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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는데 봄 같지가 않다'
`봄은 왔는데 봄 같지가 않다'
  • 김동희 기자
  • 승인 2017.03.13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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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인데도 날씨는 한겨울처럼 매섭다.

지난 5일은 비록 날씨는 화창했지만 꽃이 피기는 아직 이른 봄날 일요일이었다.

이날은 이른 오전부터 대한외과의사회 2017년 춘계연수강좌가 열렸는데 약 1200∼1300여명이 몰려 연수강좌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예전에 외과의사회 학술대회는 그들만의 리그식으로 매우 조촐하게 열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는 사전등록비와 현장등록비를 대폭 낮추고 회원들이 원하는 연제를 선정하고, 타과 전문의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다보니 학회를 개최하기엔 좀 이른 때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많이 몰린 것이다.

각종 학술대회의 개최는 의료계 상황과는 반비례한다. 의료계는 날로 어려워지는데 학회는 계속 생기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존 보험 환자를 봐서는 도저히 병의원 운영을 할 수 없으니 특화된 비보험 분야를 찾아 회원들이 일요일에도 헤매고 다닌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날 외과의사회 학술대회는 기존 외과술기 외에도 TPI, 피부, 미용, 성형, 만성질환관리 영역이 오픈되어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만성질환관리 영역에서는 고혈압 최신 가이드, 당뇨치료 노하우, 골다공증 맞춤치료 등이 강연되어 기본을 다지는 계기를 부여해 참석 회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천성원 외과의사회장은 “만성질환관리방을 처음으로 열었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아 놀랐다.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만성질환에 대해 기초부터 다시 짚어보려는 회원들이 욕구가 감동스럽지만 또 이렇게 해서라도 병의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씁쓸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리더들이 항상 하는 말들이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어려운 의료계 현실을 빗대 하는 말이다. 
이제는 개원율, 폐업률, 신고 파악 등을 논할 때가 아닌 것 같다. 회원들이 실질적으로 경영에 도움되는 구조를 찾아 의사단체도 나서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의사파산 20%의 시대, 의사 12만명 시대, 한 집 건너 병의원이 즐비한 대한민국에서 의사들이 살 길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왔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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