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은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총액계약제 도입을 천명하며 2012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함에 따라 의료계는 상당한 논란과 함께 총액계약제에 동의해 준 적도 없을뿐더러 함께 논의할 의사도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19일 건보공단 정형근 이사장의 총액계약제 도입 발언과 관련해 전국 16개 광역시·도 의사회 성명서를 내고 총액계약제 절대 반대를 선언했다.
의협과 16개 시·도의사회는 “보험 업무를 위임받아 충실히 시행해야 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연의 자세를 망각한 어이없는 사건으로, 보험 정책을 스스로 제시하고 심지어 일정까지 명시한 것은 월권과 무식의 극치이다”라며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총액계약제 자체에 절대 반대임을 분명히 밝히며 논의조차 거부한다”고 밝혔다.
총액계약제란 건강보험공단이 지역별·의료단체별로 계약을 맺어 지불 총액을 미리 정해둔 뒤 계약 총액 범위 내에서 의사·약사에게 의료비나 약제비를 지불하는 제도다.
현재는 의·약사 등이 의료행위를 할 때마다 의료비와 약제비를 지불하는 '행위별수가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만약 정부와 함께 이를 강행한다면 의료대란과 함께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전국 16개 광역시, 도 의사회 성명서’ 내용에 따르면,
△건보재정 파탄은 잘못된 의약분업, 무분별한 보험급여의 확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보험약가, 정부 분담금 불이행, 노령화, 낮은 보험료 등이 주요한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의사들의 희생으로 건강보험이 유지되어 왔다.
△건보재정 파탄의 실제 원인에 대한 대책 없이 총액계약제를 거론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정해진 재정 내에서만 진료하라는 것으로 인구의 고령화, 신의료기술의 발전, 신약 개발 등을 감안할 때 의료의 질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가장 피해를 볼 국민들을 누가 지켜줄 것인가?
△전국 16개 광역시, 도 의사회는 총액계약제를 절대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총액계약제를 거론하는 월권을 당장 중지하고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의료비 외적 경비를 줄이는 내실 강화를 강력히 요구한다.
2. 정부는 보험 재정 안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의료계를 매도하는 일련의 왜곡된 정책을 중지하고 잘못된 의약분업 개선을 통해 보험재정 안정을 추구하기 바란다.
3.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대한의사협회장이 직접 나서 책임 있는 저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4. 전국 16개 광역시, 도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와 힘을 합쳐 총액계약제 시도저지에 총력을 다할 것이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총 궐기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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