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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직장노조,'비상경영'에 뿔났다
공단직장노조,'비상경영'에 뿔났다
  • 표혜미 기자
  • 승인 2010.03.11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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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경영진은 재정적자를 핑계로 노동자 길들이기를 즉각 중단하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정형근)이 선언한 ‘비상경영’이 사실상 재정위기 타개와는 상관없다는 건보공단 직장노동조합은 어제(10일) 성명서를 통해 재정적자의 본질적 책임을 외면한 선언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발벗고 나섰다.

건보공단 정형근 이사장은 지난 8일 재정적자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선포식’을 개최, 올해 재정적자가 1조8000억원, 2011년 3조원, 2012년 5조원, 2013년 7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정형근 이사장은 재정적자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보험료 징수율상향조정과 내핍경영을 통해 5134억원의 예산을 확충 △성과 중심의 체제로 조직을 개편해 직위/직급분리제와 성과연봉제를 3급까지 확대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선언에 공단 직장노조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재정적자가 국민건강 보장성과 우리의 노동조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재정적자 극복을 위한 공단의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공단의 ‘비상경영선언’은 재정적자의 본질적 책임을 외면하고, 3급 연봉제와 원거리전보 등 재정위기 타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직장노조는 “보험료·수가·보장성·지불제도 등 건강보험의 재정에 결정적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의 역할에 대하여는 애써 함구하고 있다. 총액계약제·목표진료비·포괄수가제·주치의제와 같은 선진제도의 도입이 필요함을 언급하면서도, 보험자로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어떻게 수립하여 보건복지가족부에 건의하고, 국회 설득 및 대국민 홍보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8년간 정부지원금이 총 4조 2,011억원 축소 지원된 점과 지난 2년간 차상위계층의 건강보험 전환으로 총 6,600억원의 정부부담이 건강보험에 떠넘겨졌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나 건의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을 더했다.

또한 직장노조는 “보험료 징수율을 0.5% 상향조정하게 되면 수많은 차상위계층의 눈물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전면적인 재고가 필요하다”며 “재정 확충을 빌미로 한 무분별한 관리운영비(현재 1.8%에 불과) 절감은 더 많은 부작용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직장노조는 3급까지 연봉제를 확대하고 성과연봉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저성과 간부를 하위직으로 인사조치하고, 4급 이하 직원도 원거리전보나 보직변경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더해 “ 공단 경영진의 일방적인 행위는 재정적자를 빌미로 노동자를 길들이고, 3급 연봉제 실시 및 하위직의 원거리 전보 등을 기정사실화 시키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불쾌한 심사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직장노조는 “공단의 재정확충 계획이 저소득층의 고통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좀 더 세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힌다”고 강조하며 “공단 경영진이 재정적자 극복을 빌미로 노동조합에 대한 도발을 계속해 온다면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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