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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의 차<4>
스바루의 차<4>
  • 의사신문
  • 승인 2010.03.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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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4륜 구동의 과장과 기만

 

상시 4륜구조(AWD)는 예상보다 많은 종류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벤츠의 4matic과 아우디의 쿼트로 정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유럽에서는 많은 변종이 있고 여러가지 아이디어로 별 궁리를 다 해본 것을 알 수 있다. 4바퀴에서 트랙션이 다 나온다면 확실히 유리하다. 마른 도로에서는 한계 상황에 잘 진입하지 않을 것이다.

상시 4륜의 구조는 어떤 것일까? 앞차축과 뒷차축에는 차동장치가 있다. 엔진이 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앞축과 뒷차축에는 다시 추진축이라고 부르는 긴 막대가 있다. 그래서 4바퀴가 돌아간다. 그런데 앞축과 뒷축의 속도가 어떤 이유가 발생해서 맞지 않는 상태가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해결책은 중앙차동장치(central differential)를 붙이는 것이다.

앞뒤 차축 사이에 차동기어가 하나 더 있다. 그러면 앞뒤 바퀴의 회전력 불일치는 해결된다. 이렇게 만들어야 간신히 제대로 된 상시 4류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차는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4바퀴가 다 땅에 달라붙은 느낌으로(일부 사용자들은 레일위에서 달리는 것처럼 단단한 느낌이라고 평한다) 달릴 수 있다.

이런 즐거움의 댓가는 복잡성과 동력손실이다. 우선 1개면 될 차동장치가 3개가 됐으며 이들은 차의 중앙과 후륜에 하나씩 들어간다. 그리고 차측과 기어의 동력 전달은 100%가 아니므로 약간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아주 타이트한 주행을 좋아한다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코너링이나 언덕 오르기에 있어서는 탁월한 효과가 나온다. 〈그림〉

그렇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남아 있다. 차동장치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좌우의 임밸런스가 심해질 때 발생하는 문제는 앞뒤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네 바퀴가 다 트랙션을 잃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혀 사륜구동의 장점이 없는 상황이다. 문제의 발생은 간단하게 일어난다. 앞의 한 바퀴가 헛돌면 동력이 전달되지 않고 앞뒤로 연결된 차동장치가 충실하게 동작해서 뒷축으로도 전혀 동력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이 문제를 엔지니어들이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Self-locking differentials 이나 Limited Slip Differentials이라는 장치를 개발했다. 그림에 보이는 장치가 40여년전에 개발된 가장 원시적인 장치다. 비스코스 커플러 또는 댐퍼라고 부른다. 밀봉된 깡통같은 구조에 두 개의 차축이 디스크를 매체로 서로 마주보며 돌고 있다. 처음에는 이 장치가 중앙차동장치를 대신했다.

정상적인 속도에서는 아주 약하게 결합되고 앞뒤의 속도 차이가 많이 발생하면 디스크사이의 유체의 점성이 급 증가하여 앞뒤 바퀴는 결합이 증가한다. 비스코스커플러라는 이름의 이 장치는 사실 상시 4륜이 아니다(그런데도 상시 4륜처럼 광고됐다. 좋게 말해도 약한 4륜이라고 해야 한다). 소비자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문헌들도 메이커의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는다. 아주 저렴하고 간단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저가의 4륜구동에서는 많이들 사용했다. 그러나 고급차라고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란보르기니 디아블로 VT, 포르세 993/996 Carrera 4와 Turbo, 볼보 850 AWD 그리고 요즘의 란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란보르기니의 수퍼카는 후륜으로 달리다가 앞바퀴의 슬립이 일어나면 커플러가 잽싸게 슬립이 일어난 앞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슬립이 없어지면 슬그머니 역할이 없어지는 것이다. 광고는 물론 상시 4륜이라고 되어있다.

세팅에 따라 승차감은 아주 좋은 것부터 극악하다고 하는 것까지 마음대로라는 것이 이 방식의 특성이다,

몇 백에서 몇 천만원이 비싼 상시 4륜의 수준은 처음에는 이 정도 수준이었다. 그 다음에 나온 것이 4륜구동의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토센기어였다. 다음 번의 주제다.

이런 이야기를 지루하게 적는 것은 사륜구동이라는 표제가 얼마나 과장됐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며 4륜이라는 표어에 현혹되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기 위한 것도 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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