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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이 반겨주는 `지하철 4호선' 코스의 둘레길
철쭉이 반겨주는 `지하철 4호선' 코스의 둘레길
  • 의사신문
  • 승인 2017.04.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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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교수의 걷기 예찬 〈8〉 군포 수릿길

사계절 언제나 걷기 좋은 길

수리산은 필자가 살고 있는 군포시를 대표하는 산으로 엄마의 품속처럼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산봉의 형상이 독수리 같아 수리산이라 하는 설도 있고, 신라 진흥왕 때 세워진 절이 신심을 닦는 성지라 하여 수리사라고 하였는데 그 후 산의 이름을 수리산이라 칭하였다는 설도 있다.

구름산책길, 풍경소리길, 바람고개길, 당숲길, 안골길, 꽃편지길 등 이름만 들어도 아름다운 수릿길 코스는 도시의 쾌적한 산책길을 걷는 것 같다가도 어느새 정겨운 시골길을 걷는 듯한 변화무쌍함을 선사한다. 그런 만큼 사계절 언제나 걷기 좋은 길이다. 봄에는 철쭉동산과 벚꽃길,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으로 우거진 둘레길, 가을은 산본역 주변을 물들이는 은행나무길, 겨울에는 걷기 편한 임도로 조성된 수릿길이 좋다.

■드넓은 언덕을 붉게 물들이는 철쭉동산
이번에 소개하는 코스는 지하철로 연결된다는 편리성과 필자의 수리산 걷기 경험을 기초로 만들어 보았다.

4호선 수리산역을 시작점으로 철쭉동산을 거쳐 둘레길의 일부를 둘러보고 다음 역인 산본역으로 돌아오는 일명 지하철 코스다.

걷기 길을 다시금 확인하기 위해 일요일 늦은 아침 집을 나서 일부러 수리산역에서부터 오늘의 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3번 출구에서 나와 인도를 따라 조금 걸으니 조선 인조 때 문신인 이기조 선생의 묘가 보이고 코스의 시작인 철쭉동산이 이어진다. 철쭉 가지에 달린 꽃봉오리들을 보니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려서 온 세상을 붉게 물들여 줄 태세다.

언덕을 올라 좌측으로 난 산길을 따라 슬기봉 방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산길은 해님의 사랑에 따라 다양하여 사랑을 듬뿍 받는 양지 바른길은 뽀송뽀송 말라있고 사랑이 부족한 그늘진 길은 아직도 꽁꽁 얼어있다.

많은 길들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을 흠뻑 먹은 질퍽한 진흙길로 변해 산책을 나온 이들이 모두 바닥만 보고 까치발을 하며 총총히 발길을 옮긴다.

상쾌한 나무의 내음을 즐기며 가파른 언덕을 넘고 넘어 능내정 정자가 보이면 둘레길과 합류되는 지점이다.

■능선길을 따라 풍광을 음미하며 걷는 수리산 둘레길
능내정 삼거리에서 관모봉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을 따라 가다보니 관모봉에 다다름을 알려준다. 출발 한지 1시간, 지친 다리를 쉬어가는 곳으로 잘 꾸며진 쉼터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긴다.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관모봉 아가씨의 슬픈 전설이 쓰여 진 글을 읽고 둘레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진흙으로 뒤범벅 된 나무 계단을 조심스럽게 밟으며 낙엽 사이에 떨어져 뒹구는 밤송이들을 사진에 담아본다.

초여름이 되면 이 길은 달콤한 아카시아향과 함께 떨어진 아카시아 꽃잎들로 새하얀 세상이 된다. 수리산 둘레길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서 자연과 묘하게 어우러진 아파트 빌딩 숲을 감상하다 보면 운동기구들이 잘 정렬되어 있는 밤바위정이 우리를 반긴다.

조금 숨을 고르고 능선을 따라 가니 오른쪽으로 산불감시탑이 우뚝 서있다. 이곳이 바로 수리산과 산본 시내를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 좋은 명소이다.

저 멀리 보이는 수리산의 슬기봉과 태을봉, 산본 시내 빌딩 숲과 쭉 뻗은 도로를 배경으로 사진 작품을 만들고 얼마 남지 않은 목적지로 향한다. 마지막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와 2시간 반, 4km의 여정을 마무리 한다.

TIP.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되는 철쭉축제에 맞추어 철쭉동산을 방문하면 아름다운 철쭉과 함께 콘서트도 즐길 수 있다. 군포시청 홈페이지(http://www.gunpo.go.kr) 문화관광〉 테마명소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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