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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프 하이든 '천지창조' 작품번호 Hob XXI:2
요세프 하이든 '천지창조' 작품번호 Hob XXI:2
  • 의사신문
  • 승인 2010.03.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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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의 찬가를 위한 '마지막 혼신'

하이든은 교향곡과 현악사중주 등 실내악 외에도 종교음악에도 적지 않은 작품을 썼다. `천지창조'는 그가 1791년과 1794년 2회에 걸쳐 영국을 방문했을 때 헨델의 `메시아'를 듣고 감격하여 말년인 64세에 작곡한다. `천지창조'의 대본은 죤 밀톤의 실낙원과 구약성경의 창세기를 소재로 하여 영국의 시인 리들리가 헨델을 위해 쓴 것을 인용하였다. 이 말년의 걸작은 그의 음악 일생의 총결산이 되었다.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헨델의 작품과 달리 기악 부분에서 하이든만의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 하이든풍의 정취가 곳곳에 풍기고, 하이든 특유의 친숙하기 쉬운 아름다운 멜로디로 그의 특색을 잘 표현했다. 아리아는 화려하고 기교적인 이태리 풍과 간결 소박한 매력이 있는 독일 민요풍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내용은 천지만물을 창조한 조물주를 찬미한 것으로 신교도 정신을 가진 조물주의 권위를 찬양하고 있다.

말년에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가로부터 장기간의 근무에 대해 연금과 함께 안식년을 받아 1790년 12월 15일 음악회 매니저인 잘로몬을 따라 런던으로 여행을 떠났다. 런던은 하이든을 대대적으로 환영, 연주회는 성황이었고, 옥스퍼드 대학은 그에게 명예 학위를 수여했다.

영국에서 귀국한 후 오라토리오를 쓰기로 마음먹은 하이든은 “신이시여! 신의 영광을 위하여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저에게 마지막 힘을 주소서”라고 매일 기도하며 이 작품에 모든 정성과 심혈을 기울였다. 비엔나 상류층 사교모임인 기사 연합회의 주선으로 1798년 4월 시바르쯔베르크 궁정에서 이 위대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가 초연되었다. 초연의 성공은 대단하였다. `천지 창조'는 현존하는 오라토리오 중 최대 걸작이라고 모두 극찬하였다.

1808년 `천지창조'가 연주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하이든도 물론 참석하였다. 당시 그는 매우 늙고 병약하여 자기 의자를 끌어당길 힘조차도 없었다. 연주가 끝난 다음 감격한 청중들은 모두 기립하여 하이든에게 갈채를 보내고 환호하였다. 하이든은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 작품은 내 것이 아니라 위에 계신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입니다. 오직 은혜로 된 것이지, 내 작품이 아닙니다.”

말을 마친 하이든은 의자에 앉다가 실수로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혼절하였다. 결국 이 말은 마지막 말이 되었다. 그로부터 갑자기 병상에 눕게 된 하이든은 이듬해 1809년 5월 26일, 가족을 모두 모아놓고 자신이 애용하는 클라비어 앞에 앉아 자작의 국가 `황제 찬가'를 친 이후 급격히 병세가 나빠진다. 마침내 5월 31일 사망한다.

곡의 구성은 3부 34곡으로 합창과 함께 3명의 배역이 각각 천사 가브리엘과 이브, 천사 우리엘, 천사 라파엘과 아담을 담당하고 있다. 제1부 천지창조의 제1일부터 제4일까지 제1곡에서 제13곡까지이다. Largo로 창조전야의 혼돈 상태를 나타내는 서주가 연주되며, “태초에 신은 천지를 창조 하시도다.”로 시작하여 빛, 하늘, 물, 바다, 산악, 강, 시내, 초목 창조를 노래한다. 제4일까지를 의미하는데 “하늘은 신의 영광을 말 하도다”라는 유명한 합창이 벌어진다. 제2부 창조역사의 제5일과 6일로 제14곡에서 제28곡까지이다. 물고기와 새, 곤충과 동물 그리고 인간을 창조하기까지를 묘사하고 있다. “모든 것이 주를 우러러 보도다”로 시작하여 창조의 위업을 찬양하는 웅대한 할렐루야 합창이 벌어진다. 제3부 낙원 에덴동산의 정경과 아담, 이브의 속삭임으로 제25곡에서 제34곡까지이다. 낙원의 정경을 묘사했으며 아담과 이브는 신을 찬미한다. “…우리들은 영원히 신을 찬미한다… 주의 찬미는 영원히 다함이 없으리…” 마지막에는 “아멘”이 드높이 울려 퍼지면서 전 곡이 장엄하게 끝을 맺는다.

■들을만한 음반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군둘라 야노비츠(소프라노), 프리츠 분델리히(테너), 디히트리 피셔디스카우(바리톤), 크리스타 루드비히(알토), 베를린 필(DG, 1968); 르네 야콥스(지휘), 율리아 클라이터(소프라노), 막스밀리안 슈미트(테너), 요하네스 바이저(베이스), 리아스 쳄버합창단, 프라이부르크 바로크오케스트라(Harmonia Mundi, 2008); [DVD] 리카르도 무티(지휘) 루치아 폽(소프라노), 프란시스코 아라이자(테너), 사무엘 래미(베이스), 올라프 베어(바리톤), 빈 국립오페라 합창단, 빈 필(Arthaus, 1990)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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