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끝도 없는 목도를 걷다보니 평안 찾아와
한도 끝도 없는 목도를 걷다보니 평안 찾아와
  • 의사신문
  • 승인 2017.07.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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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산악회, 서의산 훈련팀 해외 산행기 〈중〉
최승일 서울시의사회 섭외이사

오제국립공원은 니코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던 오제 지역에, 그 북쪽으로 이어져 있는 아이즈코마가다케와 동쪽의 타시로산, 타이샤쿠산 지역을 편입시켜 2007년 새로 만든 국립공원이다. 〈사진 위〉

일본은 산 입구마다 신을 모셔놓고 안전 산행을 기원한다. 원치는 않았는데 내 손은 저절로 모아져 안전산행을 바라고 있다.

자그마한 돌로 만든 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약간 흐린 것이 오히려 덥지도 않고 울창한 숲은 그늘을 만들어 여름산행임에도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산행길 옆에는 개울이 계속 이어졌는데 물줄기가 우리나라 장마철 물이 불어난듯한 양의 물줄기가 힘찬 물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있다. 어느정도 돌길을 걷다보니 오제습지의 대명사인 목도(木道)가 나타났다. 산행과 하행시 겹치지 않게 대부분 두 개의 길을 만들어 놓았고 참 정성스레 만든 흔적들이 보였다.

산행시 가장 필요한 물품이 마실 물인데 이곳은 산장도 있고 중간중간 약수물이 나와 무겁게 물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오늘 트레킹하는 곳에는 두군데의 아주 좋은 약수물이 있다고 했다. 처음 나타난 약수터는 음용으로 가능한 것이 벌써 40년이 넘은 암청수로 특별한 맛 없이 깨끗했다.

조금 더 올라가니 6월인데도 얼음 덩어리들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했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주변이 눈으로 뒤덮일 정도로 많이 쌓여 있었다. 〈사진 두번째〉 양갈래 목도의 가운데는 비어있는 곳인데 눈이 여기까지 다 쌓이다 보니 가끔 크레바스처럼 발이 푹 빠지기도 했다.

1762m 오제습지를 트레킹하는 코스에서는 제일 높은 곳이다. 조금만 내려가면 거대한 호수 오제누마가 있고 조금 아래에 습지 오제가하라가 있다. 양 옆으로 시부츠산(2228m) 과 히우치가다케(2356m)가 포진을 하고 있고 오제가하라는 동서 6km, 남북1km로 일본최대의 습원지라 할 수 있고 표고는 약 1400m로 오제누마보다는 약 200m 정도 낮은 곳에 위치한다.

오제누마는 히우치가다케의 화산 폭발로 마그마가 다다미강을 막아 생긴 호수로 군마현과 후쿠시마현 경계에 있다. 1665m의 높이에 있고 주위는 약 6km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은 9m에 이른다. 주변에는 물파초라 하여 하얀꽃이 사방에 아주 많이 널려있다. 불과 1주 전만해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 세번째〉

점심을 위해 도달한 오제누마산장(1650m)에서 각자 취향에 따라 카레, 소바, 우동을 시켜 먹었다. 오제국립공원에는 14곳의 산장이 있고 트레킹 길목마다 산장과 무료 휴게소가 있어 쉴수도 있고 간단한 식사를 사 먹을 수도 있고 도시락을 먹거나 캠핑용 가스버너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먹을수도 있다. 화장실 이용도 무료이지만 청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100엔을 기부하라는 통이 설치되어 있다. 예약을 미리 하고 가면 산장에서 숙박을 할 수가 있고 산장에서는 생각보다 맛있고 건강한 저녁, 아침을 먹을 수 있다. 물은 시원하고 맛있는 샘물이 풍부하게 솟아나 무료 광천수를 즐길 수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오제습지에 있는 온천산장이다. 한도 끝도 없는 목도를 걷다보니 마음의 수련이 되는 것 같다.

멀리 보이는 산은 초록과 연두 그리고 비슷한 색들로 한폭의 풍경화를 그려 놓은 듯 하다.
두 번째 만난 음용이 가능한 물은 광물 맛이 많이 나서 좀 그랬는데 이물이 제일 좋다고 한다.
최근에도 폭설이 내렸는지 어느 산장에 눈을 쌓아 놓았는데 우주선 같기도 하고 멋지게 만들어 놓았다.

오르막이 거의 없는 평지의 목도이지만 20km 이상 걷다보니 발바닥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다. 폭설 때문에 일본에서도 코스의 변동이 있었는데 내일 날씨가 흐리다는 예보에 우리의 가이드는 오늘 힘들지만 오제습지에서 가장 보기 좋은 그리고 화보 찍는 곳이라고 조금 더 걸어서 다녀오라고 얘기한다. 〈사진 아래〉

물파초도 많이 있고 마치 제주도 유채꽃 필 무렵 분위기랑 비슷한 느낌이다. 산과 습지 그리고 물이 한데 어우러져 날씨만 맑으면 산이 데칼꼬마니를 이루는 장관을 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목도를 따라 걷고 있으니 평지를 걷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해발 1400m 이상의 고지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

오전 7시반쯤 출발하여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우리의 숙소인 온천산장에 도착했다.

90년된 산장이라고 한다. 이 높은 곳에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와서 지었을텐데 놀랍기만 하다. 이미 도착하여 식사를 하는 일본인들, 외국인들 근데 다들 나이가 만만치가 않다. 우리팀이 제일 어려보인다. 산장에서 주는 음식이라 하여 우습게 생각했는데 진수성찬이다. 인접한 나라 일본이라서인지 음식맛도 거의 비슷해서 먹기가 편했다. 4명 정도 들어가면 딱 맞을 온천도 있다.

청정을 위해 치약없이 양치를 하고 비누도 없다. 유황냄새가 자극적인 일본온천과는 달리 별로 냄새도 나지 않는다. 냉탕만 있었다면 딱 이었는데 그래도 지친 심신을 달래기엔 최고였다.

산장의 숙소는 2인용부터 4인용까지 다양했는데 문제는 추운 날씨였다. 6월이 넘어 도시는 20도가 훨씬 넘는데도 고산이다 보니 늦가을 또는 초겨울 날씨, 문제는 방에 불을 때지 않는다. 어쩐지 1층 산장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난로주위에 있었는데 이해가 갔다. 이불 두겹과 담요 두겹 두겹으로 덮어도 온기는 제로. 결국 내 체온으로 속만 덮히고 꼼짝 말고 자야 온기를 유지할수 있었다. 겨울이 일찍 오고 늦게 물러가는 탓에 산장은 5월에 열고 10월에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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