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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질 '세계 18위'_"호스피스-완화의료 인식 개선 절실"
죽음의 질 '세계 18위'_"호스피스-완화의료 인식 개선 절실"
  •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05.29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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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스마트건강전략연구실, 한국형 호스피스완화의료 모형개발 위한 심포 개최
하정화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국내외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의 비교'를 통해 영국과 미국, 대만, 일본 등 4개국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전세계 8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죽음의 질 지수’ 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대만(6위) 보다 순위가 한참 뒤처진 18위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임종의 질 지표중 완화의료 이용자 비율’에서는 33위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호스피스-완화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서비스 인식 및 제도 개선’과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서울의대 스마트건강경영전략연구실이 오늘(29일) 오후1시30분 서울의대 학생관 제2강의실에서 개최한 ‘한국형 호스피스완화의료 모형 개발 및 구축방안을 위한 심포지엄’서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하정화 교수가 ‘국내외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의 비교’를 통해 강조한 내용이다.

하 교수는 “2015년 죽음의 질 지수 조사에서 1위는 영국, 2위는 호주, 3위는 뉴질랜드, 6위 대만, 9위 미국, 14위 일본 순으로 죽음의 질이 높았다”며 “한국의 죽음의 질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이유는 임종에 가까운 환자 대부분이 완화의료 보다는 연명의료를 받는다는 점과 죽음에 대한 대화 등을 통한 준비가 적다는 점, 죽음 과정 등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지수 상위 집단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성 6가지로 △완화의료정책이 국가에 의해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이행되는 것을 비롯 △의료서비스 분야의 공공지출의 규모가 크고 △일반직과 특수직군의 의료종사자들에 대한 폭넓은 완화의료 교육 실시 △완화의료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감소를 위한 후한 보조금 제공 △마약성 진통제 이용의 용이함 △완화의료에 대한 높은 사회적 인식 등을 꼽았다.

하 교수는 “2011년도 WHO 조사에 의하면, 전세계 234개국중 136개국(58%)에서 다양한 형태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중 20개국(8.6%)에서는 보건의료제도와 높은 수준으로 통합된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하 교수는 “WHO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한정된 완화의료 제공을 하는 국가로서 완화의료의 재원이 자선에 기반하며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이 제한적이고 가정형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지원되지 않고 인구수에 비해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공급이 적다”고 실상을 전했다.

하 교수는 “이에 반해 높은 수준의 통합 호스피스-완화의료 제공 국가는 다양한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에 의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영국과 미국-대한-일본 등 4개국의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국가별 사업유형과 관련, 하 교수는 “영국은 주형태가 독립형 호스피스와 가정방문 호스피스이며 미국은 가정방문 호스피스가 서비스 제공의 97%를, 대만은 병원내 호스피스병동(100% 병동형)과 가정방문 호스피스, 일본은 병원내 완화케어 병동, 자문형 완화케어로 암환자 대상 가정방문 및 비암환자 대상 완화의료는 개호보험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이들 4개 국가의 공통점은 가정방문 호스피스가 실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 교수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인식 및 제도 개선’과 관련,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낮추기 위해 의료진과 환자, 일반인 모두를 위한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의료인의 경우, 호스피스 종사자 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서비스 종사자들이 완화의료의 중요성과 통증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영국의 ‘find your 1%’ 및 대만의 ‘진실 알리기’와 같은 캠페인을 통한 잠재적 서비스 수혜 대상자 발굴이 중요하며 △만성 질환자, 노인 등 잠재적 서비스 이용 대상자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부양세대도 논의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세대를 대상으로한 죽음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그러나 “문화적으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해서 질 높은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죽음과 사전의료 계획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과 관련,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편하게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제고하고 △데이케어와 가정 방문 등 다양한 형식의 서비스 제공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지원 그리고 △사별 가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 및 죽음문화 구축방안을 위한 4개 집단 인식조사 및 정책제언' 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첫 연제발표자인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는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 및 죽음문화 구축방안을 위한 4개 집단 인식조사 및 정책제언’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 제정과 관련, “재단설립 없이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정착이 불가능하다. 불행하게도 원안에서 재단설립이 삭제됐다”고 크게 아쉬워했다.

이와 관련, 하정화 교수는 대만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재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 교수에 따르면 대만은 정부 중심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이나 민간조직인 대만호스피스재단의 역할도 중요한 나라이다. 이 조직은 1990년 대만 최초의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비정부 조직으로 임종환자들이 적절한 완화의료를 받을 수 있고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재단은 강의 등을 통해 국민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시행하며 총 회수는 연간 100호 가량이다. 또한 출판, 관련 법 제정을 위한 활동, 국제활동, 연구 등을 수행하며 호스피스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병원들에게도 호스피스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컨설팅 등의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상매체를 통한 홍보인 2008년 ‘웃는 얼굴(Smile Face)’은 대만 호스피스재단의 첫 번째 호스피스-완화의료 애니메에션을 호스피스-완화의료팀의 사별한 아이들을 미술치료를 통해 돕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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