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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풀잎 향 맡으며 서울의 야경 즐긴다”
“숲속 풀잎 향 맡으며 서울의 야경 즐긴다”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7.06.26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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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의사회의 동호회를 소개합니다' 〈10〉 - 중랑구의사회 용마산 야간 등산회 `용마야등회'

밤이슬이 내리는 저녁, 밝고 시끄러운 서울 도심을 뒤로 하고 하늘 높이 떠있는 달의 그림자를 따라 걷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밤늦게까지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와 고요한 밤의 적막을 이루는 산과의 경계선을 따라 걷고 또 걷는다.

바로 중랑구의사회 용마산 야간 등산회 `용마야등회' 회원들이다. 용마야등회 회원들은 산속의 나무와 생물들이 자칫 야등회 방문에 놀라 잠에서 깰까 거친 숨소리와 발소리만으로 이야기하며 산을 오른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나무와 나뭇잎,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 그 바람을 타고 스치는 산이 인간에게 베푸는 후한 인심인 시원하고 상쾌한 풀냄새의 매력에 빠져든다.

동호회는 `용마산'을 중심으로 야간 등산을 한다는 의미에서 `용마야등회'라는 명칭을 붙였다. 봄부터 가을까지 활동하는 용마야등회는 매주 목요일 저녁 진료 후 모여 `망우산'을 시작으로 `용마산'을 거쳐 `아차산 영화사'까지 종주하는 코스를 등반하고 있다.

이는 오전부터 오후 7시까지 진료에 매달려야 하는 의료인 직업 특성과, 토요일에도 진료를 하는 회원들에게 주말까지 동호회와 함께 하자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용마야등회 회원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망우산 초입에 모여 봄이면 아카시아 향기를 따라, 가을이면 코스모스 길을 따라 등산을 시작한다. 발길이 닿는 곳곳마다 만개한 꽃과 사계절 숲이 우거져 있는 `힐링'의 공간에서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낸다.

그리고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린 향기'에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머리를 맑고 깨끗하게 비워가며 상쾌하고 즐거운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흙길을 걸으며 오르고 또 오른다.

야등회 회원들은 망우산의 경우 평지와 오르막길이 적절히 나눠져 있어 등산보다는 가볍게 산책로를 걷는 듯한 기분을 갖게 한다고 말한다. 또한, 망우산이 주는 자연의 선물을 감상하며 걷다 곳곳에 있는 의자에서 잠시 쉬면서 명상에 잠기기도 한다.

망우산에는 `망우리공원묘지'가 있는만큼 길가 좌우에서 무덤을 만날 때도 있지만 야등회 회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어제와 오늘의 사이, 삶과 죽음의 사이를 걸어가며 깨달음을 안고 나아간다.

발걸음을 옮긴 용마야등회는 용마산에 올라 `서울 최고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끝이 없을 것 같은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용마산에서는 북한산과 도봉산까지 멋진 장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야등회 회원들은 자랑한다.

용마야등회 회원들은 `야간 등산'의 매력을 세계 어느 도시 보다 아름답게 빛나는 `서울의 야경'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빽빽하게 들어선 숨막히고 차가운 낮의 풍경과 달리 용마산에서 바라본 서울의 야경은 붉게 타오른 불빛으로 황홀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낸다.

뿐만 아니라, 야경의 따뜻함과 아름다움은 `어둠'이 주는 본능적인 두려움과 삶 속에서 느끼고 받은 긴장을 풀어주기까지 한다. 용마야등회 회원들은 `야간 등산'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지곤 한다.

용마야동회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야간 등산'을 `삶 속 작은 Happy point', `삶의 활력소'라고 표현한다. 동료들과 소소하면서도 오붓한 데이트도 할 수 있고, 숲 속의 풀잎 향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용마야등회는 지난 2014년 중랑구의사회 한상진 전 회장(한상진비뇨기과)과 서울시의사회 의사산악회 회원인 김장겸 현 용마야등회 회장(김장겸이비인후과)이 중랑구의사회 몇몇 회원들과 함께 구성했다.

한상진 전임 구의사회 회장과 김장겸 회장은 중랑구의사회 회원들과 평일에 `친목도모'와 더불어 `체력단련'을 할 수 있는 동호회를 구상하다 `야간 등산'을 계획하게 됐다. 한 전 회장과 김 회장이 등산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랑구에는 서울 어느 지역보다 둘레길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산'이 많고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는 지역적인 장점도 있다. 현재 용마야등회는 김장겸 회장을 중심으로 15명이 함께하고 있다.


“따로 시간내지 않고 등산 즐길 수 있어”
 평일 진료 후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 친목 도모·스트레스 해소

김장겸 중랑구의사회 용마야등회 회장(김장겸 이비인후과)

“야간등산을 통해 서울의 백만불짜리 야경과 남산부터 북한산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동호회의 장점이자 매력입니다.”

용마야등회 김장겸 회장은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은 중랑구의사회 회원들의 병원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하기 쉽다고 안내한다. 그리고 최근 둘레길이 잘 정비돼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회장은 “흔히 `등산'은 주말을 이용해 이른 새벽부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에 올라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가 되기 전에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면서 산새들의 지저귐을 노래삼아, 푸르른 나뭇잎을 조경 삼아 땀방울을 흘려가며 오르는 것이 등산의 맛이고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하지만 시간을 내기 힘든 개원 의사들이 평일이나 주말을 이용해 등산을 함께 하기란 쉽지 않다. 저녁 퇴근 시간을 이용해 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회원들간 소통을 할 수 있는 모임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야간 등산'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등산은 작은 진료실에서 환자만 마주하며 움직임이 많지 않은 반면 스트레스는 많은 직업군인 의료진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이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으로 온 몸을 사용하는 운동인 만큼 몸의 모든 근육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르막길을 걸으면서 폐와 호흡기능이 발달되고 맑은 공기 덕분에 시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로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 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야간 등산은 피부노화의 원인인 자외선도 피할 수 있으며 온도도 서늘해 더욱 등산하기가 좋다.

김 회장은 “야간등산은 등산객이 거의 없어 복잡하지 않다. 그리고 낮에 하는 등산보다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산을 조심스럽게 타야 하기 때문에 회원들 간의 정이 더욱 돈독해 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야간등산은 낮에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안겨준다”고 소개했다. 풀잎 속에 숨어있는 숲속 곤충들의 향연, 바람에 스치며 심장을 멈추게 할 것 같은 나뭇잎 소리, 일행들의 발소리 등 평소에 익숙했던 소리들이 더욱 세밀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들리는 내 심장의 벅찬 박동과 서서히 달아오르는 체온, 그로 인해 나오는 따뜻한 입김 등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인지하지 못했던 익숙한 소리와 행동들이 어두운 산속에서는 새롭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야간등산의 최고의 매력은 `야경'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은 서울의 가장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며 “구리 방향의 한강과 마주보고 있는 남산과 북한산까지 조망이 가능해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빛과 빛이 모여 하나의 붉은 빛의 향연을 이루며 살아있는 도시이자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며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세계 그 어느 도시도 부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중랑구회원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김 회장은 “저녁 퇴근 시간을 이용해 등산으로 중랑구 회원들이 체력을 키우고 서로 대화도 하면서 친목을 도모해 진료의 스트레스를 풀자는 의미로 만든 용마야등회가 환자를 진료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회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랑구의사회 많은 회원들이 용마야등회를 통해 건강도 챙기고 삶의 질을 높였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의사회를 통한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이나 문자를 통해 수시로 홍보하고 있다”며 “용마야등회와 함께 등반 후 유명한 아차산 순두부를 먹으며 건강도 찾고 즐거움을 함께 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용마야등회는 매년 중랑구 인근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교수진, 전공의들과 함께 연합산행도 개최하고 있다.

홍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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