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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80시간 전공의법, 전국 수련병원 58곳서 안 지켜져"
"주 80시간 전공의법, 전국 수련병원 58곳서 안 지켜져"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3.31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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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협, 전국 66개 수련병원 전공의 600여명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발표

전공의특별법 제정으로 전공의 업무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제한됐지만 실제 수련병원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수련병원 66곳 중 8곳을 제외한 58곳에서 주 평균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천대길병원의 경우 112시간으로 최장시간 일하는 수련병원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전국 66개 수련병원에서 수련중인 전공의 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 전국수련평원 수련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대전협은 설문조사 결과를 전공의 수를 고려한 병원규모로 나눠 △100명 이내 전공의 수련병원 16곳 △100~200명 전공의 수련 병원 29곳 △200~500명 전공의 수련 병원 16곳 △500명 이상 전공의 수련 병원 5곳 등 총 4개 그룹별로 순위를 매겼다. 설문조사 분석은 고려대 통계연구소가 맡았다. 

전공의법 시행으로 주 평균 80시간 근무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병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병원 규모를 막론하고 대동병원, 강원대병원, 광명성애병원, 원광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영남대병원, 부산대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에서 주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길병원은 112시간으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주 평균 당직근무도 일주일의 절반을 넘는 4일로 조사됐다.

빅5 병원에서 80시간 밑으로 근무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아산병원(92시간)과 서울대병원(92시간)을 제외한 신촌세브란스병원(102시간), 삼성서울병원(102시간), 가톨릭중앙의료원(105시간) 모두 100시간을 넘겼다. 주 평균 당직근무횟수도 서울아산병원이 1.9일로 가장 적었으며 세브란스병원이 2.8일로 가장 많았다. 

월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전공의 수가 100~200명 그룹에 속하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실수령액이 373만원이었고, 다음으로는 100명 이내인 춘천성심병원이 369만원, 강릉아산병원이 362만원, 500명 이상의 전공의가 수련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이 359만원이었다. 평균 근무시간 등 업무 강도와 급여의 상관관계는 다소 적었다. 

평일 하루 당직비의 편차는 컸다. 전공의 100명 이내 병원 그룹에서는 강릉아산병원이 평일 당직비가 8만원인 반면, 최하위인 분당제생병원은 1만5000원에 불과했다. 

100~200명 그룹, 200~500명 그룹도 마찬가지였다. 100~200명 그룹에서는 강북삼성병원이 평일 당직비 7만3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이 1만6000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0~500명 그룹은 아주대병원이 7만7000원으로 가장 컸고, 가천대길병원이 1만2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길병원은 전체 수련병원 중에서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500명 이상 그룹에서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10만9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대병원이 4만6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전공의들은 수련과 관련 업무를 병원 규모에 관계없이 대부분 10~25% 정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병원 역시 가천대길병원으로 29.3%에 달했다.

대전협은 주관적·객관적 평가 문항 결과를 종합해 수련병원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춘천성심병원(100명 이내) △분당서울대병원·단국대병원(100~200명 이내) △부산대병원·건국대병원(200~500명 이내) △서울아산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500명 이상)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건국대충주병원, 명지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가천대길병원, 신촌세브란스 병원이 수련환경 최하위 병원으로 조사됐다.

대전협은 “전공의법 시행 전부터 대통령령으로 8개 항목 개정 등 수차례 수련환경 개선이 주장되어 왔지만 아직도 주 80시간 이상 근무 병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면서 “업무시간을 줄이더라도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의 비중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교육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이어 “최근 많은 병원들이 기본급여를 낮추고 당직비를 높이는 꼼수를 보여 왔지만 당직비가 아직도 최저시급에 못 미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설문조사 결과는 '닥터브릿지.com'를 통해 병원별, 규모별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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