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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등 만성기도질환 3개 학회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하라"
천식 등 만성기도질환 3개 학회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하라"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7.21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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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열고 의견 수렴…복지부 "수가 신설 필요성 공감, 학회와 논의해나가겠다"

천식, COPD 등 만성기도질환 관련 학회들이 모여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만성질환 교육상담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수가 신설을 위해 관련 학회와 논의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공동 주최한 '만성기도질환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 토론회가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관련 3개 학회는 지난해 9월 공동으로 TFT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수가 개발에 착수했다. 학회 별로 3명의 위원을 위촉해 구성했으며, 천식알레르기학회 차기 이사장이자 이날 좌장을 맡은 한양대병원 윤호주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다.

천식은 소아와 노인에서 흔한 질환으로 최근 20년 동안 2~3배로 증가해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다. 질환 중 사회경제적 부담도 3위를 차지한다.

발제에 나선 정윤석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흡입기는 인슐린 주사와 같아서 환자 상태에 따라 처방도 다르고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단순 흡입기 사용법은 물론 왜 꾸준히 약을 써야 하는지를 주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는 전 세계 사망률 3위 질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3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으나 실제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 관리 받는 환자는 20만 명에 불과하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COPD는 흡입제로 치료해야 하는데 경구 약제 처방을 많이 한다. 흡입제 처방은 불과 30%도 안되는 게 현실"이라며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치료해야 하는데 '3분 진료'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는 시간, 수가 문제가 도저히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패널토의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교수는 "단일 질환으로 본다면 사실 COPD가 전 세계 사망률 1위나 다름없다. 그만큼 교육, 상담이 중요한데 수가 인정이 안 되니 개원가에서 현실적으로 노력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외래통원 진료와 상담 이해도, 만족도 등 건정심에서 마련한 3개의 교육상담료 평가 기준에도 부합된다. 수가 신설이 오히려 환자의 삶의 질, 건보 재정 등에 긍정적인 영향 미칠 것"며 말했다.

정재원 일산백병원 교수는 "이제는 고혈압 당뇨, 통풍 등 만성질환 대두되는 시기다. 치료에 대한 패러다임 바꿔야 한다"면서 "평생 꾸준히 치료하고 그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질환 인식, 약물 장단점 및 필요성, 부작용 대처법 등에 대한 설명이 완벽히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하지만 일차의료기관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환자가 꾸준히 치료하도록, 증상이 좋아져도 관리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데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밖에서 기다리는 감기 환자를 더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동인 서울대병원 교수는 "난치성 천식 환자는 종종 응급실에서 만나게 된다. 흡입제를 사용하다고 증상이 좋아지면 자의로 중단하기도 하기 때문"이라며 "내원해서 상담해보면 대부분 다양한 흡입제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데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2~30분 동안 다시 알려주고 결국엔 '처방 없음'으로 결론난다. 반복적인 재교육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아의 경우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한만용 분당차병원 교수는 "소아 천식은 유병률도 높고, 어린 시절 폐에 상처가 나면 폐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곧 80년 이상의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 그만큼 보호자나 소아의 교육 효과가 성인에서보다 강력하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들도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상담의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호흡기장애인협회 송형규 사무국장은 "의사들이 진료시간에 쫓기다보니까 처방만 하고 체계적인 교육은 대부분 하지 못한다"면서 "특히 천식 등의 환자의 상당수가 60세 이상 고령으로 지속적인 반복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만성질환 교육상담 수가 신설에 공감하면서 관련 학회와 논의를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강희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가개발실장은 "이미 내과개원의사회에서도 그동안 많이 요청했었고, 내과학회에서 만성기도질환을 포함해 6개 항목의 상담수가 신설을 요구했다"면서 "커리큘럼 표준화와 학회 인증제 등 진료의사에게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수가 검토가 수월할 것이다. 학회와 별도의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하진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도 "교육상담료에 대한 의료계의 요구도 많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정부도 알고 있다"면서 "수가 신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현장 프로토콜 등 관련 학회에 요청드릴 사항이 많다. 학회에서 의견을 준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호주 교수는 "관련 3개 학회가 이미 표준화된 교육상담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모든 의사들이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자료를 조만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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