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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노조, 심평원 자보심사에 “건강보험 파괴행위”
공단노조, 심평원 자보심사에 “건강보험 파괴행위”
  •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06.19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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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조사·감사원 감사 추진 계획…건강보험 40주년 앞두고 갈등 격화

“심평원이 수행하는 자동차보험심사는 건강보험 파괴행위다.”

건강보험 40주년을 앞두고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공단노조가 또다시 심평원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번엔 심평원의 ‘자동차보험심사’를 겨냥해 집중공격에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노동조합(이하·공단노조)은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심평원)의 건강보험 개인질병정보를 활용한 자동차보험 진료비심사는 건강보험 파괴행위로 국회의 국정조사와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위법성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단노조는 심평원이 지난 2013년부터 수행하기 시작한 자동차보험심사에 대해 “공적기관이 민간의료보험사의 진료비심사를 대행하는 것에 따른 개인질병정보의 불법 활용 및 유출, 건강보험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시행 전부터 큰 우려가 제기됐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세계에서 공적 기관이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공적 목적을 위해 보유한 자료를 활용하여 역할을 대행해 주는 국가는 없다. 공공의 이익과 가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면서 “보험사기는 근절돼야 하지만, 민간보험사들이 자체적인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운영되는 심평원이 민간 자동차보험사를 위해 자동차보험 진료비심사를 수행토록 한 것은 국민의 공익보다는 재벌기업의 사익을 우선시한 것으로 지난 정부의 크나큰 정책오류라는 게 공단노조의 입장이다.

공단노조는 “이로 인해 공적영역의 건강보험 재정과 개인질병정보가 민간영역인 자동차보험을 위하여 활용됨으로써 국민과 병의원 등 의료공급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돼 궁극적으로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을 위협해 왔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그러나 이런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심평원은 기존에 건강보험 질병정보를 활용하여 자동차보험 환자를 더욱 효율적으로 건강보험 환자로 둔갑시키는 작업을 위해 2016년 소위‘자동차보험 차세대 심사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이 구축 사업으로 건강보험 질병정보 등을 활용해 자동차보험 환자의 “기왕증, 자격점검 등 연계 심사 강화”로 명시하고 있고, 민간 자동차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건강보험, 의료급여, 보훈 등의 진료정보” 등 건강보험데이터를 마음대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한 것이다.

공단노조는 “이에 지난해 9월 국회 보건복지위 종합감사에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됐고, 행정자치부의 유권해석이 유보되는 등의 이유로 심평원은 구축사업을 보류한 상태”라면서 “하지만 심평원은 아직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을 통해 건강보험의 개인질병정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심평원에 대해 “자동차보험 환자들을 건강보험환자로 내몰아 자동차보험사들이 지불해야 할 보험금을 건강보험재정 부담으로 전가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단노조는 “지금의 현실은 심평원이란 통로를 통해 개인질병정보가 마구잡이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도 “심평원의 잘못된 업무시스템을 방치하면서 ‘무한 몸집 불려주기’를 눈감아줬고 그 결과 2004년, 2009년, 2012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공단과 심평원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지만 아직도 정책적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비난했다.

끝으로 공단노조는 “심평원 자동차보험심사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의뢰와 감사원 감사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건강보험을 끊임 없이 민간의료보험의 방패막이로 악용하려는 세력에 맞서 건강보험을 지키고 국민의 이익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단노조는 건강보험 40주년을 앞두고 지난 13일 심평원에 대해 “유사보험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고유 기능인 심사와 평가에 주력하지 않고 업무영역 확대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맹비난함으로써 양 기관 싸움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심평원노조도 지난 15일 공단노조에 대해 “터무니없는 사실왜곡을 중단하라”고 대응에 나섰고 이에 또다시 공단노조가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공단노조의 공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는 20일 공단과 심평원이 공동주최하는 건강보장 도입 4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데, 공단노조는 같은 날 오후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자 역할 재정립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 제3 세미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어서 두 행사가 동시에 열리게 됐다. 공단노조 주최로 보험자 역할의 재정립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인 만큼 심평원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다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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