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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운동·두뇌발달 도움 `1천만의 스포츠'
전신 운동·두뇌발달 도움 `1천만의 스포츠'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7.05.29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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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의사회의 동호회를 소개합니다' 〈8〉 - 영등포구의사회 당구동호회(영당회)

`당구장' 하면 담배연기가 가득하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남자들의 놀이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교 수업을 빼 먹고 짜장면을 먹으면서 놀고 있는 불량 학생들도 떠오른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당구는 국내 1천만의 동호회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게임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실내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당구를 취미로 선택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영등포구의사회에는 탁구, 골프 등 많은 동호회가 있지만 `당구동호회'가 가장 활성화 되어 있다. 국내 당구가 성장하는 만큼 영당회(영등포구의사회 당구 동호회)에 참여하는 회원들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6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영당회는 현재 20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영당회는 2012년 5월 11일 신학재 회장(신학재외과의원)을 중심으로 영등포구의사회 이사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모임의 끝이 `술'이 아닌 `운동'으로 마무리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신 전 회장의 제안으로 생겨난 것이다.

신 회장은 모임 후 갖는 술자리는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환자 진료에만 매진하는 의사들을 더 피곤하게 만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 `운동'을 자주 접할 수 없는 회원들의 건강을 책임져 보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신 회장은 우선 의사회 이사들을 중심으로 한 두명씩 모아 `영당회'를 꾸렸다. 그리고 동호회는 개방형으로 오픈했다. 영당회와 당구를 함께하고 싶은 영등포구의사회 회원이라면 누구든지 함께 하자는 의미였다. 영당회는 영등포구의사회 홈페이지에 모임 일정 및 계획을 공개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런 영당회는 매달 셋째주 수요일에 모임을 갖는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되는 동호회는 회원들의 퇴근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7시에 음식점에서 만나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진 뒤 8시부터 당구장에서의 한 판 승부를 벌인다.

현재 영당회 회원들은 최고 300에서 최소 30까지 실력을 갖추고 있으며 자신의 실력에 상관없이 팀을 꾸려 게임을 즐긴다. 그리고 영당회는 실력이 낮은 회원들에겐 손성기 회장이 1:1 개인 레슨을 도맡아 해주고 있다.

손성기 회장은 영당회 회원들로부터 `당구 선생'이라 불린다. 당구를 잘 치더라도 당구의 여러 가지 기술이나 전문용어까지 자세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회장은 초보자가 들어오면 당구 기술부터 용어까지 가르치며 당구의 세계에 빠지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손 회장은 회원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영당회 모바일 모임방인 `밴드'에 당구의 기본부터 당구치는 방법 등 동영상을 수시로 올리고 있다. 손 회장의 열성과 노력, 그리고 재미나게 운영되기로 소문난 영당회는 회원 참석률 100%를 자랑하고 있다.

영당회 회원들은 매달 셋째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가 고단하고 피로해도 영당회 모임시간만을 기다리며 즐겁게 환자를 진료한다고 말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흘리는 땀으로 한 달간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려 가뿐한 마음으로 새로운 한 달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또 회원들은 영당회 활동은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그들은 과거 학생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치던 당구와는 또 다른 흥미가 있다고 한다. 학생시절에는 시간 때우기 식의 취미였다면, 지금은 더욱 노련해진 실력과 함께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의료계의 현안도 함께 논의 및 공유하며 재미를 위해 즐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녀노소 함께하는 공정한 승부 매력”
 놀이 수준 넘어 당구 기본부터 레슨 실력 향상에 도움 최선

손성기 영등포구의사회 `영당회' 회장

“당구의 매력은 승부를 가르는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실력에 맞게 점수를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오묘한 당구의 세계로 함께 안내하겠습니다.”

손성기 회장(손성기산부인과의원)의 말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영당회 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신학재 전 회장과 회원들은 손 회장이 당구 실력(300)도 높고 영당회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라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회장 자리에 앉혔다.

손 회장은 “과거에는 당구가 남성들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 여성들도 취미생활로 많이 선택하고 있다. 영당회에도 20명의 회원 중 2명의 여성회원 함께하고 있다. 당구는 남녀노소, 학생, 노인 등을 불문하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구는 다른 운동에 비해 과격하지 않지만 움직임이 많아 에너지 소비가 높다는 것이 장점으로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운동이다. 그리고 계속 서서 하는 운동으로 게임이 끝날 때 까지 당구대 4면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걷기 운동이 많이 되며, 긴 큐대로 공을 칠때의 힘은 팔의 근육을 자극시키고,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기 때문에 얌전하지만 전신운동이 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당구는 당구대 4면을 이리저리 이동해 가면서 공의 각도와 회전을 계산하고 굴러가는 방향 등을 생각해 맞추는 방식으로 운동과 두뇌를 동시에 발달시키는 신사적인 운동”이라고 소개한다. 즉, 당구는 기술과 체력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타법을 이용해 응용시켜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운동이라고.

뿐만 아니라 “당구장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습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운동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특히, 실내 스포츠로 비가 오거나 추운날씨에도 할 수 있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당구는 사교적인 측면에서 인맥을 쌓기에도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남자들의 경우 여성들처럼 모임이 많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먼저 나서서 사람을 사귀려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남자들 중 `당구' 한번 쳐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쉽게 동호회에 가입할 수 있고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그는 `당구'는 실력에 상관없이 운에 따라서 승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축구나 농구 등의 스포츠처럼 잘하는 팀,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과는 다르다고 한다.

손 회장은 “당구는 잘 친다고 해서 게임에서 매번 우승을 하는 것은 아니다. 4구의 경우 30과 300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 함께 경기를 하면 30을 치는 사람도 이길 수 있다. 당구의 룰에 따라 30치는 사람은 3점만 내면 되지만 300은 30점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당구는 `오늘 잘 맞겠다. 잘 되겠다'라는 느낌과 함께 연습을 통해 한 단계씩 실력을 향상시켜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포지션에 놓인 공을 맞혔을 때 느끼는 짜릿함이 최고로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쾌감”이라고 덧붙였다.

영당회는 회원들의 실력을 보기 위해 2년 전부터 1년에 2번, 3월과 9월에 대회를 개최한다. 손 회장은 “회원들의 승부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우승 회원에겐 큐대를 증정하고 있다”며 회원들이 이 큐대를 받기 위한 열정이 대단하다고 했다.

그는 “큐대를 받은 회원들은 모임때 마다 자신의 큐대를 가지고 와서 당구를 친다. 큐대는 모든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승 경력이 있는 회원은 준우승자에게 양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며 함께 어울리자는 동호회의 이념을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초창기에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홍보를 많이 했었다. 현재는 15∼20명 정도의 회원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 너무 많은 회원이 참석할 경우 운영하는데 어려움도 있다”고 토로했다. 당구장에 설치된 당구대의 개수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회원이 참석하면 당구를 치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영당회와 함께 하고 싶은 회원들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영등포구의사회 회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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