단체와 국민의 건강과 의료기관의 종별/과별 이익을 고려하면서 시행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학생 교육제도, 수련제도 개편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이 논의에 정부, 시만단체는 제외). 또한 외부적으로는 정부의 정책자문가가 되어 문제점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정부와 함께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의 큰 틀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포함하여 보건의료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의 정책대안이 궁극적으로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지, 정책집행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자가 어떤 수준으로 참여하고, 참여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하면서 정부는 이해관계자를 바라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나의 고민을 이해하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나와 내 주변에게 이익이 되는가에 대해 의견을 주는 사람을 최고의 파트너를 대접하면서 고마워한다. 과연 의협은 정부의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서 어느 수준의 위상을 갖는 이해관계자인지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의협이 국민과 회원의 이익을 항상 같이 고민하면서 국민과 이익을 함께 반영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회원이외의 이해관계자에게 충분히 설명, 설득하여 최선의 방안이 정책으로 결정되도록 노력하면서, 결정된 정책의 집행과정에서는 적극 참여할 때, 정부가 최고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의협의 위상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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