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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는 국화·유럽식 조각정원에 가을정취 만끽
활짝 웃는 국화·유럽식 조각정원에 가을정취 만끽
  • 의사신문
  • 승인 2017.09.2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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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18〉- 벽초지 문화수목원

오색의 가을 국화 향연이 스며든 `온 가족 걷기 코스'

가을 향기를 즐기며 온가족이 함께 걸을 수 있는 코스를 고민 끝에 벽초지 수목원으로 정했다. 벽초지(碧草池) 문화수목원은 한국 정원의 미와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을 어우르는 공간을 만들고자 9년간의 노력 끝에 2005년에 개원됐다.

지금은 수많은 드라마와 광고가 이곳에서 촬영될 만큼 인기 장소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술관과 도자기 체험 등의 문화테마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 번에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벽초지 연못과 국화 축제가 어우러진 한국정원
아침 일찍 파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저 멀리 높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이 서로서로 경쟁하듯 가을 자태를 뽐낸다. 시골길로 접어드니 노랗게 익은 벼가 장관인 황금벌판이 나타나 우리를 가을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밭에서는 부지런한 농부들이 이른 아침부터 가을걷이 도리깨질을 하고 있다. 깨나 콩 타작을 하는 이런 시골 풍경이 얼마만인가.

고개를 굽이굽이 넘어 수목원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주차된 차량이 상당하다. 수목원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형형색색의 오색찬란한 국화와 푸른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광이 펼쳐진다. 예쁜 국화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사진 작품을 만들려고 다들 정신없이 분주하다. 천천히 둘러보니 별, 나비, 말 등의 모양에서부터 파리의 에펠탑 모양까지 다양한 국화 조각상들이 서있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하얀 꽃잎의 구절초를 비롯해 이름 모를 다양한 국화들이 우리를 맞는다. 그 모양도 다양하다. 동글동글한 공 모양의 국화, 꽃잎이 사방으로 뻗쳐나가며 강렬한 태양을 연상시키는 국화, 마치 활짝 웃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노란색 큰 국화까지. 이렇게 다양한 국화가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고요한 단풍길을 지나 벽초지 연못에 있는 파련정으로 향한다. 연못 너머 습지원에 늘어선 갈대와 나룻배가 만들어준 가을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특히 연못에 비친 나룻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저절로 시상이 떠오른다. 연못을 가로지르며 수련길을 걸으니 몇 송이 안남은 가련한 연꽃과 문어발처럼 뻗어나가는 줄기, 둥근 대접 모양의 잎들이 반긴다.

국화들이 늘어선 다온길 옆 잔디광장에는 소풍 온 어린이들과 선생님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아름다운 조각 공원으로 꾸며진 유럽정원과 미술관
정문을 지나자 분수대와 다양한 조각상들이 어우러진 유럽식 조각정원이 나온다. 양쪽으로 늘어선 조각상들의 호위를 받으며 한 발자국씩 천천히 전진하니 고대 그리스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중앙분수대를 배경 삼아 추억의 사진을 담고 자연체험학습장으로 향한다.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작고 예쁜 도자기 작품들을 바라보며, 만들기 체험을 하며 좋아했을 아이들의 밝은 미소를 떠올려본다. 한쪽에는 아름다운 분재들이 전시되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오래전에 사용하였던 농기구나 가구들이 늘어서 있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물방울가든, 체스가든, 음표가든, 허브가든을 차례로 둘러본다. 커다란 둥근 돌이 물의 힘으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모습에 어른 아이 모두들 신기해하는 모습이다. 유럽정원의 끝을 알려주는 은빛 자작나무들의 고고한 모습을 뒤로하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그린하우스로 들어선다. 나오는 길에 미술관에 잠시 들러 작품들을 감상하며 각각의 작품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다. 수목원 입구에 늘어선 은행나무들은 햇살을 받은 순서대로 양지에서부터 순서대로 물들어 가고 있다. 신비하게 나뭇잎 자체에서도 안에서 밖으로 조금씩 노란 옷으로 갈아입는 자태가 정말 아름답다.

TIP. 수목원은 천천히 걸어도 2∼3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도자기 만들기, 황토염색, 토분 페인팅 후 식물 심기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예약 필수)을 체험해보면 더욱 좋다. 수목원 내 카페나 식당에서 차와 식사를 할 수 있어 가족 단위의 나들이에 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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