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정상 하산 중 빙판에 미끄러져 큰일날 뻔
안개 속 정상 하산 중 빙판에 미끄러져 큰일날 뻔
  • 의사신문
  • 승인 2017.08.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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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산악회, 서의산 훈련팀 해외 산행기 〈하〉
최승일 서울시의사회 섭외이사

식사도 하고 온천도 하고 시간을 보니 아직 자기엔 너무 이른 시간. 다들 모여 맥주, 소주, 사케 그리고 가이드가 준비한 안주에 오늘 하루를 돌이켜본다. 8시반이 되면 타인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취침에 들어간다.

근처에 유명한 산죠폭포가 있는데 왕복 1시간 반은 잡아야 가능해서 다음날 일정 때문에 갈 사람은 새벽 4시정도에 출발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눈은 떴는데 아무래도 무리다 싶어 그냥 더 자기로 했다. 우리 일행 중 반 정도가 폭포를 다녀왔는데 새벽부터 알바를 하신 분들이 계셔서 아침식사 시간이 되어도 오시질 않아 걱정도 되었다. 여권맨에 이어 알바맨이 탄생하는 시간이었다.

■셋째날 다나가와산 등산

죽도는 보통 15년 정도 유지하다 교체를 한다고 한다. 곳곳에 수리를 위해 나무를 모아 놓은 곳도 있고 수리를 하는 곳도 있다. 국립공원 전체가 차가 다닐수 있는 도로 자체를 만들어 놓지 않아서 공원 안에있는 모든 산장들은 각종 생필품과 식사 재료 등을 모두 사람이 지게로 져서 나른다.

산장에 음식물을 이렇게 큰 지게에 배달을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다. 한번에 15만원 정도이니 참 힘든 일이다.

죽도를 따라 2시간 이상 가니 하토마치도우게(1591m)에 위치하는 또다른 산장이 있다. 거대한 휴게소처럼 보인다. 여기까지 버스가 올라오는 걸보니 오제습지 트레킹을 할 때 관광객들은 이쪽을 많이 이용할 듯 하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오늘의 등산 코스인 다나가와다케로 이동을 했다.

도아이구치(750m)에서 로프웨이(케이블카)에 탑승하여 텐진 다이라(1450m)에서부터 산행을 시작 다니가와다케(谷川岳 1963m) 정상 으로 가는 코스다.

로프웨이에서 내려 주위를 보니 안개가 너무 많이 껴 있어서 시야확보가 5m가 채 안되었다. 안전을 위해 정상까지 갈 것인가를 논의 끝에 천천히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자는 의견에 다같이 1319m 표고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정상까지는 3,5km 서울근교 산행을 생각하면 한시간 조금 넘는 거리인데 가이드는 2시간 반정도를 예상한다고 한다. 평탄한 길을 걷다보니 정상까지 1.8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왔다,

정상까지 한시간 반이 남았다는 가이드 말에 가파른 길이 예상이 되었다.

바로 눈앞에 나타나는 가파른 길 끊임없이 올라가기만 한다. 바람도 불고 비도 조금씩 오기도 하는 악천후 속에 드뎌 설계(雪溪)라고 정상까지 100m 넘게 빙산이 나타났다.

눈이 없더라도 상당히 가파른 코스로 보이는데 눈반 얼음반으로 되어있어 올라가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오제습지의 주변 산들은 5월까지는 녹지 않는데 올해는 6월 초순까지도 눈도 오고 정상에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아이젠이 준비가 다들 안되어 일부는 하산을 시작했고 일부만 정상으로 올라갔다.

몇번 미끌어졌지만 정상까지 이어지는 줄이 있어 줄을 붙잡으며 올라갔다. 정상 거의 다 와서 산장이 하나 있고(이곳에 산장이 있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지만) 안에서 내려먹는 커피를 한잔 하니 피곤이 싹 씻는 듯 했다. 안개도 무척 많고 바람또한 강해 정상에서 오래 있기는 어려웠다.

고산이다 보니 4계절을 다 맞이하는 것 같다. 선두가 산장에 들어가 쉬는 동안 후미는 그것도 모르고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는 바람에 일부 선생님들이 알바를 하게 되었다.이 산은 봉우리가 두곳으로 1963m와 1977m가 있는데 안개가 너무 많으니 1963m만 가기로 했는데 두군데를 다 다녀오는 고생을 좀 하셨다.

박병권 고문님은 이번 산행의 알바 대장님. 어찌보면 일본 산행을 제대로 하신 분이기도 하다.
눈길 특히 빙판길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나는 내려가는 길이 솔직히 편하지가 않았다.

천천히 내려가는데 아뿔사 살짝 발이 미끌어지면서 내몸은 눈바닥으로 철퍼덕 하면서 그리고 바로 아래로 신나게 내려갔다. 등과 발에 눈이 들어갔지만 빨리 제동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에 일어났는데 또 다시 미끌어 지면서 두 번때 급하강을 시작 이제 장난이 아니다. 생사가 걸린 문제 저 아래 흙길이 보이면서 마음이 놓이고 발로 제동을 거니 다행히 멈추였다.

다들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처음 머물렀던 숙소로 돌아왔다. 어찌나 반가운지 여행 첫날은 그저 그랬는데 모든 것이 소중하게 보였다. 저녁만찬 아침 뷔페 그리고 3곳의 온천 조용한 산속 마을의 아주 멋진 곳이다.

돌이켜보면 여권 분실부터 기차표 분실, 산 정상에서의 몸썰매 타고 내려오는 등 지나고나니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나날들이었다.

산행 준비에 고생하신 조해석 회장님, 노민관 등반대장님, 유승훈 총무님, 그리고 현지에서 가이드를 해주신 우제봉 부장님, 이현숙 님 감사드린다. 갈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정을 잘 한 것 같다. 국내산행과는 다른 해외산행만의 맛과 향이 있다.

오제국립공원은 일본 군마현, 니가타현, 도치기현, 후쿠시마현 등 4개 지자체에 걸쳐 있으며 시부츠산과 히우치가다케산, 고산지대에 넓게 펼쳐져 있는 오제습원(濕原) 등으로 이뤄져 있다.

습원의 상류인 오제누마는 해발 1660m, 거대한 습지인 오제가하라는 해발 1400m 정도 높이에 있다. 습원은 습기가 많은 초원을 말한다. 국내에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제습원은 일본의 자연보호운동이 본격 시작된 곳으로 유명하다. 산림을 보호하며 탐방하는 문화도 이곳에서 시작됐다. 오제에서의 댐 반대운동을 계기로 일본자연보호협회가 생겨났고, 탐방 코스의 훼손을 줄이고, 식생을 보호하기 위해 목조데크도 일본에선 처음 이곳에 설치됐다. 목조데크를 설치하면 탐방객이 직접 땅을 밟으며 발생하는 `답압'이 땅을 굳게 만들어 주변 식생이 살기 어려워지는 것을 막고, 다수의 탐방객이 왕래하면서 점차 탐방로가 넓어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오제에서의 댐 반대운동이 시작된 것은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습지보호운동을 연구하는 자연의벗연구소 오창길 소장에 따르면 1903년 일본 정부가 오제에 수력발전을 위한 댐을 만들겠다고 발표하자 `일본 자연보호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히라노 조조(1870∼1930)는 “댐이 완성되면 오제습원이 수몰되고, 자연환경이 크게 파괴된다”고 주장하며 반대운동을 시작했다. 히라노는 1890년부터 오제습원 주변에 현재 `조조산장'으로 불리는 오두막을 짓고 살면서 오제의 가치를 알려온 인물이다. 개발과 경제발전 외의 가치는 전혀 인정되지 않던 시대, 다소 파격적인 그의 주장에 일본 식물학의 대부로 알려진 다케다 히사요시를 포함한 학자, 예술가들이 모두 힘을 보탰다. 히라노가 사망한 뒤에는 그의 아들이 댐 반대운동을 이어갔다. 1950년대 댐 건설 계획이 무산된 뒤 1960년대 도로 건설 계획이 시작되자 손자인 히라노 야스가 도로건설 반대운동을 주도했고, 1971년 결국 일본 정부는 공사 중지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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