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의사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을 위해 `의학 멘토링 캠프'를 열어 화제다. 실제 의료 현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의대 진학 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한 이번 캠프는 병원이 아닌 학생이 주축이 돼 진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멘토링 캠프를 기획, 추진한 팀 비타(team vita)의 박현진〈사진 우〉, 조승원 팀장〈사진 좌〉을 만났다.
박현진 팀장(한양대의전원)은 “진료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봤지만 의대생으로서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걸 고민하다가 교육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단순히 병원 라운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간접적으로 의대생의 삶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캠프는 성동구 지역 내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생, 한양대 동문 자녀 등 총 28명을 대상으로 3일간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수술실 들어가기 △Suture&Tie △신경학적 진찰 △응급처치의 기본 △환자의 죽음·고통 △의료윤리 △카데바 참관 △진학 멘토링 등의 주제로 구성됐다.
박 팀장은 "눈으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의대생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의사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선배님들을 모셔서 강연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조승원 팀장(한양의대)은 "현실적으로 의대 진학이 쉽지는 않은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전략적으로 의대 입학에 접근할 수 있는지 현직 고등학교 교사를 섭외하기도 했다"며 "프로그램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캠프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뒤늦게 참가를 희망해 학교 측으로 문의한 학생들도 많았다.
조승원 팀장은 “캠프를 통해 진짜 의사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마음먹은 학생도 있고 오히려 의대보다는 공대가 적성에 맞는다고 결정한 학생도 있었다”며 “자신의 진로를 찾아간다는 취지에 걸맞았다”고 자평했다.
박 팀장도 "부모가 의사라고 하더라도 직업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캠프를 위해 일시적으로 결성된 `팀 비타'는 의대·의전원의 본과 3학년을 주축이 돼 14명으로 이뤄졌다. 캠프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한양대 85학번 동문들의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조 팀장은 “`한양대 85 동기회'로부터 3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또 언론사에 계시는 선배님이 학생 모집에 도움을 주시기도 했고, 개원하고 있는 선배님은 실험재료를 구매해서 택배로 보내주시기도 했다. 카데바나 기자재, 교실 등은 대학 측의 지원으로 무료로 빌릴 수 있었다”며 “선배님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7∼800만원 이상 필요했을 텐데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함께 했던 팀 비타 친구들은 2주간의 방학 중에 절반을 캠프를 위해 힘써줬다.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의대에 와서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번 의학 멘토링 등이 학교 차원에서도 우수한 학생을 뽑을 수 있는 계기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조 팀장은 “학생들을 보면서 과거 내가 고등학교를 얼마나 열정적으로 다녔고, 무엇을 고민했었는지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부끄럽지 않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팀장도 “처음 시작할 때는 불안, 두려운 마음이 컸는데 막상 우리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며 “여타의 봉사활동과 달리 이미 짜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 손으로 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