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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 '터키' A장조 219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 '터키' A장조 219
  • 의사신문
  • 승인 2010.04.0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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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화려한 기교와 젊음의 힘 넘쳐


어릴 때부터 이미 능숙한 바이올린 솜씨를 보였던 모차르트는 바이올린을 위해 모두 8곡의 협주곡을 작곡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6번, 제7번과 소년시절에 작곡한 `아델라이데'는 아직까지도 그의 작품 진위에 대해 논란이 많이 있다. 19세에는 일명 `잘츠부르크 협주곡'이란 바이올린 협주곡 다섯 곡을 작곡하게 된다.

이 곡들은 당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 즉 이태리, 프랑스 또는 오스트리아와 같은 나라의 다양한 양식과 특징을 생생한 형태로 소화 흡수하여 모두가 독자적인 개성을 살린 바이올린 협주곡의 걸작들이다. 이중에서도 바이올린 협주곡 제5번은 수려함과 음악적 완벽함으로 최고의 작품으로 뽑히고 있다.

당시 이 바이올린 협주곡을 보고 명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잘츠부르크 궁정악단의 주자였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네가 자신의 능력을 옳게 평가하고 그 길로 정진한다면 아마 너는 유럽 제1의 명 바이올리니스트가 될 것이다.” 이를 생각하면 모차르트가 아버지 못지않게 바이올린 연주능력이 뛰어났음을 짐작 하게 한다.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은 앞의 바이올린협주곡 두 곡보다 약 3개월 늦게 완성되었는데 전체적인 구성은 앞의 협주곡과 비교해 볼 때 작품의 규모나 확실한 기법 또는 표현의 폭이나 예술적 가치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 협주곡 두 곡은 프랑스 바이올린 음악에 영향을 받아 작곡되었으나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부터는 처음으로 모차르트 자신의 독자적인 스타일이 강조되어 있다. 이 당시 모차르트가 이태리를 여행하는 동안 모국 오스트리아의 토양에 기반을 둔 협주곡 형태를 연구할 기회는 충분히 많았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비발디의 협주곡들이 널리 공연되었고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은 수많은 악장에서는 물론 협주곡과 독주곡 사이의 관계에서 두터운 규범을 마련하고 있는 터이었다.

바이올린 협주곡 제4번은 제3번에 이어 그해 10월에 작곡되었다. 이 곡을 작곡할 때 즈음 모차르트는 보케리니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구해서 참고로 하였으나 그만의 독자적인 개성이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다. 이 곡은 제3번과 다른 작곡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보다 단순해졌다는 것이다. 이전의 제3번의 경우 오케스트라와 독주악기가 대화와 경쟁을 반복하고 있는데 제4번에서는 오케스트라는 충실하게 반주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올린협주곡 제5번은 이른바 잘츠부르크 협주곡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걸맞은 명작으로서 규모 면에서도 크고 곡의 구성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기교상 가장 어려운 곡이기도 하다. 특히 제3악장 중간부에서 활발한 터키풍의 리듬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흔히 `터키풍' 협주곡이라고 불린다. 당시 오스트리아에는 터키 행진곡풍의 음악이 유행하고 있었고, 그래서 모차르트가 의식적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앞선 네 개의 협주곡은 프랑스풍의 우아한 표현이 특색으로 되어 있는데 이러한 프랑스적 색채가 엷어진 대신 독일적인 색채도 차츰 짙어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맑고 화려한 기교와 단아한 사랑스러움에 덧붙여 젊음과 힘이 넘치는 이 곡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중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이다.

제1악장 Allegro aperto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연주하면서 시작된다. 곧 바이올린 솔로가 짧지만 감미로운 아다지오 악절을 화려하게 변주를 하면서 다시 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린 솔로의 여러 가지 선율을 얹어가며 주제를 다시 연주하며 끝 맺는다. 제2악장 Adagio 서정적인 분위기로 솔로 바이올린이 노래를 하면서 실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같이 자잘한 움직임을 가진 정취의 짙은 뉘앙스 속에 감기게 된다. 제3악장 Rondeau Tempo di minuetto 서주에 이어 재빠른 리듬을 솔로가 연주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터키풍의 반음계적인 음형이 나타나면서 솔로가 화려하게 이를 받아 유머스럽고 우아하게 미뉴에트 풍의 노래를 한다.

■들을만한 음반 : 아르투르 그뤼미오(바이올린), 콜린 데이비스(지휘), 런던심포니(Philips, 1961); 안네 소피 무터(바이올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DG, 1978); 기돈 크레머(바이올린),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지휘), 빈 필(DG, 1984)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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