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위기의 `문재인 케어', 원점에서 재논의 하자
【특집】 위기의 `문재인 케어', 원점에서 재논의 하자
  • 의사신문
  • 승인 2017.12.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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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에 약인가, 독인가? - 졸속 추진의 배경은?

허울뿐인 보장성 강화…관치의료 강화가 주목적

의료 이용량 폭증으로 보장률 확보·건보료 부담 문제 부상
정부, 건보 유지 위해 의료계 희생 강요 비급여 항목 통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명제와 함께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 그 자체는 의료계 또한 국민으로서 공감한다. 이를 위해 보다 바람직한 의료체계를 이룩하기 위한 노력은 정권이나 정치적인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점진적으로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의 방향은 이번 정부에서 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이는 이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대선후보 공약에도 그 방식이 다를 뿐, 절대 다수의 후보들이 건강보험 보장성의 강화라는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케어'로 불리고 있는 정책 자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 이번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은 어찌 보면 사실 기존에 시도되었던 여러 가지 정책들의 묶음이다. 그러나 묶음으로서의 이 정책은 이전과 전혀 다른 정책이다. 언뜻 보면 전반적인 흐름에 의해 이 `문케어'의 모든 내용이 국민의 건강보험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향해있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이 정책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예비급여', `신포괄수가제' 등의 정책을 하나하나 보고 나면 이 정책들이 조합되었을 때, `문케어'가 기존과 같이 보장성을 더 두텁게 하여 국민 건강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정부가 해왔던 관치의료를 더욱더 강화하고 의료비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임이 명확해진다.

■실제로는 보장성 강화 안 됨
국민들이 이용한 총 의료 지출비를 비교해서 살펴보자.

2000년도 총 의료 지출비는 19조원(정부부담 9조원(47.6%), 급여본인분담4.1조원(21.6%), 비급여 본인부담 5.8조원(29.8%), 2010년도 총 의료 지출비 58.7조원(정부부담 33.8조원(57.5%), 급여본인부담 10.8조원(18.3%), 비급여 본인부담 14.1조원(24%))이다.

2000년도 대비 2010년 의료비 지출은 약 3배나 증가하였다.(19조→58.7조) 이 중에 비급여로 인한 본인부담 역시 비슷한 비율로 증가하였다.(4.1조→14.1조) 내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비급여 시장의 확대로 국민들의 보장률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정투입 하면서도 보장률이 제자리인 것은 재정투입량 자체가 실질적인 보장률을 끌어올릴 만큼 부족했던 것이고,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의료이용량의 폭증' 때문에 보장성을 끌어올릴 수 없는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률을 끌어올리려면 단순히 재원만 지원해서는 안 된다. `의료이용량 폭증'을 막는 획기적인 방안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의료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계속 될 것이다. 이제도를 통해서는 실제로 보장성이 강화되지 않거나, 강화되려면 국민이 더 많은 건강보험료를 부담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월 21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이필수) 발대식.

■신포괄수가제의 문제
신포괄수가제는 행위별수가제와 포괄수가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09년 등장하였다.
정부가 처음 시행했던 포괄수가제에 대해서는 “총 진료비를 제한하여 과소진료로 인한 의료의 질 하락을 불러온다”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의료의 질, 공급자의 수용성, 국민들의 보험보장성을 높이고 정부의 재정절감도 유도하는 신포괄수가제도를 전국 42개 공공병원으로부터 도입하여 시범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정부가 예상한 것과 달리, 시범사업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의료의 질은 포괄수가제때보단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료공급자의 불만은 행위별수가제보다 여전히 높았다. 아마 포괄수가제라는 큰 틀을 벗어나진 않기 때문에 제약된 의료행위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절감을 기대했던 `진료비'이다. 하지만 신포괄수가제는 행위별수가제보다 더 높은 진료비용이 쓰이는 연구결과가 나온다. 신포괄수가제에 급여비용으로 들어가지 않는 비급여 항목 때문에 진료비가 오히려 증가 해버린 것이다.

의료관리학자들이 의료비를 효과적으로 절감시킬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신포괄수가제가 `비급여 항목' 때문에, 그들의 예상을 완벽하게 빗나간다.
의료공급자, 의료소비자, 보험공단 모두 만족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사업에서 의료비 폭증과 의사들의 불만(포괄수가제에 대해선 여전히 불만이 많다)은 오히려 더 심화되어 정책을 입안한 의료관리학교실 출신 정책입안자들은 굉장히 당황 했을 것이다.

의료관리학자들은 외국의 여러 사례를 참고하여 가장 완화된 형태로 우리나라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애초에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급여항목에 대해 도저히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사들은 행위별수가제에 포함되는 재료 및 술기 즉, 비급여항목을 통해 운영을 유지한 것이다.

정부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반드시 `비급여 항목'을 정부의 통제 하에 두어야 한다. 건강보험재정을 뜯어보면 1차 의료기관에 들어가는 진료비용보다 2, 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는 입원이 필요한 환자들과 관련한 수가가 전체의료비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떻게든 손봐야 한다. 하지만 재정소요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는 비급여 전부를 급여화 시킬 수는 없다. 그러다가 나온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바로 `예비급여'라는 제도이다.

예비급여 항목을 국민들에게 적용시키면 비급여를 급여화 시키는 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정부가 지불 할 필요가 없고(예비급여는 본인부담률 60∼90%라고 밝힘) 명목상으로는 급여화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에 정부가 비급여 항목들을 `감시'하고 `통제'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비급여화 제도를 통해 비급여 항목을 통제하면 신포괄수가제의 비급여 항목을 정부의 입맛대로 원천봉쇄할 수 있게 된다. 비급여 항목의 관행수가의 50%정도로 급여화 시킬 것이 분명하기에 환자들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또한 수가 조정의 전권을 보험공단이 쥐기 때문에(포괄수가제 급여항목) 의료공급량을 정부가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술기 비급여 항목(800여개)에 집중한 사이, 도외시 했던 재료비 비급여(3000여개)가 모두 신포괄수가제도를 통한 의료감시 및 통제를 위한 것이었다.

■결국은 관치의료 : 관치의료의 실패에 책임지지 않는 정부
현재 치료재료의 급여화 방식에는 치료재료를 사용하기 위한 장비에 대한 보상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이는 요양기관의 재정악화로 이어지게 되며 결과적으로는 현실이다.

`뭉케어'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단어일지 몰라도, 이 단어로 비상대책위원회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우스꽝스럽지 않다. 잘못된 정책의 강행으로 의사의 미래, 국민의 미래를 뭉개버려서는 안 된다. 의사들은 배운 대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야 하고, 국민들은 책임감 없이 고갈된 재원을 충당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미 국민들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라는 미명으로 건강보험재정의 파탄ㅡ현행 체제로는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도 막기 힘들다ㅡ을 막기 위해 의료공급자들의 진료행태를 `통제'하려고 했다. 그 최종적인 피해는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그렇다. 바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는 환자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에게 날카로운 화살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

의료계,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또한 국민이 더욱 더 건강해지고 더 많이 보장받기를 바란다. 그러나 왜곡된 체계 위해서는 정치적인 구호요 거짓말이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일 뿐이다. 문재인 케어 정책은 모든 사항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의료계와 전면 재논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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