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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첫 `1박 산행'…동료들 덕에 무사히 마쳐
한여름 첫 `1박 산행'…동료들 덕에 무사히 마쳐
  • 의사신문
  • 승인 2017.09.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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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산악회, 백두대간 산행기(우두령부터 부항령까지)
강승민 서대문 고려안과의원장

지난 설악산 공룡능선산행이 등산로 폐쇄와 날씨 관계로 연기된 후, 백두대간 일박 이일 산행공고가 났을 때 개인적으로 처음 가는 1박을 하는 산행이라 경험도 없고 준비도 어찌해야할지 몰라 참석을 망설였지만, 같이하는 산행의 즐거움에 참여를 결정했다. 그 후 날짜는 흘러 출발일인 22일 토요일이 됐다.

토요일 1시까지 진료를 마치고 병원앞에 있는 과일가게에서 유동식 대용으로 천도 복숭아를 사서 집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했다. 배낭에 3일 전에 냉동실에 넣어 얼려두었던 1리터 물통과 500cc 생수를 비닐에 싸서 넣고, 속옷과 반바지 바람막이 그외 옷들을 여유 있게 준비하여 따로 따로 비닐에 싸서 챙겨 넣었고 팬라이트 하나를 비상용 렌턴 대용으로 챙겨 넣고, 준비한 천도복숭아와 에너지바 3개를 챙겨 넣어 준비를 마친 후 출발모임장소인 압구정동 하누채로 출발했다

하누채에 가니 벌써 네 분이 도착해 계셨고, 10명의 산행 참가자가 다 모여 저녁 식사를 마치고 출발약속시간인 7시에 미니버스에 올라 우두령 민박집으로 출발했다. 전용차선으로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대전 영동을 지나 황간에서 고속도로를 나와 국도로 진입했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생수 500cc 두 병과 이온음료 500cc 한병 등 필요한 준비물을 보충했다. 황간에서 김천 무주쪽으로 방향으로 약 1시간 남짓 2차선 시골 국도를 달려서 우두령삼거리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민박집에서 마중 나온 차로 옮겨 타고 민박집에 도착했다.

간단히 정리하고 민박집사장님이 내어주신 막걸리와 증류주 등을 맛보고 6명은 3층에서 운전기사포함 5명은 2층에 나뉘어 다음날 산행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민박집에서 차려주신 재첩국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준비해주신 주먹밥과 오이를 챙겨 넣고 출발했다. 민박집 차로 우두령 삼거리에 주차해둔 버스까지 갔고 거기서 버스로 산행시작점인 우두령에 도착했다. 이번 백두대간산행인 우두령부터 부항령까지의 출발지인 우두령에 예정된 6시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정비한 후 산행을 시작했다.

우두령에서 석교산 까지의 1시간 좀 넘는 산행은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은 날씨에, 길은 오르막길에 수풀이 약간 우거져 있는 좁은 산길이었다. 10명이서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고 단체로 움직이는 산행으로 우리가 석교산까지 가는 동안 만난 사람도 없는 한적한 산행이었다. 석교산 정상 도착까지 이정표도 없었고, 정상에서 작은 돌로 된 비석(석교산, 1207m)으로 겨우 석교산 정상임을 알 수 있었다.

석교산에서부터 이름모를 봉우리들을 넘고 넘어서 삼도봉까지 가는 길은 삼도봉 밑에 황룡사와 갈라지는 사거리 이정표가 나올 때 까지의 산행은 밀림을 헤치고 나가는 길로서 그 사이 이정표도 없고 그냥 길따라 밀림도 헤치고 하나의 봉을 지나고 좀 지나면 또 수풀이 우거진 밀림이 나오고…. 또 지나고 이런 길로 오르막 내리막을 가다보니 조금 지루하고 한산하며 이정표도 없어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 불안한 산행이었지만 같이 가는 동료가 있어 덜 불안했다. 군데군데 주황색으로 하늘을 보고 예쁘게 피어 있는 하늘나리꽃, 원추리꽃등 자주 보지 못했던 색이 고운 꽃들이 있어 수풀을 헤치고 나가는 산행에서의 조그만 즐거움을 주었다.

석교산과 삼도봉 중간쯤에 가파른 암벽이 나오는데 경사가 거의 7∼80도는 되는 심한 암벽에 밧줄도 매달려있어 이번 산행에서 가장 긴장되는 암벽등반 길이였다.

황룡사와 해인리와 삼도봉으로 가는 사거리 이정표에서 삼도봉을 올라가는 길은 비교적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흙과 나무로 만든 계단식의 오르막길이며, 그 계단을 올라간 후 만나는 오솔길을 따라 10∼20분을 가니 평탄한 곳이 나와서 잠시 “이곳이 삼도봉인가?”하고 착각했는데 그곳은 삼도봉 5구역 이였고 계속해서 10분정도를 더 가니 이번 산행에서 가장 이정표가 잘 되어있고 산의 정상임을 확실히 꾸며 놓은 삼도봉 정상이었다.

그곳에서 지도도 보고, 사진도 경북, 충북, 전북의 삼도를 담아 각각 방향으로 찍고 널찍한 정상 평상에서 모두모여 식사를 했다. 정상에서 비가 조금씩 와서 다들 정비를 다시 하고 식사 후 10명의 인원이 선발 5명과 후발 5명으로 나누어 삼도봉에서 부항령까지 8km의 산행을 시작했다.

비가 조금씩 오는 가운데 삼도봉에서 약 30분가량 내려가니 해인리와 아랫마리와 부항령으로 가는 사거리에 이정표가 있는데 지도상으로는 사거리지만 실제 길 모양이 거의 삼지창 모양이라 중간길로 가야 부항령으로 가는 길인데, 자세히 보지 않고 그냥 직진하면 부항령이 아니라 아래마리 쪽으로 빠지기 쉬운 모양의 길이여서 후발대가 올 때까지 가다려 다같이 길을 확인하고 출발했다.

다시 한번 이번 산행은 이정표가 거의 없고 있어도 헷갈리게 되어 있어 길을 잃고 잘못되는 것에 대한 무서움과 먼저 간 산악인의 리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세삼 깨닫게 되는 산행이었다. 지리한 산속 오솔길을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면서 밀림지역을 지나고 중간에 엄청 심한 밀림을 지나고 올라가다 보니 수풀밀림이 너무도 심하여 산행이 불가능한 부분은 다행히 나무로 다리를 만들어 놓아 산행을 계속 할 수 있었다.

그 오르막길로 박석산 정상에 올라보니 정상이라는 것이 수풀로 둘러싸인 약 2평정도의 땅에 판자로 박석산 1170이라고 써 있어 아차하면 모르고 지나치기 쉬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판도 판자로 마치 누가 임시로 써 놓은 것 같은 표지여서 그래도 제법 큰 산의 정상인데 그 표식이 너무 허접함에 좀더 관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곳을 지나 밀림 같은 수풀과 한적한 산중 오솔길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가는 중에 그래도 능선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산행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한참을 가다가 큰 오르막에서 잠시 쉬면서, 아마도 백수리산 정상으로 가는 오르막이라고 추정하고 힘을 내서 정상을 지나는데, 정상표식도 없고, 뒷편으로 조금더 큰 봉우리가 보여 아직 백수리산이 도착하지 않았음을 알고 속은 기분으로 다시 오르니 거기가 백수리산이었다. 백수리산 정상은 조그만 비석으로 백수리산이라고 되어 있어 삼도봉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정상표식이 괜찮은 산이었다. 그 이후로도 여전히 길은 산길 오솔길이었고 백수리산 이후에는 수풀밀림이 적어서 수풀을 뚫고 가는 어려움은 많이 줄었다.

백수리산에서 4∼50분을 내려와 산행이 8시간을 넘어가자 슬슬 왼쪽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마지막 부항령을 2.4km남겨둔 거리의 이정표에서 이름 없는 봉우리를 뚫고 가는 길과 옆으로 가는 두 갈래길에서 수평으로 가는 길로 해서 내려와 부항령을 800M 남겨둔 지점에서 왼쪽 무릎 통증으로 같이 가던 네 분을 먼저 보내고, 쉬었다 걸었다 하면서 마지막 내리막길을 내려와 부항령에 도착했다.

부항령에서 차도로 내려가는 길과 거기서 다시 덕산재로 올라가는 길로 나뉘어진 부항령 비석이 있는 곳에서 내가 딴 길로 빠질까봐 먼저 내려갔던 네 분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부항령에서 차도까지 600M를 삼도봉에서 함께 출발했던 5명이 같이 내려왔다.

처음 하는 1박2일의 산행이었고 여름이라 수풀도 우거져서 새로운 여름산행의 어려움을 알게 된 산행이었으며, 토시도 준비 못하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동료들과 같이하는 산행이라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

내려와서 버스로 식사하는 식당 민박집에서 씻고 가져간 옷으로 갈아입고 뽀송뽀송하게 후발대가 올 때까지 맥주와 소주와 삼겹살을 먹고 마시고 곧이어 도착한 후발대와 다 같이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무사히 서울로 돌아왔다.

백두대간산행은 저에게는 늘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많고 기대도 되는 산행이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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