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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시간 단축이 환자안전에 악영향"에 전공의들 '발끈'
"수련시간 단축이 환자안전에 악영향"에 전공의들 '발끈'
  • 이지선 기자
  • 승인 2017.03.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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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수련과 무관한 행정업무 단축 등이 우선돼야"

최근 일각에서 나온 '전공의 수련시간 축소가 환자 안전에 위험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에 전공의들이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기동훈)는 13일 지난달 열린 제1회 환자안전포럼에서 제기된 "전공의 수련시간 축소가 환자 안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외국 논문들이 있다"는 지적에, 인용된 논문 분석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이날 인용된 논문 'The Effect of Restricting Residents' Duty Hours on Patient Safety, Resident Well-Being, and Resident Education: An Updated Systematic Review'에서 제시한 연구 결과 중 1건만이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논했고, 그 4배에 달하는 연구결과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냈다. 

논문에 포함된 27건의 연구 중 10건의 연구에서 사망률·질병율을 근거로 환자안전을 평가했다. 그 중 1건의 연구에서 수련시간 단축이 환자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내놓았으나, 4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나머지 연구에서는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 대전협의 설명이다.

대전협 김현지 평가·수련이사는 "10건의 연구 중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 연구의 수가 더 많았다”면서 “각 연구는 단일 병원의 수련시간 제한 정책에 대한 결과를 측정한 것이며, 병원마다 수련 환경 및 규칙이 상이해 다른 병원에 대한 적용 가능성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 하물며 진료 환경이 완연히 다른 외국의 사례를 국내의 사례와 직접 비교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대다수 논문에서 환자 안전의 지표로 삼은 환자의 사망률, 질병율에는 다양한 교란인자가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각 연구에서 나이, 성별 및 질병의 심각성과 같이 쉽게 조정할 수 있는 환자 요인은 반영됐으나, △전공의 수련 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력 공백이 메워졌는지 △지도전문의의 관리 감독이 소홀하지 않았는지 △근무 교대 전 인계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등의 제도적 변수는 측정되거나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김 이사는 "지난 1년간 전국 80여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련환경평가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업무 중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 100시간 일하는 전공의가 80시간만을 진료 및 수련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의 전공의 수련시간 감축은 당연히 수련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해결 방법은 전공의 수련 중 불필요한 행정업무 감축이지, 수련시간 자체를 늘리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외과학회에서는 전공의 수련을 현 4년제에서 3년제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현 전공의 수련시간이 적다면, 학회의 이런 주장과 모순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 이사는 “진료 인력 공백과 진료 단절을 막기 위한 병원 측의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전공의 업무 중 수련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며, 전공의 근무 교대 전 충분한 인계 시간을 제공하여 전공의법의 성공적인 안착이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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