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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ROCK으로 후회없는 인생 BURN!"
"신나는 ROCK으로 후회없는 인생 BURN!"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7.07.24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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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의사회의 동호회를 소개합니다' 〈12〉 - 강서구의사회 UNIS 밴드

“신나는 ROCK으로 후회없는 인생 BURN !”

서울 강서구 염창동 어느 건물 지하. 신나는 `락'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곳에서 들려오는 노래는 영국의 락 밴드 딥 퍼플(Deep Purple)의 `Burn'이다.

빠르고 신나는 음악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까닥거리게 된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 키보드, 그리고 보컬까지 어느 누구 하나 튀지 않고 서로 화합해 만들어낸 연주와 노래는 감탄을 자아낸다.

음악에 심취해 노래가 흘러나오는 곳을 향해 귀를 기울여 본다. `음악을 틀어놓은 건가? 아니면 실제로 연주를 하는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품은 채. 그 궁금증은 얼마가지 않아 놀라움과 함께 풀렸다.

남자 6명이 기타와 베이스, 드럼, 키보드 그리고 마이크가 있는 작은 연습실에 모여 최선을 다해 자신의 파트를 소화해 내고 있었다. 너무나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는 그들의 모습에 연주가 끝날 때 까지 같은 멤버가 된 듯 그 음악에 빠지게 된다.

이들은 강서구의사회 밴드 동호회 `UNIS(유니스)'이다. `UNIS'는 30∼50대 의사들로 구성된 밴드이다.

흔히 사람들은 조용한 진료실에서 클래식한 음악을 들으며 환자를 보는 의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UNIS'를 보면 프로 뮤지션 못지않은 연주 실력에 한 번, 흰 가운을 입고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의 또 다른 모습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올해로 결성된지 13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UNIS' 밴드는 서울시의사회 25개 구 의사회 동호회 중 지금까지도 유일한 `음악 밴드'다. `UNIS'의 전신은 2004년 결성된 `Why not' 밴드로, 최근 멤버들의 대거 교체와 함께 유명 인디밴드 `와이 낫'과 이름이 같은 관계로 밴드 이름을 새롭게 변경했다. `UNIS'는 `U & I sound= 너와 나의 소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밴드는 `Why not'의 원년 멤버인 퍼스트 기타 김기찬(킴스미의원) 원장이 이끌고 있다.

2004년 당시 Why not 밴드는 리더인 이진행 의사를 주축으로 5명의 의사들이 모여 결성됐다. 이 밴드가 결성된 계기는 의사도, 가수도 되고 싶다는 두 가지 꿈을 가진 이진행 의사의 제안도 있었지만 `음악'이 그리운 사람들이 모인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의사로서 작은 진료실에 틀어박혀 환자 진료에만 인생과 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답답하게 느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반세기를 돌아보니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충족하며 살아왔나'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 좋아하던 음악을,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으로만 만족하기엔 자기 자신이 초라했고 시간이 흐른 뒤에는 후회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의사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여가활동을 통해 즐거운 인생을 살아보자는 취지로 밴드를 만들었다. 멤버들의 연령이 30∼50대 이지만 `안될 게 뭐 있냐'라는 생각에 `Why not'이라는 밴드 이름을 지어 활동해 왔다.

Why not 밴드는 10년간 활동해 오면서 여러 경연에도 참가해 수상한 경력까지 가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제1회 전국의사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해 `동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밴드는 이진행 리더의 자작곡인 `언제나 내곁에'라는 곡으로 수상을 했다.

또 직장인 밴드 페스티벌 경연에도 참가했다. Why not은 단순히 멤버들이 친목도모 개념으로 연습을 하며 자신들끼리 만족하는 것으로만 끝내는 것을 넘어 인디밴드에 가까운 실력을 키워 대회에 참가하는 등 뜻 깊은 추억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의사의 본분에 맞게 `환자'들을 위한 공연에도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 이대목동병원 유방암 환우회 `이유회' 송년회 공연은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대목동병원 협력 병원의 밤 행사와 홍대클럽 연말 불우이웃 돕기 합동공연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의사의 날 기념행사에 초청돼 회원들에게 강서구의사회 밴드 동호회를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서울 서남부 7개구 연수교육과 강서구의사회 송년회 등에도 초청돼 공연을 했다.

`UNIS'밴드는 Why not 밴드와 마찬가지로 `락' 장르의 음악을 연주한다. 이를 통해 환자 진료나 정부의 잘못된 의료제도로 인한 스트레스를 시끄러우면서도 경쾌한, 그리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풀어나간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탄생한 `UNIS'는 Why not의 명성에 뒤를 이어가고 있다. `UNIS'는 한 달에 2번 둘째, 넷째 화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연주에 열정을 쏟아붓는다. 이들은 현재 딥 퍼플의 `Burn'을 비롯해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Sweet Child O' Mine', 보스턴(Boston)의 `More than a feeling', 퀸(Queen)의 `Don't stop me now', 그리고 우리나라 밴드인 블랙홀의 `깊은 밤의 서정곡' 등을 연습하고 있다.

`UNIS'에는 보컬인 조균석 원장(조내과의원)과 드럼에는 김남식 원장(드림헤어라인의원), 키보드에는 최승제 원장(강서신경외과의원), 기타에는 김기찬 원장(킴스미의원)과 조시완 원장(메가비뇨기과), 베이스기타에는 박정호(객원)이 포진해 있다.

 

“쳇바퀴 돌던 진료실 삶에 활력 충전”
 밴드 멤버 간의 배려·양보 중요…“내년엔 단독 콘서트 열 것”

김기찬 `UNIS' 밴드 리더(퍼스트 기타, 킴스미의원 원장)

“밴드 합주는 멤버간의 배려와 양보가 필수적입니다. 서로 다른 소리가 어우러지려면 절대로 튀어선 안 되기 때문이죠.” `UNIS' 밴드의 리더인 김기찬 원장은 `밴드'를 이 같이 설명했다.

김기찬 원장도 대학 때 밴드활동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바쁜 레지던트 생활을 거쳐 개업을 하면서 2004년까지는 그토록 좋아하던 기타를 손에 잡아보지 못했다. 강서구의사회 비뇨기과 의사들의 소모임에서 우연찮게 밴드가 결성되면서 본격적으로 다시 기타를 잡기 시작했다. 김 원장 이외의 다른 맴버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 원장은 “기타를 다시 손에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단 하루도 버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 시간을 내서 기타를 치거나, 밴드에 소속돼 활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할 여유조차 없어 쳇바퀴 돌 듯 하루하루 같은 생활을 반복하며 생활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강서구의사회 동호회 `UNIS'를 통해 그동안 움츠려져 있던 내 끼와 재능을 표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밴드 활동을 하면서 생활에 활력소가 생겨 환자 진료와 치료에도 더 매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원장의 진료실 귀퉁이 한 곳엔 항상 기타가 놓여져 있다. 언제든 기타가 치고 싶을 때 꺼내 들어 연습을 하곤 한다. 그리고 환자가 뜸한 시간에는 현재 연습 중인 곡들을 반복해 듣는다. 다른 맴버들과 불협화음(不協和音)을 내지 않기 위해 시간이 나는 대로 연습에 매진한다.

김 원장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직업으로 하는 일은 느낌도, 성과도, 기쁨도 다르다. 음악은 직업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진료가 뜸한 시간이나 운전할 때도, 이동할 때도 언제나 음악과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UNIS는 30대부터 50대까지 비교적 젊은 사람부터 나이든 사람까지 함께 모여 있다”면서 “서로가 함께 협업하면서 서로 다른 파트에 대해 이해하고 배워나가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세대 간 음악을 교류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며 밴드의 팀웍을 자랑했다.

김 원장은 “직장인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밴드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단체생활”이라며 “밴드 멤버 한 사람이라도 빠지게 되면 합주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연습날은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서로 어울리고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이 밴드의 장점이고 이 시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음악을 통해 삶의 활력과 자신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젊은 기운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밴드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음악은 서로 해석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다 보면 음악의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양보를 하면서 연주해야 좋은 사운드가 나온다”며 “자기 고집대로 하면 안된다. 남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그동안 대회도 몇 차례 나가보고 연말 공연과 조인트 콘서트도 진행해 왔다”며 “이제는 UNIS 만의 단독 콘서트를 개최할 때가 된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지만 단독 콘서트 시기는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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