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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여! 도와 주소서
바다여! 도와 주소서
  • 의사신문
  • 승인 2010.04.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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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서울특별시의사회 고문>

▲ 이병훈 고문
바닷물은 매일 6시간 마다 두 번 들어오고 두 번 나간다. 그리고 하루에 50분 전후마다 물의 속도가 변하는데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물때는 1물에서 15물로 구별하며 7물에는 조수간만의 차가 제일 높고 물살이 빨라 오리다리가 부러진다는 왕사리, 조수간만의 차가 제일 낮고 유속이 느린 14물은 조금이라고 한다. 물이 차는 만조, 물이 나가는 간조 시간을 기록하여 지역 달력에 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6∼9물때를 사리 때라고 하며 물살이 제일 빠르고 1∼3물때는 수영하기 좋은 시기라고 한다.

2010년 3월26일 오후 9시22분경 물때는 3물 간조때 칠흑같이 어두운 밤,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급물살 지역에서 해군 정예부대 천안함이 갑자기 폭발소리와 함께 두 동강이 나면서 순식간에 침몰하여 가라앉았다.

순간적인 엄청난 폭발 충격 사고라 장병 모두 다 기절했으련만 그래도 혈기넘치는 잘 훈련된 군인들이라 구사일생으로 58명은 구조됐고 나머지 46명은 실종됐다.

해군 특수전 작전여단에 비상이 걸렸다. 18년간 UDT 교관 경력이 있는 베테랑 한 준위, 작전관은 “내가 가야 안되겠나” “내가 먼저 해야 따라 온다” 라고 하면서 잠수를 했다. “야! 앞이 안보여, 물살이 너무 세서 마스크가 떨어져나갈 정도야” 첫 번 잠수 후에 나오면서 하는 말이었다. 드디어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렵게 함수에 부표를 달았다. 하루에 2회, 3일째 제5차 잠수 후 한 준위는 유명을 달리했다. UDT의 전설,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 한 준위 영결식에는 국민들도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사나이다 강철의 사나이

나라와 겨레 위해 바친 이 목숨

믿음에 살고 의리에 죽는 사나이

나가자 저 바다 우리의 낙원

아 ∼ 사나이 뭉친 UDT

이름도 남아다운 수중 파괴대

운구가 나가기 직전 1000여명의 해병 장병들이 평소에 즐겨부르던 `사나이 UDT' 노래가 눈물과 슬픔, 한이 뒤범벅이 되어 울려 퍼지면서 또 한번 전 국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UDT 노래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은 UDT의 전설, 우리들의 영웅 한주호 준위의 삶과 인생 그 자체였다.

대형 폭발음과 함께 침몰된 천안함에 대하여 우리들은 이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깊고 검은 바다 속, 시속 7노트 이상 물개 허리 부러진다는 총알같은 거센 급류, 수온 2도 전후의 추운 바다, 앞이 안 보이는 칠흑같은 시야, 나쁜 기상조건, 잠수규범에 없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어려운 잠수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몸이 떨리고 기운이 없어졌다. 그리고 시리고 아픈 손마디 관절은 하루 이상을 휴식해야 하나 쉴 틈도 없이 매일 선체 인양작업과 파편 수거작업에 수고하고 있는 장병과 요원들을 위하여…. 바다여 도와주소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국제전문가 석학들이 모여서 원인분석을 하여 정확한 결과를 내도록…. 바다여! 도와주소서. 그 동안 뒷전에서 의혹을 조장한 사람, 헛소문을 퍼트리는 사람, 군사비밀을 캐내려고 하는 사람, 폭발사건에 대하여 비아냥거리는 사람에게 확실한 사고원인을 알릴 수 있도록…. 바다여! 도와주소서.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철통같은 경비를 하고 있는 모든 장병들에게…. 바다여! 도와주소서.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유명을 달리한 우리들의 영웅들을 돌보아 주시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바다여! 항상 도와주소서.

이병훈<서울특별시의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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