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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 가족 동반 야유회
천리포수목원 ; 가족 동반 야유회
  • 의사신문
  • 승인 2017.11.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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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덕 환 금천구의사회 총무이사

금천구의사회는 매년 가을 의사회원과 가족들을 동반한 야휴회를 다녀오고 있다. 야유회를 안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본사람은 없을 정도로 갔다오면 또 가게되는 그런 묘미가 있고 친목도모에 큰 도움이 된다. 금년 야유회는 태안반도의 천리포 수목원을 가기로 하였다. 일반 수목원은 보통 내륙의 깊숙한 산자락에 위치하는데 이 수목원은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였다. 게다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식물종(1만5600여종)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천리포수목원은 만리포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지명의 유래가 특이하다. 만리포사랑이라는 노래로 유명한 만리포는 조선시대 명나라 사신이 수중만리길 무사히 귀국하라고 생긴 지명이며 그 옆에 있어 천리포라고 하였다고 한다.
20만평의 바닷가에 있는 이 수목원은 2000년 국제수목학회에서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이에서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에 선정되었다.
그런데 이 수목원을 푸른 눈의 외국인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1945년 광복 후 칼 밀러라는 미국인 중사가 한국에 오게 되었는데 한국의 자연과 문화에 매료되어 전후에도 한국을 떠나지 않고 귀화하여 민병갈이라는 한국이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그는 만리포 해수욕장을 자주 다니다가 딸 시집을 위해 돈이 궁하던 시골 농부의 부탁을 받고 4500평의 땅을 사게 되었다. 그러다가 공공수목원을 만들 결심을 하고 주변의 땅을 매입하여 나무와 풀을 심기 시작하였다.

그는 본격적으로 식물연구를 하며 외국 학회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하였고 희귀종을 발굴하고 심고 키우면서 81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모든 정렬과 노력을 다 쏟아 부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여 가니 서해안 풍경이 시원하게 보이면서 수목원에 도착하였다. 천리포 수목원은 미리 단체해설을 예약하면 해설사가 1시간정도 같이 수목원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식물에 대하여 설명을 해준다. 전문 해설사의 말을 들으니 사전답사 때 대충 보았던 여러 풀과 나무들이 새로이 보였다. 연못가에 자라는 낙우송은 잎이 떨어질 때 잎모양이 새의 깃털 같다고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나무 주변에 돌출된 수십개의 기근은 공기중에 돌출된 뿌리라고 하는데 그 모양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보여 신기하였다.

닛사라는 나무는 나뭇가지가 밑으로 뻗어 텐트모양으로 되어있다. 잎이 무성할 때 연인들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밖에서 안보여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나무라고도 한다. 그 외에 각종 목련나무, 희귀종 식물, 멸종위기 식물들을 해설을 곁들여 보니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해변을 따라 조성된 나무테크 길을 걸으며 해변 너머로 보이는 넓은 바다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이며 막힌 속이 확 풀리는것 같았다. 해변너머로 작은 섬이 보이는데 섬의 모양이 닭벼슬같이 생겼다고 하여 낭새섬이라고 하며 썰물 때는 걸어서 들어 갈수도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암석원, 온실식물원, 민병갈 기념관 등 소소히 볼거리가 많았다.

천리포 수목원 탐방을 끝내고 버스로 해변가를 달려 백사장항으로 향하였다. 백사장항은 안면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작은 어항으로 포구를 따라  횟집과 해산물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대하철이라 작은 어선들이 항구에 줄줄이 매달려 있다. 그 중 바다가 훤히 보이는 횟집에서 회원들과 대하와 회를 먹으며 오전의 피로를 플었다.

식후에는 항구를 구경하며 백사장항의 유명한 명소인 `대하랑 꽃게랑 다리'에 올랐다. 이 다리는 백사장항과 건너편의 드니르항을 연결하는 다리이며 멀리서 보면 꽃게 모양이다. 그 위에 올라보니 대하잡이 어선들이 수시로 오가는 풍경과 탁트인 바다가 보인다. 새들이 때를 지어 배들과 모래사장과 항구 주변으로 날아 오르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푸른 바다, 쪽빛 하늘, 하얗고 긴 다리가 어우러진 모습이 그림같은 풍경으로 다가왔다.

작은 진료실을 떠나 탁트인 공간에서 여러 회원들과 보고 느끼며 공감하는 이 시간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깊어가는 가을 하늘과 익어가는 들녘처럼 더욱 친밀해지고 성숙해지는 회원들간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던 유익한 야유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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