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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양대병원 외과 하태경 교수
[인터뷰] 한양대병원 외과 하태경 교수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7.05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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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치료법은 수술…급여화로 대국민 인식변화 기대"

"고도비만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외과적 수술이다. 2018년 시행되는 고도비만수술 보험급여 적용이 대국민 인식 전환의 중요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비만은 질병'이라고들 말하지만, 고도비만수술(대사수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가진다. 흔히 식이요법과 운동, 약물치료 등으로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BMI 지수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한양대병원 외과 하태경 교수는 지난 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비만과 고도비만은 다른 병"이라며 "고도비만의 치료방법은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도비만 환자가 기존의 방법으로 살을 빼는 것은 어렵다.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이들을 유혹하는데 요요만 올 뿐”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만 관련 간접비용을 모두 합치면 우리나라 보건의료비가 1조 이상 소비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비만학회, 대한내분비학회 등 국내 학회에서도 고도비만의 치료방법은 수술이라고 규정돼 있으며, 미국당뇨병학회에서도 지난해부터 당뇨가 있는 고도비만 환자는 대사수술을 해야 한다는 치료가이드라인으로 지정한 바 있다.

아시아 기준으로 BMI 지수 30 이상을 고도비만, 35가 넘으면 초고도비만 환자로 정의한다. 현재 국내 BMI 지수 35 이상 인구는 20만 명 정도로 추계되는 상황이다.

하 교수는 "초고도비만 환자는 의학적으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환자"라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관절염, 수면무호흡증 등 가지고 있는 질병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가 되는 건 BMI 지수 30 기준으로 사망위험률이 확 올라간다는 것”이라며 “30 이상은 정상인에 비해 1.5배, 40이 넘어가면 2.5배가 증가한다"며 수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도비만수술은 대표적으로 루와이 위 우회술, 복강경조절형 위밴드, 위소매절제술 세 가지가 있다. 정부는 오는 2018년부터 병적 고도비만 환자 수술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으며, 90억 원의 국가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1000만원 가까이 하는 수술비용에 대한 환자의 부담이 적어질 전망이다.

하 교수는 “국가에서 보험급여화 한다는 것은 치료방법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기 때문”이라며 “2014년 신해철 사건으로 위밴드 수술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나빠지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조차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생겨 못 받는 경우가 많다. 3년이 지났는데도 위험한 수술이라는 선입견은 그대로인데, 이번 급여화가 대국민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위밴드 수술은 가장 빈도가 낮은 수술이다. 단기 합병증이 적고 입원도 필요하지 않아 그동안 개원가에서 미용이나 단순 체중감량 목적으로 많이 해왔는데, 최근에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하 교수는 “사실 고도비만 수술 전문의는 위밴드 수술을 거의하지 않는다. 다른 대사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좋은 위 우회술이나 위소매절제술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BMI 지수 70 이상으로 초고도비만인 우즈베키스탄 모녀가 한양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당시 어머니는 184kg, 딸은 140kg으로, 어머니는 숨이 차서 걸어 다니지 못할 정도였다. 의료진이 추적 관찰한 결과, 수술 6개월 이후 각각 145kg과 100kg으로 감량됐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도 완화됐다.

하 교수는 “고도비만수술을 해도 재발 위험이 존재한다”며 “수술 후 6개월 내에 확 좋아지니 그 뒤에는 병원에 오지 않는다. 그동안 나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과 환자가 주기적으로 만나고 추적 관찰이 잘 됐냐가 수술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이라며 “30년 이상, 또는 평생 의료진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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