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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급여화 정책에 의료계 의견 실종…실망과 분노”전국시도의사회장協, 정책 일방 추진되면 국민 건강권 위해 적극 대항할 것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08.10 16:06

모든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계획에 의료계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회장·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가 강한 우려를 나타냄과 동시에 해명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10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완화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한다는 기본 정책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협의회는 “대한민국의 세계 최고 의료 수준은 저수가에도 불구하고 고군분투한 의사들의 희생과 헌신 때문임에도 이에 대한 보상은커녕 원가보장도 안되도록 설계된 신포괄수가제마저 시행하려 한다”면서 “또한 재정절감의 명목으로  진료비 심사 강화나 예비 급여를 통한 수가 인하 저의까지 함축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도가 시행되면 저질 의료와 의료기관의 경영 압박으로 인한 도산이 예상되기 때문에 건강 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의료인의 또 다른 희생을 통해 성취하려 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협의회는 또 보장성 강화에 앞서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 선결과제임을 강조했다. 전면 급여화를 실시하면 진입 장벽이 붕괴되어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1차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경영 위기를 초래하여 대한민국 의료 체계는 붕괴될 것이 예상되기에 의료전달체계를 통해 각 의료기관 간 고유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보건의료 정책의 기본이 의료의 질을 보장하고 의료 기술의 발달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협의회는 “정부가 신의료기술 도입과 급여화를 우선한 후에 총괄적인 관리 감독을 하겠다는 것은 전문가의 진료권과 환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의료 기술의 발달을 저해할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선심성 정책의 강행보다 국민 건강을 위한 양질의 의료 서비스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급여 항목의 전면 급여화가 필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협의회는 “정부와 언론은 전면 급여화 정책발표 전에도 2020년 건강보험 적자를 예측했는데 이러한 사실이 갑자기 변경된 사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면서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추계를 정확하게 발표하고 현 정부 5년이 아닌 향후 10년간의 의료비 추계와 재정 투입 방법을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발표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철저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시행하는 선심성 정책은 건보 재정 부실만 초래할 뿐이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장성 강화정책에 재정확보 대책이 실종된 것에 대한 우려와 국민이 부담해야 할 건강보험료 인상은 물론 국고지원액을 늘리기 위한 추가 증세를 확실하게 발표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비급여 항목의 전면 급여에 따르는 충분한 재정을 먼저 확보하고 보장성을 강화하라”면서 “그 부담을 우리 의료인에게 지워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비급여 항목의 전면 급여화로 인해 대형 실손 보험사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고 국민에게는 막대한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협의회는 “급여화에 따른 반사 이익을 재벌 보험사가 아닌 국민에게 돌려주거나 의료 수가 정상화에 돌려야 한다”면서 “정부가 발표한 공보험과 사보험 간의 확실한 연계 입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급여화 추진은 보류 또는 중단돼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재벌 보험사와 현 정부의 유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급격한 보장성 강화로 인한 의료의 하향평준화와 양질의 의료를 제공받고 싶은 국민들의 욕구를 막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협의회는 “실손 보험이 생긴 계기와 3500만 국민이 가입한 것은 좀 더 좋은 의료를 받고 싶어하는 국민들 여망의 산물”이라면서 “이를 국가가 억제하는 일은 민주 사회에서 있을 수 없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효성과 학문적 근거가 입증되지 않은 대체 의료, 한방 의료에 대해 급여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며 “필수의료에 한해서 급여화를 해도 국민이 부담할 비용이 너무 크다. 보험재정의 악화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국민 건강에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3차 상대가치 개편 또한 정부의 추가 재정투입이 돼야 하고 의사 사회의 분열을 초래하는 정부의 정책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협의회는 “문재인 대통령은 의료계가 비보험 진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정상적 운영이 가능한 보험수가 보장을 약속했지만 의료공급자의 중심에 있는 의사들의 의견이 전혀 수렴되지 않은 정책 발표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향후 적정한 보험수가를 이행하려면 의사단체와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협의회는 “만약 정부가 우리가 지적한 제반 문제점에 대한 개선, 보완 없이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 강행한다면 향후 13만 의사회원들의 뜻을 모아 국민 건강권의 사수를 위해 모든 역량과 방법을 동원해 적극 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준열 기자  junjunjun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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