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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두번째 'ISO 15189' 획득 주도, 김애리 고대구로병원 병리과 교수
[인터뷰] 국내 두번째 'ISO 15189' 획득 주도, 김애리 고대구로병원 병리과 교수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07.20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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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국제표준 인정받아 뿌듯_해외 환자 유치 및 다국적 임상연구 참여 효과 기대"
김애리 고대구로병원 병리과 교수

고대구로병원 병리과가 지난 5월 병리검사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신개념 자동염색 장비인 ‘HE600’을 도입, 가동한데 이어 최근 국내 병리학 분야에서 두 번째로 의료서비스 국제표준 즉, 병리진단 국제표준 ‘ISO 15189’를 획득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애리 고대구로병원 병리과 교수(병리과장)에 따르면 한국인정기구(KOLAS)는 지난 10일 △조직병리진단 △세포병리진단 △분자유전학 △세포유전학 △면역병리진단 △특수염색 △부검 △형태계측 등 대분류 8개 분야 246개 시험항목에 대한 국제표준을 인정했다. 인정과정은 메디컬 시험기관의 경영시스템, 문서관리, 검사장비와 인력 등을 수개월에 걸친 서류 검토와 사흘간의 실사를 통해 평가하여 인정을 부여한다.

​‘ISO 15189’는 메디컬시험기관에서 이뤄지는 각종 검사가 기술적 역량과 신뢰성을 갖췄음을 보장하는 국제표준으로 미국과 유럽, 호주 등 52개국 총 2200개 의료기관이 각종 검사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활용중인 유일한 국제 표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병리학 분야와 핵의학 분야가 환자안전과 질 향상을 위해 ‘ISO 15189’ 인정제도를 도입해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병리과는 지난 2010년 ‘ISO 15189’ 시범인증 이후, 인정을 받기 위해 병리과 전 직원이 준비과정에 참여하고 국제적인 요구사항을 분석, 병리검사실 작업 과정과 장비, 시설 및 시약 관리, 직원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고 정도관리 과정 및 결과, 안전관리 프로그램, 인력 관리를 재정비했으며 체계적으로 문서화해 국제 수준의 요구사항에 맞춰 업무에 적용했다. 또한 매년 원내 QI경진대회, 병리과 자체 정도관리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검사의 질 향상과 정확성ㆍ정밀성을 유지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관련, 김애리 교수는 “구로병원은 ISO 15189 국제 표준 인정을 계기로 진료와 연구의 기본이 되는 병리학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검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아 해외환자 유치 확대와 다국적 임상연구 참여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로병원은 ‘ISO 15189’ 획득에 앞서 병리검사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신개념 개별 자동염색 장비인 ‘HE600’을 도입, 지난 5월부터 전격 가동에 들어갔다.

구로병원 병리과에 따르면 병리검사는 육안검사 후 조직의 미세 형태, 세포의 모양·크기 등을 관찰해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는 기본 검사를 말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검체에 H&E 염색을 실시해야 한다.

H&E염색은 파라핀 블록으로 제작된 조직 절편을 4~6/1000 mm 두께로 얇게 박절해 유리 슬라이드에 부착한 후 건조(Drying), 염색(Staining), 봉입 (Coverslipping)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세부 염색 과정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 도입된 HE600 장비를 활용시 조직 절편 건조부터 염색, 봉입의 전과정을 One-Step으로 진행할 수 있어 그간 병리사가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번거로움을 줄여 검사의 신속성과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 염색 방법의 단점이었던 한 개의 염색통을 이용해 모든 슬라이드를 염색해야 했던, Dip & Dunk 방식에서 벗어나 개별염색 방법으로 변경해 교차 오염의 발생 위험을 낮췄다는 사실이다.

또한 새로 도입된 장비는 병리 전문의가 정확한 판독을 할 수 있도록 400가지의 다양한 염색 프로토콜로 최적화된 맞춤 염색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인체에 유해한 알코올과 자일렌을 사용하지 않고 대체물질을 활용, 병리사 작업 환경 개선도 함께 꾀하고 있다.

김애리 교수는 “이번 첨단 자동염색 장비 도입을 통해 구로병원 병리과는 보다 정확한 검사로 믿을 수 있는 진단 결과를 제공하고 환자 안전사고 및 병리사 위해 사고 발생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예방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전산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검체의 접수, 병리검사, 검사 완료후 자료 보관까지의 전 과정을 전산으로 추적할 수 있는 Sample tracking System의 구축도 함께 진행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대구로병원 병리과는 1983년 개원 당시 임상병리과(현 진단검사의학과)의 한 부서로 출발, 이후 1992년 해부병리과로 분리 승격됐다. 그러나 과의 규모가 작고 인원수가 적은 관계로 원내에서 하나의 과로 인정받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제 병리과는 명실공히 환자 진단 및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중요한 과로 자리매김했다. 초창기 병리과는 10명 미만의 인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8명의 교수진과 5명의 전공의 11명의 임상병리사와 2명의 일반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원내에 설립된 인체자원은행에 5명의 상주 연구원 규모로 확장됐다.

병리과의 주요 업무는 진단에서 △환자 조직을 확인 및 관찰해 진단하는 조직병리 부분과 △각각의 세포를 확인해 진단하는 세포병리 △질병을 일으킨 세포가 발현하는 항원을 항체를 이용해 증명하고 이를 진단하는 면역병리 그리고 △최근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 분자생물학적 기법들을 이용하여 조직의 DNA, RNA 및 단백질을 추출해 진단, 예후 판정, 미생물 검출 등에 응용하는 분자병리 등으로 나뉘어 있다. 또한 환자로부터 획득된 검체를 보관해 미래 연구 및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검체은행의 설립 운영은 타 병원의 설립 운영의 모델이 되어 많은 기관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향후 병리과는 진료면에서 빠른 진단 뿐 아니라 표적치료 및 맞춤형 치료의 근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것에 발맞추어 연구 중심으로 임상 연구 및 중계 연구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전망이다.

고대구로병원 병리과는 국내 유수의 대형병원 병리과와 비교시, 조직은행의 운영과 분자병리실의 운영면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3년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된 고대구로병원의 병리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다.

고대구로병원이 국내 병리학 분야에서 두번째로 획득한 '공인메디칼 시험기관 인정서'.

우선 연구중심병원 운영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병리과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개인별 맞춤치료에 대한 요구에 맞추어 기존의 조직학적 검사와 더불어 새로운 기술의 분자생물학적 검사의 요구가 많이 늘어날 것이 예상되는 만큼 이런 요구를 선도하기 위해 분자병리실에 대한 대규모 인적-물적 투자가 절실하다. 이를 통해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보다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운영중인 조직은행은 연구 중심병원의 근간을 이루는 조직으로 보다 효율적인 운영과 활용을 위해서 시스템 정비가 요구된다. 특히 정규직 직원의 상근을 통한 운영의 안정성이 시급하며, 연구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 등의 관리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조직은행을 운영하기 어려운 병원들을 통합, 네트워크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검사법과 치료법의 개발에 공헌한다는 단단한 각오와 포부를 갖고 있다.

김애리 교수는 “향후 10년간 병리과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디지털화에 따라 쏟아져 나오는 막대한 정보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인포마틱스에 필요한 병원과 과내 인프라의 구축과 인재양성에 주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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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지난 17일 오후1시 고대구로병원 병리과에서 김애리 교수와 만나 'ISO 15189' 획득과 신개념 개별 염색장비 'HE600' 도입 그리고 병리과의 최근 달라진 위상과 향후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국제인증 획득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라면?
-해외환자 유치 학대와 다국적 임상연구 참여 등 긍정적인 효과로 향후 외국 환자들도 많아지고 국제 임상시험 등의 측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카이스트 연구 과제중 검증시험을 고대구로병원에서 하고 싶다는 의견도 전달되어 이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상품화와 상업화에 있어 국제표준 인증검사는 꼭 필요하다.

❚전공의 연차별 확보 상태는?
-이미 전공의도 연차별로 확보한 상태다. 우리 과 전공의들은 해외연수를 한 달 동안 필히 가고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비용을 마련해서 해외연수를 보낸다. 여태까지는 자비를 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전공의 해외연수 효과는 우리나라와 선진국이 똑같은 과정을 수련을 받는데 확인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혹 조금 더 나은 시스템 있으면, 이를 비교 건의해 달라는 의미도 있다. 진단하는 절차 혹은 가이드라인이나 조금 앞서가는 부분이 있으며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건의해 달라는 의미다.

우리 과는 스태프가 많이 부족하다. 사실, 서울대는 각 장기마다 전공자가 있다. 우리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각 전공자처럼 능숙하게 할 수 없는 상황도 발생 가능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잘 알기에 더욱더 해외연수를 보내려고 한다. 전공의 해외연수를 실시한 것은 이제 4년째다. 시작은 병협의 육성 지원제도가 도화선이 됐다. 이후 우리가 꾸준히 지원받은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조직은행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설된 조직은행이다. 윤리적 측면과 함께 표준화된 조직 보관, 처리과정을 통해 연구자들을 위해 분양하는 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고가의 연구비로 시작했지만 여러 과 교수들 까지도 윤리적인 면이나 프로세싱하는 것을 공부해서 여러 심포지엄를 통해 최종적인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다른 기관에서 조직은행 개설시 마다 자료들을 제공했다. 또 우리 병원을 견학하고 돌아갔다.

국가에서 지원받다 보니까 병원에서는 개인연구비로 판단한다. 솔직히 말하면 인식 자체도 부족하고 지원도 적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조직은행이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고 병원에서 투자해야 하는 연구인프라여서 솔직히 담장자로서 애로점이 적지 않다.

자랑이 있다면 우리 병원에서 수련받고 나간 전공의들은 절대 검체를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이는 환자 들의 소중한 검체이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단지 조각이 나서 검사실로 이동해 왔을 뿐이다. 윤리적으로 볼 때 남용되지 않는 수련이 됐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국제인증을 받았다. 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지난 2년 동안 국제인증을 위한 절차서를 마련하기 위해 주말까지 반납하며 준비했다.

우리가 그동안 절차서가 없었던게 아니다. 병리학회에서 마련한 것이 있었지만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게 절차서를 다시 만들어야 했다. 솔직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따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일과 시간 이후 개인 시간을 활용해 국제인증을 준비해 나갔다. 병원에서 지원은 시간 외 수당 정도다.

국제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심사비용은 1200만원 정도 소요됐는데 이는 병원에서 지원받았다. 플러스 알파로 이외 필요한 사항은 개인적인 비용을 충당했다. 사실 인정받고 보니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 솔직히 국제인증 준비를 한 의도는 “과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살 길이고 또 해야 할 지향점”이라고 생각, 도전정신을 갖고 준비했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추고 구로병원에 맞는 포맷을 갖추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즉 한국형 포맷을 마련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국제인증을 받았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니다. 2년 후에는 갱신평가를, 1년 후에는 사후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국제인증 획득의 실질적 혜택이라면.
-확실히 직원들의 자부심이 생겼다는 점이다. 다국적 임상시험 관련, 이번 국제인증이 확실한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는 임상시험 관련 검체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기도 하다. 싱가폴 등지로 가버리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검사수준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국제인증 인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믿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국제인증을 받음으로써 하나의 요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산병원도 이러한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 이런 것을 받은 것이다. 다국적 임상시험 요건 기본자격이 됐다.

❚인력부족 문제를 언급했는데 현 상황은...
-상근직 임상병리사가 17-20명 정도는 돼야 한다. 이에 반해 현재 10명인 상태다. 최근 병원 수련평가를 받았는다. 모 교수가 말하길 우리 병원이랑 자기 병워늬 병리검사 건수는 비슷한데 사람은 반이라고 말했다. 전문의도 마찬가지다. 인력부족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현재 교수가 7명인데 2명 정도 더 늘었으면 좋겠다. 의무기록사도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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