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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 가득 쪽빛 바다와 모래사구에 감탄 또 감탄
솔향 가득 쪽빛 바다와 모래사구에 감탄 또 감탄
  • 의사신문
  • 승인 2017.06.0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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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10〉 `태안 바라길'

푸른 바다와 신비한 사구가 어우러진 길

봄나들이로 부모님을 모시고 힐링 여행을 떠나는 코스로 선택한 곳은 태안 해안길이다. 태안해상국립공원은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함께 대표되는 바다에 만들어진 국립공원으로 굽이굽이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아름다운 경관과 독특한 해안 생태계를 특징으로 한다. “자연과 문화 그리고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편안하고 안전한 길”이라는 목표로 해안길 조성사업을 시작하여 만들어진 태안 해안길의 1코스가 바라길이다.

■쪽빛 바다와 푸른 해송이 빚어낸 아름다운 바닷길
바다의 고어인 `아라'에서 그 명칭이 유래된 바라길은 학암포에서 시작하여 바닷길을 따라 걷는 코스로 싱그러운 바다 내음과 해안가 해송의 솔향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오랜만에 찾아간 학암포의 모습은 모든 것이 새로웠다. 잘 정비된 자연관찰로를 따라 해송이라고도 불리는 곰솔들이 일렬로 나란히 서서 오는 손님들을 반가이 맞아준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에 다다르니 확 트인 학암포의 바다가 시야에 가득 찬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 위에 떠있는 자그마한 섬들을 바라보니 감탄이 절로난다. 아직은 한적한 해수욕장의 모래 위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 즐겁고 행복해 보인다. 10년도 전에 이곳에 가족 캠핑을 와서 물장구를 치며 신나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나무들 사이로 바다를 바라보며 구례포로 넘어가는 작은 동산 길은 정말 아담하고 예쁘다. 앞서 가던 어머니께서 수풀 사이로 솟아 오른 보랏빛의 붓꽃을 발견하시곤 흐뭇해하신다. 내리막 언덕에서는 장모님과 손을 꼭 잡으시고 걸으시는 뒷모습이 자매처럼 정겹다. 언덕 끝 바위 위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망망대해 서해 바다의 모습이 대장관이다. 바닷바람에 밀려오는 파도의 합창 소리와 이와 어우러진 하얀 파도들의 물결무늬가 절경이다.

구례포 해안가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게 해안가는 나무데크로, 소나무 숲길은 포장길로 조성한 무장애탐방로인 천사길이 있다. 해안가 데크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 바람에 날린 모래가 언덕을 이루는 신비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모래사장 한편에 피어있는 붉은 해당화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동요 가사가 입안에서 흥얼거려진다.

■거대한 모래사구와 아담한 습지의 신비로운 조화
중간 구간은 훌쩍 뛰어 넘어 마지막에 있는 신두리사구로 이동한다. 신두리사구는 우리나라 최대의 해안사구로 천연기념물 제431호다. 신두리사구 입구에 다다르니 거대하고 신비한 모래언덕이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대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깨달으며 한편으로는 마치 먼 나라의 사막에 온 느낌이다. 모래 언덕에서는 아이들이 모래썰매를 타느라 정신없다.

입구에 있는 해안사구 기념비에서 사진을 찍고 나무데크 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한다. 고라니동산까지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에는 피톤치드가 풍부한 맑은 공기가 가득하다. 방향을 틀어 염랑게달랑게로 향하니 황량한 초원에 누런 억새들의 풍광이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어준다. 해안가 백사장을 잠시 감상하고 출구로 향하니 별장 같은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이번 코스의 최종 목적지인 두웅습지는 비록 작고 아담한 습지이지만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소중한 곳이다. 입구에서는 커다란 황금개구리상이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겨주고 있다. 권력과 부의 상징인 황금개구리는 개구리의 다산성과 금빛의 신성함을 상징화한 것이다. 어르신들과 쉬엄쉬엄 3시간여의 걷기로 멋진 바라길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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