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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최초 '인공 간' 개발 앞둔 한양대병원 최동호 교수
[인터뷰] 세계 최초 '인공 간' 개발 앞둔 한양대병원 최동호 교수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7.26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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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특허 획득…'인공 간' 대량새산으로 간 치료 패러다임 전환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인공 간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로써 간 질환 치료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특허도 획득한 상태이며, 인공 간의 대량 생산으로 간 이식만을 기다리던 환자들에겐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병원 최동호 교수

한양대병원 최동호 교수(외과)는 지난 2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성과를 밝혔다.

최 교수는 "간 부전 환자는 간 이식을 해야만 하는데, 공여자의 부족으로 대기 기간 중 사망하는 환자만 2000명 이상"이라며 "이번 연구로 간 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과 전문의인 최 교수는 15년 이상 '간' 관련 연구에 매진해왔다. 특히 최근 한양대학교 내에 교책연구센터인 'HY 인당 재생의학 줄기세포연구센터'를 구성, 인공 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5억 정도의 국가 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원 4명, 간호사 1명과 함께 3년 정도 본격적으로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최근에는 국내 특허 획득, 논문 발표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최 교수는 "간세포를 꺼내 키우면 일주일 내 죽는데 특정 케미컬을 넣으면 줄기세포가 돼 무궁무진하게 자란다. 전 세계적으로 첫 발견인 셈"이라며 "간세포와 바이오잉크를 섞어 3D 프린터로 미니 간을 만들어 임상에 적용한다면 드러그 테스트, 간 이식, 간 질환 연구 등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골수줄기세포 등을 간세포로 분화하는데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세포들은 간세포와는 많이 다르거나 기능이 떨어져 효과가 좋지 않고, 일본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유도만능줄기세포의 경우 암을 만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최 교수는 “세포를 크게 변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3가지 케미컬 넣으면 쉽고 빠르게 간세포를 증식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라면서 “배지 조성에 대한 국내 특허권도 얻었으며, 세포를 기탁하고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오송에 있는 국립줄기세포재생센터와의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천성대사이상질환 등 간 이식까지는 아니지만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식이 조절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엄마의 간세포를 적용해 효과가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라며 “잘되면 간염, 간경화 환자에게 임상시험을 해보고 그 다음 인공 자기를 만들어서 간 투석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세포”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논문을 발표하고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 교수는 5~10년 내에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향후 상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5년 이상 연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봤던 세포 중에 가장 효과적이다. 내 가족에게도 줄 수 있는 세포를 개발하고자 했는데 가장 근접한 세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HY 인당 재생의학 줄기세포연구센터'가 재상의학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 첫 시작으로 오는 9월 14일 관련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실질 데이터는 없는데 부풀려서 결과를 발표하기 보다는 실체가 있는 성과를 내어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연구소로 성장하고, 나아가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심포지엄에는 독일, 멕시코, 미국 등의 전문가를 초청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외과의사는 힘들고 수술만 한다는 인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외과 역시 연구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고 치료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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