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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호르몬요법’은 현존 최고 갱년기증상 치료법폐경학회, 암발생 위험 과장돼 미검증된 보완·민간요법 의존 현실
배준열 기자 | 승인 2017.05.15 15:35

갱년기증상을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호전시키는 치료법으로 알려진 MHT(폐경호르몬요법, menopausal hormone therapy). 효과와 비용 모든 측면에서 현존하는 갱년기증상 치료법 중 최고의 치료법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MHT가 암 발생, 특히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 2002년 발표된 후 전 세계적으로 사용 빈도가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MHT에 따른 암 위험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윤병구 대한폐경학회 회장(사진 맨 왼쪽,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제47차 춘계연수강좌가 열린 14일(일) 오후 1시 그랜드힐튼호텔 2층 스완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MHT에 대한 잘못된 오해 불식을 위해 학회가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지난 2002년 WHI(Woman’s hormone therapy) 연구 발표 후 MHT로 인한 이득보다 위험이 더 크다고 알려져 사용이 급감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 발표 후 15년이 지난 현재 여러 임상시험 결과를 메타 분석한 결과, 호르몬이 주로 사용되는 폐경 10년 내 혹은 50대 여성에서 MHT는 심장병 위험을 48% 감소시키고, 전체사망율을 30%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MHT는 다른 치료법보다 비용·효과적 측면에서 가장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MHT에 따른 암 위험(특히 유방암)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많은 폐경 여성이 치료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보완요법이나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신정호 홍보위원장(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심지어 지난 2002년 WHI에서 MHT의 부작용을 다룬 해당 논문을 썼던 조앤 맨슨(Joann E. Manson) 미국 하버드대 의대 공중보건의학과 교수조차 최근 ‘MHT가 이렇게까지 위축될 것을 의도하고 쓴 논문이 아니다’면서 사과할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2002년 이전에는 갱년기 증상에 거의 무조건적으로 MHT를 썼는데 그 정도로까지 쓰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가 조앤 맨슨 교수의 의도였다”면서 “그렇더라도 50대 여성의 경우 갱년기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반드시 MHT를 쓸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갱년기 증상 예방 및 완화는 물론 심혈관질환, 골절 및 골다공증, 대장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 현재 MHT처럼 싸고 좋은 다른 치료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미란 연수위원장(사진 맨 오른쪽,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실제로 잘못된 오해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MHT를 받을 기회를 놓치고 다른 고가의 치료를 받다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결국 60살이 넘어서 다시 MHT를 희망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그땐 이미 소용없다”면서 “MHT를 받지 않으면 대장암 발생률도 높아지는데 대장암이 우리나라 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하는 질환이고 유방암보다 사망률이 월등히 높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HT에 대한 오해가 확산되자 폐경학회는 지난 4월 12일 한국유방암학회, 여성심장질환연구회, 대한골다공증학회, 대한골대사학회 등 유관학회 관계자들과 함께 ‘MHT와 암’을 주제로 round table discussion을 개최한 바 있다.

discussion을 바탕으로 폐경학회는 한국 여성에서 유방암의 발생률은 증가하고 있으나(52.1명/10만명/년) 사망률은 낮고(6.1명/10만명/년), 이는 미국의 발생률 및 사망률의 1/2과 1/3 수준이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으며, 폐경 여성에서 유방암 사망률보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또한 MHT의 경우 에스트로겐 단독요법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복합요법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WHI 연구 결과,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장기간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복합 요법은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프로게스토겐의 종류와 MHT의 시작 시점에 따라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판단했다.

WHI 연구 결과, medroxyprogesterone acetate를 과거 호르몬 사용자에서 재차 사용하는 경우 유방암의 발생이 증가했는데, 처음 호르몬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폐경 5년 이내에서만 위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Danish Osteoporosis Prevention Study (DOPS) 결과, 초기 폐경 여성(폐경 기간: 평균 0.6년)에서 norethindrone acetate를 사용하는 경우 유방암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고, 유럽의 관찰연구 결과, micronized progesterone이나 dydrogesterone을 사용한 경우 유방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기 여성에서 시행된 임상시험 결과, tibolone은 유방암 발생의 위험을 감소시켰고, MHT와 연관된 유방암 발생은 여성 천 명당 연간 한명 미만으로 드물며, 이는 유방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비만이나 알코올 섭취와 거의 비슷한 위험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한국여성에서 MHT와 유방암의 위험성을 평가할 때 서양에 비해 낮은 유방암 발생 및 사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HT는 대장암 발생위험을 감소시키며, 특히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복합요법과 tibolone의 경우 더 뚜렷하며, 대규모 인구기반 코호트 및 메타분석 연구 결과, MHT를 시행받은 여성에서 위암의 발생이 감소하고, WHI 연구 결과, 폐암의 경우 MHT가 폐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없으나,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복합요법의 경우 일시적으로 사망률이 상승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MHT와 간암 위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며, MHT가 전체 암에 대한 발생 및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나, 폐경 초기에 MHT를 시작한 경우 전체 사망률을 약 28-30%까지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윤병구 회장은 “discussion을 바탕으로 이번 춘계연수강좌도 ‘MHT와 암’이라는 주제로 일선 폐경진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계획했고 이를 통해 최신의 근거중심 의학정보를 바탕으로 MHT에 따른 암 위험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폐경 초기에 MHT를 받으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건강수명을 연장하면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준열 기자  junjunjun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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