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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심정지환자 심폐소생술로 생명구한 의사 사연 ‘훈훈’
[미담] 심정지환자 심폐소생술로 생명구한 의사 사연 ‘훈훈’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11.09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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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욱 관악구의사회 총무이사, 소방의 날 기념식 소방서장 표창

관악구의사회 서강욱 총무이사(사진, 사는기쁨이비인후과의원 원장)가 돌연사할 위기에 처한 시민의 귀중한 생명을 구한 공로로 표창을 받았다.

11월 9일(목) 오전 9시 관악소방서에서 ‘제55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서 이사는 운동을 하다 갑작스럽게 심정지된 시민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안전하게 119 구급대에 인계한 공로를 인정받아 관악소방서장 표창을 수상했다.

서 이사는 지난 6월 2일 오후 1시 20분경 여느 때처럼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원 근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반대편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러닝머신을 뛰던 한 장년 남성이 쓰러져 있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 남성이 죽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이사가 확인한 결과도 역시 호흡정지, 심정지 상태였다. 119를 부른 상태였지만 서 이사는 응급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함께 있던 헬스장 매니저도 서 이사의 지도아래 함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지 약 3분 정도 되었을까. 환자의 호흡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 이사가 보기에 완전히 자발호흡인 것 같지는 않았고 이마저도 다시 줄어들어 계속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이마에 땀이 흥건하게 맺혔지만 신경 쓸 겨를 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호흡이 조금씩 돌아왔다. 하지만 의식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고 맥박 체크도 불가능했다.

이렇게 서 이사는 119 구급대원이 오기까지 약 15분간 더 심폐소생술을 계속했고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당시 호흡은 규칙적으로 돌아왔으나 완전히 자발 호흡상태는 아니어서 구급대원에게 환자를 인계하고 상황을 지켜봤다. 구급대원이 DC shock 두 차례, 심폐소생술을 이어서 하자 환자는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결국 구급차로 이송됐다.

그 후 서 이사는 일상으로 돌아와 환자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고 며칠 뒤 환자가 건강하게 퇴원했다는 이야기를 보건소를 통해 전해 듣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 일은 워낙 긴박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환자를 보는 순간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 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 생각이 있었으면 아마 근처에도 가지 않았겠지요. 호흡과 심장을 체크하면서 환자를 보는 순간부터는 오로지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한 것 같아요. 다른 의사들도 비슷한 상황이 오면 대부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의사들 사이에서는 비행기나 기차 등 병원이 아닌 곳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해 닥터콜이 요청와도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 말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의사가 자발적으로 도움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나중에 환자가 잘못됐을 경우 책임을 뒤집어쓰거나 심지어 소송까지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서 이사도 이런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그저 오랜 트레이닝으로 “환자가 내 앞에서 죽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는 것을 몸이 기억해 본능적으로 나서게 됐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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