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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재인 케어' 향후 큰 파장 우려, 박창일 명지춘혜병원 명예원장
[인터뷰] '문재인 케어' 향후 큰 파장 우려, 박창일 명지춘혜병원 명예원장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08.2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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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보장성 강화, '경증질환 위주'로 추진시 의-정-국민 모두 손해"
박창일 명지춘혜병원 명예원장

“정부가 최근 발표한 ‘문제인 케어’의 충격파는 마치 의료계에 핵폭탄이 떨어진 것과 같다. 향후 심각하고, 엄청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박창일 명지춘혜병원 명예원장(전 연세대 의무부총장겸 의료원장).

박 명예원장은 오늘(29일) 정오 명지춘혜병원 1층 로비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년 동안 명예원장으로서의 활동상과 '문재인 케어' 및 '재활난민 해소를 위한 재활병원 활성화' 등 의료 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특히 박 명예원장은 ‘문재인 케어’와 관련, “의료계의 상황이 매우 크게 변할 것이다. 이로 인해 의료계 인사들의 걱정이 많다. 비급여로 지탱해온 병원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그만큼 문닫는 병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박 명예원장은 “그러나 정부가 (상의 없이 문재인 케어를 막무가내로 추진) 의료계를 초토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이는 의료계가 살아야 '문재인 케어'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새 정부에 대한 한가닥 믿음을 드러냈다.

박 명예원장은 “정부가 추진한 ‘4대 중증질환_5% 부담’ 정책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판단한다. 결국 새 정부가 '문재인 케어'를 ‘중증질환 위주’로 추진하면 ('4대 중증질환' 정책추진과 같이) 의료계도 살고 국민도 혜택을 보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포퓰리즘적인 차원에서, '병실 차액' 측면이나 '감기 등 경증질환' 위주로 몰입한다면,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아마, 의료계는 매우 힘들어 지고 국민들의 혜택도 크지 않을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 또한 매우 힘들어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명예원장은 “오는 2026년이면 우리 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현재의 건강보험체계 아래에서도 무려 128조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질환을 보험으로 카바하겠다고 하면 과연 그 모든 재원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정부에서 잘 생각해 추진해야 한다. 이 역시 새 정부가 신중하게 판단, 추진할 것이라 기대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이외에도 박 명예원장은 ‘정부의 재활의료기관 지정 운영 시범사업’과 관련, “재활병원 활성화는 재활난민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명예원장은 “재활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입원 3개월이 지나면 타 병원으로 옮겨가야 하는 불편함을 안고 있다. 이유는 입원체감제로 3개월이 지나면 입원비가 대폭 삭감되기 때문에 병원은 환자를 퇴원시켜야하고 환자는 타 병원으로 입원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환자는 충분히 치료받지 못하고 병원을 전전하여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즉, 한 병원에서 3개월만 입원하고 퇴원하게 되면 환자는 기능을 회복해야 하는 시기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해 장애가 고착되게 된다. 3개월 이상 입원하는 환자가 많게 되면 재활병원은 삭감으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제대로 된 재활병원이 많이 생기지 않고 재활난민이 계속 생겨나게 된다.

재활난민을 야기하는 제반 문제점들을 알게 된 국회와 정부는 이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재활병원 종별분리를 통해 재활환자들의 질병상태에 따른 제도개선을 하고 재활난민을 해결함과 동시에 재활병원의 어려움을 해소하려 했다. 그러나 직역간 의견차이로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명예원장은 “재활병원 종별분리를 하면 재활환자의 질병특성에 맞게 제도적인 보완을 하여 재활환자들의 입원치료 기간의 연장과 한시의 기능적 상태에 따른 맞춤식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어 재활난민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항목의 조정과 추가로 재활병원의 어려움을 해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명예원장은 “이렇게 되면 민간재활 병원들이 많이 세워져서 장애인들에게는 치료의 선택폭이 넓어지게 되고 현재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노인재활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 명예원장은 “재활병원 종별분리가 진행이 안 되는 현 시점에서 이번 정부에서 진행하려는 재활의료기관 지정 운영 시범사업은 재활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동시에 재활병원 종별분리와 재활난민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정책이기에 적극 동참하고 건의하며 협조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박창일 명지춘혜병원 명예원장<사진 오른쪽>과 장성구 원장<사진 왼쪽>의 기자간담후 모습.

한편, 박 명예원장은 취임 1주년에 대한 소감을 묻자 “명지춘혜병원에 온지 딱 1년이 됐다. 지난 1년 동안 병원 직원들과 동화, 병원 시스템 개선 노력 그리고 더좋은 병원을 만들기 위한 병원상황 파악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리고 외부와의 커넥션이라는 역할도 수행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밝혔다.

‘대형 병원에서만 근무하다 말년에 작은 병원에서 근무, 어려움이 있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박 명예원장은 “개인적으로 해피하다. 너무 좋다. 무엇보다 (경영적인) 스트레스가 없어서다. 특히 장성구 명지춘혜병원장이 경영을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잘하는 원장) 뒤에서 훈수만 두면 된다.”고 말했다.

박 명예원장은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의사는 결국 환자를 진료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10년이 훨씬 넘게 병원 경영자로 지내다가, 이제 순수한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새삼스레 '환자와의 교감'이라는 재미를 맛보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연세대학교 법인 이사로 외부 활동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명예원장은 명지춘혜병원 지속 발전 계획과 관련, “명지춘혜병원은 수년간 폭발적으로 발전, 현재 성장의 끝까지 왔다는 생각이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스페이스가 필요하다. 즉, 현재 규모 보다 최소 2-3배 더 큰 스페이스가 필요하다. 이에대해서는 최고 경영자께서 나름대로 계획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장론을 외치는 내 자신은 선천적으로 '성장 DNA'를 갖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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