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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회 유한의학상' 대상 천재희 교수
'제50회 유한의학상' 대상 천재희 교수
  • 홍미현 기자
  • 승인 2017.04.17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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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유사수용체 활성화로 염증성 장질환 억제 밝혀

“국내 의학계와 연구자 사이에서 높은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유한의학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고, 늘 함께 하고 있는 가족과 선·후배 교수, 강사와 전공의들, 실험실 연구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제50회 유한의학상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는 이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천재희 교수의 수상 논문은 `Enteric viruses Ameliorate Gut Inflammation via Toll-like Receptor 3 and Toll-like Receptor 7-Mediated Interferon-B Production' 이다. 

천 교수는 “내 전문 진료 분야는 IBD(Inflammatory Bowel Disease; 염증성 장질환)”이라며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을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 없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진료와 함께 환자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충족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기초연구와 중개연구에도 매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동기에 대해서는 “국제백신연구소 연수 시절, 당시 염증성 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 연구로 아직 IBD 연구자들이 비교적 관심을 갖지 않았었던 `장 내 상재하고 있는 바이러스 역할'에 대해 규명하기로 마음 먹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우리 몸의 건강을 위협하는 동시에 치명적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와 달리 공생 미생물 중의 하나인 장내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면역력을 지켜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그 동안 장내 박테리아와 질병과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장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기전을 밝히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Immunity 게재 논문을 통해 처음으로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Toll Like Receptor 3/7)를 활성화해 체내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 베타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장내 항염증 작용을 일으켜 염증성 장 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 장내 바이러스의 작용을 없애거나 약하게 하는 항바이러스제의 남용을 경계하고, 앞으로 난치성 질환인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탄탄하고 수준 높은 연구로 완성하기까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와 경희대학교 배진우 교수의 도움과 역할이 매우 컸다”며 이번 수상을 함께한 교수진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수상 논문 개요 및 의의

이 연구는 면역세포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TLR 3/7)'을 활성화 하였을 때 면역 물질인 interferon-β 분비가 증가해 항염증 작용을 하여 염증성 장 질환 질병 활용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처음으로 밝혔다. 

더불어 톨유사수용체 3/7 유전자 변이에 따른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예후(입원, 수술, 스테로이드제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규명한 연구이다. 즉, 장 내 미생물 군집과 항바이러스제 사용, 그리고 염증성 장 질환과의 관련성을 처음으로 연구했고, 이를 통해 향후 치료제 개발  예후 및 예측에 대한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시했다. 

먼저 톨유사수용체 3/7의 기능이 망가진 생쥐에서 장 내 염증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후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톨유사수용체 3/7는 바이러스 등의 외부 물질을 인식하고 면역 세포의 대사를 촉진해 선천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능을 하게 됨을 확인했다. 

실제 항바이러스제로 생쥐의 장내 공생 바이러스의 양을 감소시켰을 때 염증성 장 질환이 더욱 악화 된다는 결과가 도출 됐고 항바이러스제 처리가 장내 바이러스의 양적·질적 변화와 장내 세균 군집에 유의미한 변화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나아가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대장 조직에서 얻은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톨유사수용체 3/7에 관한 유전자가 정상인에 비해 변이되어 있는 점을 확인한 연구이다. 

공생 미생물의 하나인 장내 박테리아의 군집 변화가 염증성 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는 보고된 바 있지만, 또 다른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기전은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규명돼 향후 추가 연구에 대한 기반을 마련하고, 임상적 활용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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