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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심근경색 사망률, 지방이 서울보다 3배 높아
급성심근경색 사망률, 지방이 서울보다 3배 높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10.1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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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심장학회, 지역별 격차 커…같은 정도 치료받더라도 1.47배나 증가

급성심근경색 환자 사망률의 지역별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급성 흉통 환자는 발병 시 신속하게 골든타임 내 심혈관센터에 이송돼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국내 환자들이 실제 도착하기까지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는 실정.

이러한 가운데 청주대 홍재석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통해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치료받은 국내환자 9만5616명의 발병 30일 후 사망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방 거주 환자들이 서울 등 대도시 환자들에 비해 사망률이 3배나 되며 같은 정도의 치료를 받더라도 1.47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이는 증상 발생 후 지역 내 심혈관센터에 늦게 도착하거나 심장동맥조영술이나 심장중재시술 등의 적절한 치료를 적게 받은 것이 사망률 증가의 원인이다.

대한심장학회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심혈관 환자 치료 접근성의 지역별 격차가 크다고 밝혔다.

이에 심장학회 심장학연구재단 미래정책연구소는 질병관리본부의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 등록사업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 심근경색증 진료적정성평가사업 분석 결과,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증상 후 응급실 도착 시간의 중앙값은 200분으로서 절반 이상의 환자가 치료 골든 타임 180분을 초과했고 신속한 운송수단인 구급차(119)를 이용해 도착하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즉, 응급 환자임에도 응급센터를 방문해야겠다는 자각이 늦고, 지역에 따라 응급센터 또는 심혈관센터 접근성이 나쁜 의료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지방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심혈관 중재(스텐트) 시술을 받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이 갖추어진 심혈관센터의 분포가 지역별로 편차가 있고, 특히 지방의 센터는 전문의료인력이 부족해 24시간 365일 응급시술을 시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방에 거주하는 급성 심근경색증환자들은 구급차 등을 통해 일찍 병원에 도착하기 어렵고 응급실을 방문해도 상시 적절한 시술을 받을 수 없어 권역심뇌혈관센터와 같은 대도시 센터로 전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급성 심근경색증 진료적정성평가사업에서도 첫 방문 병원에서 시술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된 환자의 30일 사망률이 직접 방문한 환자보다 60%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권역심혈관센터에 내원하는 환자는 전국 환자의 20% 미만이므로 지방의 대부분의 환자는 응급상황에서 국가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 자료에 의하면 급성심근경색증 치료 후 퇴원환자에게는 적절한 약물 투여 및 이차 예방을 위한 포괄적 심장재활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전국 심혈관 센터의 20% 이하에서만 심장재활치료 인프라가 존재하며 심장재활 가능한 병원에서도 30% 이하의 환자만이 이차예방을 위한 심장재활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0일부터 시행된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을 계기로 증상에 대한 홍보, 구급차 전원 시스템 확충 및 응급심혈관질환 사각지대의 의료 인력과 시설 현황 파악 및 질병 예방과 발병 후 재활치료를 망라한 국가보건종합계획이 수립 중이다.

대한심장학회 노태호 회장(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교수)은 지난 14일 정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국가 안전망이 효과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국민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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