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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대선 공약 '핵심 아젠다' 채택 위해 합동기자회견신경정신의학회 등 8개 유관단체, 대선후보들에게 “제대로된 인권보장-탈수용화” 강력 촉구
김기원 기자 | 승인 2017.04.15 08:01
  지난 14일 오후5시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신경정신의학회를 비롯한 8개 유관단체의 합동기자회견에서 정한용 신경정신의학회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이 공동성명과 관련한 학회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한용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사진 왼쪽>

오는 5월9일 조기대선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정신보건과 복지를 대표한다고 자부하는 신경정신의학회를 비롯한 8개 유관단체들이 '정신질환 문제'를 '대선 정책공약의 중점 아젠다로 못박기' 위해 합동기자회견을 개최,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유관단체들은 정부와 국회 특히 대선 후보들에게 ‘제대로된 인권보장과 제대로된 탈수용화’를 강조하면서 ‘정책 총괄을 위한 헤드쿼터 설치’ 등 정신질환자를 위한 국가정책의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를 비롯한 8개 유관단체들은 지난 14일 오후5시 그랜드힐튼호텔 2층 크래인룸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6개항의 요구사항을 전격 제안했다.

유관단체들이 제안한 정책은 △전국적으로 필요한 주거시설 수요를 파악하고 유형별로 적절히 배치할 것을 비롯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서비스 체계 정상화 △국내의 다른 장애영역의 서비스 수준과의 형평성을 맞춰줄 것 △다양한 치료지원체계 마련 △정부부처의 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헤드쿼터의 설치 △정신보건정책 수준을 최소한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등이다.

유관단체들은 제일 먼저 “장기재원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주거시설의 확충 및 다양화가 필수적”이라며 “지방이양된 주거생활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책임성을 중앙으로 환원, 전국적으로 필요한 주거시설 수요를 파악하고 유형별로 적절히 배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유관단체들은 또 “20년 전부터 운영이 시작된 정신건강복지센터(개정법의 명칭, 구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전국 시군구 설치가 거의 이루어진 상태에서 이제는 집중사례관리서비스의 질적 강화가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공공보건복지 서비스 중 유일하게 등록 상한선이 없이 무한서비스 제공을 요구받고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서비스 체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인구규모에 따른 집중사례관리 인력 배치, 등퇴록 기준 확립 및 서비스의 표준화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관단체들은 이어 “정신장애인의 고용률은 다른 장애인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전국의 사회복귀시설의 정원은 약 7000여명으로 그 중 직업재활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는 280여명에 불과하다. 사회복귀시설의 경우, 서비스제공시설 유형도 다양화되어 있지 않고, 그나마 다른 장애인복지시설에 비해 지원상황도 열악하여 정신장애인은 이중삼중의 차별을 받고 있다. 선진국 수준을 따라 가기에 앞서 우선 국내의 다른 장애영역의 서비스 수준과의 형평성을 맞춰줄 것”을 우선 요구했다.

유관단체들은 “질환의 만성화는 적정치료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초발 입원 당시 건강보험이었던 대상자중 65.8%에서 3년 이내에 의료급여로 전환되고 있다. 정신질환 초기의 적절한 의학적 치료와 사회적 지원은 정신질환자의 빠른 회복을 담보함으로써 지원을 받는 대상이 아닌 독립적 사회구성원으로서 기능하게 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치료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보험환자의 60~70%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치료수준 차별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힘주어 말했다.

유관단체들은 “통합된 거버넌스 구축과 객관적 근거 생성이 중요하다. 정신질환의 치료와 재활, 회복은 보건과 복지는 물론 고용, 노동, 교육, 법무 등 다양한 영역이 정책과 맞물러 있다. 새 정부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고 신체건강과 동일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부부처의 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헤드쿼터의 설치가 필요하다. 여러 전문단체가 대통령 직속의 정신건강위원회를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며 “형식적인 위원회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정신건강관련 정책을 기획, 조율, 조정, 모니터링하는 거버너스가 필요하다. 동시에 정신건강정책의 근거 마련을 위한 정신질환 R&D 확충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유관단체들은 마지막으로 “재정투자계획의 뒷받침이 없는 법안은 그 생명력에 한계가 있다. 일부 문제가 되는 강제입원상황을 제대로 감시하면서도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해서 정신질환자와 가족이 고통받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는 합리적 법안, 정신장애인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제대로 된 사회복귀를 추구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와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는 법안, 정신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치료를 받고 회복을 하고 취업을 할 수 있도록 재정투자계획이 확실히 담보된 법안이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유관단체들은 “부디 새 정부는 지난 20년간의 지지부진한 정신보건정책 수준을 최소한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으로라도 업그레이드 시켜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며 “정신보건과 복지에 함께 하는 우리 단체들은 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대선후보들의 전향적 정책제안을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유관단체들은 이날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책적 문제점과 외국사례 그리고 개선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8개 유관단체_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신보건센터협회, 정신보건임상심리사협의회,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 한국정신보건사회복지사협회, 한국정신보건사회복지학회>

정신질환자에 입퇴원과 관련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입퇴원 제도변황에 있어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보호가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며 정신의료기관에의 입원을 최소적정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을만한 정책대안이 불분명하고 인력과 시설을 확보하고 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는 재정투입계획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중증정신질환에 대하여 한 국가와 사회가 온전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편견의 감소, 조기발견 및 조기개입제계의 구축, 응급대응체계마련을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 정신의학적 치료 적절성 향상, 퇴원 이후의 지속적 치료 및 돌봄 서비스 확장, 회복 및 복지지원 서비 스 강화 등이 포괄적으로 구축되어야 하며, 모든 국가들은 이러한 필수요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정책을 수립, 실천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정신의학적 치료제공체계'는 입원과 외래,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라는 변하지 않는 방법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영역의 모텔이 개발되고 확장되는 것과 연관되어 치료제공 형태(입퇴원 과정 및 형태, 입원기간 등)는 다변화되어 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 영역의 준비정도와 연관하여…"라는 부분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입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준비되어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어떤 과정으로 입원을 시켜야 하는가?" 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입원을 최소화하면서도 적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인가?" 에 대한 정책적 고민 역시 매우 중요하며 입퇴원 제도에 결정적 영향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들이 보건복지부의 정책에 포함되어야 하고 그 정책 안에 기획재정부는 재정지원으로 반응해야 할 것이다. 제한된 재정에서 방법만 이리저리 바꾸는 것으로는 어떤 긍정적인 변화도 끌어내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세계 5대 비전염성 질환의 경제적 부담에서 정신질환은 심장질환과 암 그리고 당뇨보다 높게나타나고 있다(2011) 그래서 각 나라에서는 국민의 정신건강,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 정잭적 노력을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책적 노력의 수준은 재정의 규모로 일부 가름할 수 있다. 인구 1인당 정신건강 지출비용을 살펴보면 미국 9146달러, 호주 6110달러, 일본 3966달러의 수준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1880달러에 그치고 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낮은 비용을 투자하는 나라는 멕시코와 폴란드 그리고 체코 밖에 없다. 국가부도설이 나돌고 있는 스페인(2581달러), 그리스(2146달러)도 우리나라 보다 높은 수준이다.(세계보건기구, Mental Health Atlas, 2014). 보건에 대한 재정이 이 정도 상황이고 주거 및 취업지원 등 복지영역의 재정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아베 총리가 정신건강과 관련한 정책적 비전을 제시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미 일본의 정신의료기관 치료수가는 우리나라의 7배에 달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수가도 차등하여 지원하고 있는데 그 비용 규모는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복지영역을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는 지역사회 돌봄 체계 역시 지난 10년 간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 영역도 사례관리, 주거, 장애인 돌봄, 취업지원 등 다양하다. 지난 10년 간 우리나라의 지역 정신보건복지시스템이 센터 설치 숫자 확장 우선 논리에 막혀 정체되어 있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부러운 상황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전문용어로 'Level of Care'라는 말이 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하고 제공받는 것을 의미하는데 재정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입원치료 이외의 다른 옵션이 매우 부족한 관계로 개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비단 정신의학적 치료 상황에 국한되지 않으며 회복 및 복지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병상은 약 8만 병상에 이르나 주거 입소가능인원의 수는 겨우 2000여개에 머물고 있다. 약 32%에 달하는 ’사회적 입원‘ 즉, 의학적으로는 퇴원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못해 입원을 지속하고 있는 환자의 수를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부족한 수준이며, 인구 약 900만 명의 뉴욕시가 중증정신질환자의 주거를 위해 10000 병상 이상의 주거시설을 확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적절한 돌봄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정투자가 기본이며 돈을 쓰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돈을 써야 강제입원도 감소할 것이며, 퇴원이 가능한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도 활성화될 수 있다. ’제대로 된 인권보장과 탈수용화‘는 입퇴원 시스템만 복잡하게 한다고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기원 기자  kiki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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