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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분실소동 다음날 일본 `오제습지' 트레킹
여권 분실소동 다음날 일본 `오제습지' 트레킹
  • 의사신문
  • 승인 2017.07.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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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산악회, 서의산 훈련팀 해외 산행기 〈상〉
최승일 서울시의사회 섭외이사

서의산 훈련팀 해외산행은 1년에 한번 세계명산을 찾아 길을 떠난다.

올해는 중국의 쓰꾸낭 산을 처음 계획을 하였는데 복잡한 국제문제로 산행지가 일본으로 변경이 되었다.

일본의 산행지는 오제국립공원에 있는 2천미터 조금 넘는 산 두곳을 산행하는 것으로 결정이 나면서 올해 운동부족이긴 했지만 첫 해외산행도 할겸 신청을 하고 동반자들한테 뒤처지고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 싶어 산행 한달전부터 병원과 집을 계단으로 매일 오르며 다리의 힘을 길렀다.

산행일자가 가까워지면서 일본의 변덕스러운 기후 때문에 오제국립공원의 두군데 산행을 할 수가 없게 되었고 오제습지 트레킹과 그나마 산행이 가능한 곳으로 변경이 되었다.

■출발
비행기 출발이 오전 7시55분이라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4시반부터 일어나 가벼이 샤워를 하고 배낭을 꾸리고 출발을 했다.

6시 10분에 인천공항에 모이기로 하여 조해석 회장님, 노민관 등반 대장님, 유승훈 총무님 부부, 이재일 고문님 부부, 박병권 고문님 부부, 전명숙 선생님, 조인혜 선생님, 문상은 선생님, 박석진 선생님, 저 최승일 총 13인의 서울시의사회 산악훈련팀은 이른 새벽부터 들뜬 마음으로 모였다. 잠을 설쳐서 일까 비행내내 잠을 자다 눈을 뜨니 나리타 공항에 도착 역시 일본답게 전체적인 도시는 깨끗해 보였다. 〈사진 위〉

오늘의 일정은 숙소까지 가서 쉬는 것이라 부담없이 여유가 있었다. 공항에서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동경역으로 이동 이곳에서 신칸센을 타고 우리의 숙소인 미나카미칸 료칸을 가는 것이 오늘의 여정이다.

이번 해외산행은 시작부터 정신줄 놓기였다. 부족한 잠을 기차안에서 채우다 보니 동경역을 내릴 때 아무 생각없이 캐리어 가방만 밀고 나왔다. 보통 해외여행갈때는 허리에 여권가방을 하나 차고 다니는데 산행간다고 귀찮아 가방 준비를 안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다 보니 여권은 여행사가 나눠주는 비닐팩안에 잘 넣어 앞좌석 등받이 그물망안에 고이 간직했었는데 지금 나는 바퀴달린 여행용 가방만 끌고 있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이번 첫 해외산행은 영사관앞에서 2박 3일 대기하면서 임시여권 발급받아 집에 가야 하는 구나 생각이 드니 만감이 교차하고 자포자기가 되어 앞에 가는 총무님과 회장님께 “저 여권 없어요. 놓고 내렸어요” 했더니 장난치지 말라고 한다.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진짜 놓고 내렸어요” 했더니 난리가 났다.

가이드를 부르고 일단 기차가 있는 곳으로 내려갔는데 이게 웬일인가? 아직 기차가 출발을 하지 않고 정차중이었다. 빨리 내칸으로 가 좌석에 가보니 아직 그대로 있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날 이후로 난 여권맨이 되었다.

동경역에서 2시간여 시간이 있어 우린 근처의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기차길 옆 일명 굴다리 식당들을 찾아 나섰다. 일요일 오전이라 문을 연 식당이 별로 없었는데 가까스로 문을 연 식당으로 찾아 들어가 배낭을 내리고 자리에 앉으니 천만다행이 실감이 났다. 〈사진 가운데〉
일본식당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식당안에서 담배를 핀다. 그러다보니 오래된 담배묵은 냄새가 식당안에 배여있어 깨끗한 이미지의 일본과는 조금 상반된 모습, 그리고 주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은 정말 적게 나온다. 더 먹을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에 조금씩 아껴먹었다.

동경은 주변에 산이 없다. 서울은 고개만 들어도 어딘가 산이 보이는데 동경은 거의 없어 보인다. 신칸센으로 숙소로 가는 차창밖 풍경은 깊은 산속여서인지 산의 절경이 국내와는 사뭇 다르다. 일단 2천미터가 넘는 고산들이 많고 숲이 아주 울창하게 자라 멀리서보면 마치 방석처럼 포근해 보이기도 한다. 미세먼지도 없어서 먼 옛날 우리나라의 하늘을 보는 듯 했다.

기차표에 생소한 우리는 주머니에 고이 간직을 못해 총 4번의 기차를 타면서 몇 번의 분실사고가 있었다. 우리는 분실하였지만 역무원 입장에서는 공짜표로 탄줄 알고 그때마다 실랑이가 있었다. 힘든 여정 끝에 우리의 숙소에 도착했다.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설명을 하고 방배치를 받고 한숨 돌린다.

오늘은 미나카미칸(수상관) 료칸에서 쉬면서 온천까지 할수 있어 기분 좋은 날이다. 〈사진 아래〉잘 아시다시피 일본 온천은 남녀탕이 자주 바뀐다. 이곳은 하루에 한번씩 바뀌는 곳으로 세군데의 료칸이 있었는데 2일간 묵으면서 한번씩은 다 들어가 목욕을 했다.

음양의 조화, 다양한 욕탕 체험을 하라는 의미로 료칸의 욕탕은 자주 바뀐다고 한다. 청소를 하시는 나이가 지긋한 여성분이 그냥 불쑥나타나선 일하고 가시는데 이분들은 남자를 남자로 안본다고 한다. 그건 나도 할수 있는 말같다. 할머니 같은 분을 나 또한 여자로 보지 않는다.

저녁은 카이세키라는 연회식 같은 식사를 아침은 뷔페로 시골료칸인데도 아주 훌륭한 음식이 나왔다. 일본의 쌀밥이 최고인데 이 지역이 특히 좋은지 아주 하얀 쌀밥이 나왔는데 밥만 먹어도 될 정도로 맛이 좋았다. 요즘 국내에선 보기 드문 흰쌀밥이었다.

■둘째날
오제습지 트레킹 하는 날.

잠을 자는 건지 눈을 뜨고 있는 건지 모르는 사이 어느새 동은 텄고 창문 밖 엄청난 강물 소리에 더 이상 잠은 들지 않았다. 온천은 남녀 탕이 바뀌어 어제에 비해 작고 아담한 탕이었지만 노천탕은 멋지게 잘 만들어 놓았다.

오전 6시45분 조식을 시작으로 세계 최고이자 최대인 오제습지 트레킹하는 날이다.
우리가 출발하는 오제 국립공원의 출발고지는 오시미즈 고야(1180m)로 안내표지판의 아래를 보니 동경전력에서 관리를 한다고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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